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익룡 알 화석 수백 개 발견돼
중국에서 익룡(翼龍, pterosaurs) 알 수백 개의 화석이 상당히 잘 보존된 상태로 발견됐습니다. 공룡 시대에 살았던 날개 달린 파충류가 어떻게 번식했는지 등에 관한 연구가 활기를 띨 것으로 기대됩니다.
백악기 전기에 공룡과 함께 번성했던 익룡은 무시무시한 생김새에 날개가 있어 날아다닐 수도 있던 파충류였습니다. 날개를 폈을 때 몸길이가 무려 4m에 이르렀을 것으로 추정되는 익룡은 긴 턱에 촘촘히 난 강력한 이빨을 활용해 주로 물고기를 잡아먹고 살았습니다.
연구진은 중국 북서부 신장웨이우얼자치구의 투루판(吐鲁番)과 하미(哈密) 일대에서 지난 10여 년간 공룡 알 화석을 발굴하고 수집, 분석해 왔습니다. 한 사암지대에서는 형체가 거의 그대로 보존된 익룡 알 215개가 발견됐으며, 이 가운데 16개의 알에는 하미테루스 티안샤넨시스(Hamipterus tianshanensis)라는 익룡의 배아가 있었다고 연구진은 지난달 <사이언스>에 발표했습니다.
과학자들은 익룡을 비롯한 백악기 화석이 그야말로 끊임없이 발견되는 이 지역을 “익룡 천국”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익룡 뼈는 하루가 멀다고 출토될 정도인 가운데, 과학자들은 보존 상태가 좋은 익룡 알을 수십 개는 더 찾아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번 발견 전까지 보존 상태가 좋은 익룡 알은 총 여섯 개가 발견됐을 뿐입니다. 그 가운데 다섯 개가 중국의 투루판과 하미 일대에서 발견됐고, 나머지 하나는 아르헨티나에서 발견됐습니다.
화석이 된 16개 알을 CT 촬영으로 분석한 연구진은 알 속의 배아가 자란 정도가 각기 다르다고 밝혔습니다. 알들은 익룡이 어떻게 자라는지 연구하는 데 중요한 자료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이번 발견으로 익룡이 알을 깨고 나오자마자 바로 하늘을 날 수 있었는지를 둘러싼 논란이 다시 점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앞선 연구들은 대체로 익룡이 알에서 부화하자마자 하늘을 날 수 있었다고 생각했지만, 이번 연구의 결론은 달랐습니다. 연구진은 알을 깨고 나온 새끼의 날개보다도 뒷다리 뼈가 특히 발달한 상태라는 데 주목했습니다. 또한, 배아 단계에서는 이빨이 전혀 나지 않았습니다. 연구진은 이를 토대로 익룡이 태어난 지 얼마 안 된 새끼일 땐 하늘을 날지 못해 부모의 보호가 필요했다고 내다봤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분석한 배아가 부화하기까지 얼마나 남은 상태였는지 정확히 알 수 없기 때문에 알에서 깨자마자 어떻게 움직였는지 속단해서는 안 된다는 반론도 있습니다. 다시 말해 배아가 아직 한참 덜 자란 상태라서 이빨이 안 났거나 날개가 발달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는 겁니다.
연구진은 또 이렇게 많은 알 화석이 한꺼번에 발견된 점을 토대로 익룡은 군집을 이뤄 생활했으며, 어미 여러 마리가 낳은 알들을 한데 품고 있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습니다.
영국 링컨대학교의 찰스 디밍 박사는 여전히 익룡에 관해 우리가 모르는 것이 많다고 지적했습니다. 익룡이 알을 낳고 땅속에 묻어 부화시키는지, 어미가 한 번에 알을 몇 개나 낳는지 등의 질문에 아직 우리는 정확한 답을 얻지 못했습니다.
(NP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