All posts by eyesopen1
  • 2017년 2월 8일. [칼럼] 오바마의 작별 선물, ‘희망’을 ‘힘’으로

    제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참석했던 대통령 취임식은 8년 전 버락 오바마의 취임식이었습니다. 당시 아내와 저는 빈털터리 신세였지만, 대선 6주 전에 폐암으로 돌아가신 어머니의 사망 보험금을 쪼개 여비를 마련했죠. 우리는 캘리포니아의 따뜻한 날씨밖에 모르는 세 살, 다섯 살 난 아이들에게 옷을 껴 입히고, 수프와 코코아를 보온병에 담고, 손난로까지 챙겨, 북극 탐험에라도 나서는 기세로 길을 떠났습니다. 취임식이 진행되는 동안 우리는 영하의 추위 속에서 장장 8시간을 야외에서 떨어야 했습니다. 돌이켜보면 무척이나 힘들었던 하루였을 것입니다. 더 보기

  • 2017년 2월 7일. 러시아의 가정폭력 비범죄화 움직임, 배경은?

    남편이 아내를 때리는 것은 범죄일까요? 많은 나라에서 이는 더 이상 논쟁거리가 아닙니다. 하지만 최근 러시아 의회는 상습적인 폭력과 큰 상해를 입힌 폭력을 제외한 가정폭력을 비범죄화하는 법안을 통과시켰습니다. 많은 러시아인이 개인의 권리라는 자유주의적 개념을 받아들였음에도, 푸틴 치하의 러시아는 계속해서 과거로 돌아가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가정폭력 비범죄화 움직임은 2016년, 정부가 러시아 법률상 폭력 가운데 가장 정도가 약한 “구타(battery)”를 비범죄화하면서 시작되었습니다. 중앙아시아와 유럽에서 가정폭력만을 다루는 법이 따로 없는 나라는 러시아를 포함해 3개국뿐입니다. 배우자와 더 보기

  • 2017년 2월 2일. 트럼프의 입국 금지령, 미국 안보에 오히려 위협입니다

    7개국 시민의 미국 입국을 120일간 금지한다는 트럼프의 대통령령(executive order)이 발표된 후, 해당 국가 출신의 난민과 영주권자들이 억류된 공항을 중심으로 미 전역에서 시위가 이어졌습니다. 당일, 연방판사가 직접 나서 시행령 집행을 일부 막아내기도 했습니다. 여러 정치인들도 당적을 막론하고 이번 조치가 무계획적으로 실시돼 혼란을 불러왔다며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실제로 이번 대통령령은 미국, 특히 해외에 있는 미군과 미국 시민들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습니다. 난민과 무슬림 방문객의 입국을 막으면 테러 공격이 줄어들 것이라는 주장은 국내외의 더 보기

  • 2017년 2월 1일. [칼럼] 존 헨리이즘: 노력으로 불리한 조건을 극복한 사람들이 치러야 하는 대가

    1997년, 피츠버그의 지역 신문에 감기 관련 임상시험 참가자를 모집한다는 광고가 실렸습니다. 이 광고를 보고 찾아온 지원자들은 코를 통해 감기를 일으키는 바이러스를 주입받고 며칠간 호텔 방에 갇혀 코를 풀며 시간을 보낸 후 800달러를 받았습니다. 이 실험의 목적은 “왜 어떤 사람들은 더 쉽게 감기에 걸리는 것일까?”라는 질문에 답하는 것이었죠. 조지아 대학의 진 브로디 박사는 최근 당시 실험에 참여했던 사람들의 사회경제적 배경과 성격을 분석하고 “충격적인” 결과를 얻었습니다. 더 부지런하고 성공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더 보기

  • 2017년 1월 31일. 트럼프의 브레인, 스티브 배넌

    트럼프 대통령의 무슬림 입국 금지 조치에 미국 전역에서 항의 시위가 불거진 토요일, 대부분의 백악관 비서관들이 알파파 클럽 만찬 행사에 참석했지만, 한 사람만은 자리를 지켰습니다. 바로 백악관 수석 고문인 스티브 배넌이었죠. 브레이브바트뉴스 출신의 배넌은 트럼프 취임 후 불과 열흘 만에 백악관 내 권력 기반을 확실히 다졌습니다. 레인스 프리버스 비서실장도 배넌의 그림자에 가려졌을 정도죠. 트럼프 정부의 초기 방향을 잡아가면서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도 한 자리를 차지했습니다. 그는 또 다른 대통령 자문 스티븐 밀러와 함께 트럼프 더 보기

  • 2017년 1월 25일. 독일 대법원, “네오나치당이라도 금지시킬 수는 없다”

    독일 대법원은 지난 17일 네오나치 당을 금지하지 않겠다고 판결했습니다. 대법관들은 국가민주당(National Democratic Party, NPD)이 국가사회주의와 연관이 있으며 궁극적으로는 독일 헌법에 위배되는 순수 게르만 민족 국가 건설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목표를 달성할 가능성이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판결로 수십 년에 걸쳐 이어진 네오나치당의 합법성 논란이 일단락된 셈입니다. 네오나치당을 금지하려는 시도는 과거에도 여러 번 있었으나, 가장 최근의 시도는 2013년 연방 상원이 제기한 헌법 소원이었습니다. 그러나 유럽인권재판소가 요구하는 정당 금지 더 보기

  • 2017년 1월 24일. 트럼프 정부, 출범하자마자 언론과 충돌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지 24시간도 채 되지 않아 백악관과 언론 사이에 험악한 기류가 생겨났습니다. 토요일 오후, 백악관 출입기자들을 불러모은 션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은 질문도 받지 않은 채 기자들을 꾸짖기 시작했습니다. 취임식 참석 인원을 의도적으로 줄여서 보도하고, 대통령 집무실 내 마틴 루터 킹 목사 흉상에 대해서도 오보가 있었다는 이유였습니다. 스파이서는 앞으로 “기자들의 책임을 묻겠다”고 으름장을 놓았습니다. 문제가 된 보도는 2009년 오바마 취임식과 이번 트럼프 취임식의 항공 사진을 나란히 놓고 참가자 규모를 더 보기

  • 2017년 1월 19일. 낙태 반대와 페미니즘, 양립할 수 있을까?

    낙태할 권리를 반대하는 사람이 스스로를 페미니스트로 칭할 수 있을까요? 이번주 토요일 워싱턴에서 열릴 여성행진을 앞두고, 주최측이 "낙태 반대 페미니스트 단체"를 배제하면서 해묵은 논쟁이 재점화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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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년 1월 18일. HIV 보균 사실 공개 의무와 기울어진 운동장

    맥매스터대학 사회복지학과의 새라 그린 교수가 HIV 보균 여성들을 만날 때면 종종 듣게 되는 질문이 있습니다. “제가 강간을 당해도 잡혀가게 되나요?” 이 무슨 황당한 의문이냐고요? 걱정의 배경에는 HIV 보균 사실 비공개 범죄화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캐나다 대법원은 상대가 HIV 보균 사실을 밝히지 않거나 이에 대해 거짓말을 한 경우, 성적 행위에 대한 모든 동의는 무효가 된다는 판결을 내린 바 있습니다. 즉, HIV 보균 사실을 밝히지 않고 성적 접촉을 해 상대를 감염시키거나 감염 위험에 더 보기

  • 2017년 1월 17일. 21세기 교육 혁신, 키워드는 “모두를 위한 평생 교육”

    교육이 기술 발전을 따라가지 못할 때, 그 결과는 불평등으로 나타납니다. 새로운 시대에 필요한 기술을 배우지 못해 뒤처지는 것은 노동자 개인의 실패지만, 그런 사람의 수가 늘어나면 이는 사회 전체에 타격을 줍니다. 이는 산업혁명 시기를 거치며 생겨난 보편적 교육에 대한 국가적 지원의 근거이기도 했죠. 이후 공장과 사무실의 자동화가 이루어지자, 대학 진학이 많이 늘어난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이렇듯 과거 교육과 혁신의 시너지는 눈부신 경제 성장으로 이어졌습니다. 오늘날 로봇과 인공지능 분야의 혁신으로 인해 또 한 더 보기

  • 2017년 1월 13일. 구글이 흑인교회 총기난사범의 증오심을 부추겼다?

    2015년 6월, 찰스턴의 흑인 교회에서 총기 난사로 9명을 살해한 딜런 루프(Dylann Roof)가 증오 범죄로 사형을 선고받았습니다. 재판에서 루프는 직접 진술도 하지 않았고, 증인도 세우지 않았습니다. 가장 강렬한 진술은 변호인인 데이비드 브룩으로부터 나왔죠. 검찰이 루프가 폭력적인 백인우월주의자임을 증명하기 위해 애쓰는 가운데, 브룩 변호사는 배심원단에게 22세 청년이 어떻게 지금과 같은 신념을 갖게 되었는지를 고려해달라고 호소했습니다. 브룩은 루프의 범행 동기가 100% 인터넷으로부터 왔다며, 그가 인터넷상의 글과 슬로건, 팩트의 조각조각을 그대로 뇌에 다운받은 것이나 더 보기

  • 2017년 1월 11일. 미국 국무부, 동성애자 직원 차별한 역사 인정하고 사과

    미국 국무부가 1940년대부터 수십 년에 걸친 LGBT(성 소수자) 직원 차별에 대해 존 케리 장관 성명을 통해 사과했습니다. 민주당 소속 벤 카딘 상원의원은 작년 11월 국무부의 이 같은 행태가 “미국적이지 못하고 용납할 수 없다”며 정식 사과를 요청한 바 있습니다. 20세기 중반 게이 직원들을 대대적으로 몰아낸 국무부의 조치는 “라벤더 공포(Lavender Scare)”로 불립니다. 매카시즘의 광풍이 몰아치던 시절, 미국 정부 내 “변태”들에 대한 탄압도 못지않게 활발했다는 것이 성, 섹슈얼리티와 법률에 대한 저서 “욕망의 경계들(The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