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만한 비리에는 끄떡 없는 브라질 정치인들
2013년 2월 19일  |  By:   |  세계  |  No Comment

이달 초 브라질 최대의 축제 카니발이 한창인 가운데도 무려 136만 명의 브라질 유권자들이 상원의장으로 선출된 헤난 칼레이로스(Renan Calheiros)를 탄핵하자는 청원에 서명했습니다. 칼레이로스는 지난 2005년부터 2007년까지 이미 한 차례 상원의장직을 지냈던 인물입니다. 당시 그는 정부인 말고 자신의 아이를 낳은 다른 여성의 생활비를 자신의 정치적 후원자로 하여금 대주게 하고 영수증을 조작한 혐의가 드러나자 정치적인 비난 속에 상원의장직에서 물러났습니다. 하지만 자신의 혐의를 계속해서 부인하며 의원직은 내놓지 않았고, 이번에 다시 정계 전면에 등장하며 부활에 성공한 겁니다. 부패를 척결하겠다는 의지를 보이며 지난해 정부부처 장관들의 비리스캔들에는 이례적으로 강력한 징계를 내렸던 노동당의 루세프 대통령도 능구렁이 같은 정치9단의 복귀를 막지 못했습니다. 브라질 정계에는 이처럼 엄청난 비리, 부패 전력을 안고도 매번 물갈이를 피해가는 인물들이 더러 있습니다. 공금 횡령(포르투갈어로 malufar)의 대명사인 전 상파울루 시장 파울로 말루프(Paulo Maluf)는 2006년 국회의원으로 뽑힌 뒤 아직도 의회에 있습니다. 브라질 국회의원의 1/3이 선거법 위반부터 공금 횡령, 뇌물수수, 노예 소유에 이르기까지 온갖 종류의 법을 위반한 혐의로 기소됐거나 조사를 받은 적이 있습니다. 지난 2010년 브라질 의회는 유권자들의 청원을 받아들여 선거법 위반 사실이 죄로 확정되거나 다른 강력범죄 전력이 있는 경우 8년간 피선거권을 박탈하는 법(ficha limpa)을 통과시켰습니다. 새 법은 오는 2014년 선거에서 처음 효력을 미칩니다. 하지만 1988년 민주화 이후 브라질 유권자들 가운데 지지정당이 없다고 밝힌 유권자 비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의회가 마지못해 법안 문구를 수정하는 사이 유권자들 사이에서는 정치에 대한 무관심과 냉소주의가 확산되고 있습니다. (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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