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회가 소셜미디어상의 여성혐오 퇴치에 나섰습니다
영국의 노동당, 보수당, 자유민주당이 합심해 온라인 여성혐오 대처에 나섰습니다. 인터넷상에서 여성에 대한 폭력이 광범위하게 자행되고 있다는 연구 결과 발표에 따른 일입니다. 노동당 소속의 의원 이베트 쿠퍼(Yvette Cooper)를 필두로 모인 삼당의 전·현직 의원들은 문제에 대한 국가적인 토론을 독려하고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인터넷 되찾기(Reclaim the Internet)” 캠페인을 시작한다고 밝혔습니다.
캠페인 출범 발표와 함께 공개한 연구는 지난 4월 말부터 3주간 영국 트위터에서 “헤픈 년(slut)”과 “창녀(whore)”라는 단어의 사용을 모니터했습니다. 총 1만 개의 공격적이고 여성 혐오적인 트윗에 6,500명의 사용자가 타겟이 되었다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다른 국가들로 모니터링을 확대하자, 무려 20만 개의 공격적인 트윗이 8만 명을 향했음이 드러났습니다. “가해자”의 절반 이상이 여성이었습니다. 가디언의 자체 조사에서도 공격적인 댓글을 가장 많이 받는 필진 10명 가운데 8명이 여성이었고, 나머지 2명은 흑인 남성이었음이 드러난 바 있습니다.
캠페인 측은 우선 온라인 포럼을 열고, 개인과 단체, 기업, 노조, 경찰, 피해자, IT 기업 등 각계각층의 의견을 받기로 했습니다.
쿠퍼 의원은 1970년대의 “밤거리 되찾기” 운동에서 영감을 얻어 이번 캠페인을 생각해냈다고 밝혔습니다. 당시 여성들이 밤거리의 폭력과 추행에 대한 대책을 요구했던 것처럼, 이제는 거리나 마찬가지로 생활 공간이 되어버린 인터넷에서도 같은 운동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쿠퍼 의원은 인터넷 상의 폭력, 괴롭힘, 여성혐오, 인종주의, 동성애 혐오 등이 특정 사용자들의 자유로운 의사 표현을 억압할 수 있다면서, 인터넷이라는 공간을 함께 사용하는 시민으로서 모두에게 인터넷을 안전한 곳으로 만들 책임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온라인 포럼에서는 크게 다섯 가지 사안에 대한 의견을 받습니다. 경찰과 검찰의 역할, 기업과 단체의 역할, 소셜미디어 플랫폼(페이스북, 트위터 등)의 책임, 트롤 대처 및 피해자 보호에 있어 개인들의 역할, 다음 세대의 역할과 이들에 대한 교육입니다.
여성 유명인사들은 종종 집중 공격의 대상이 됩니다. 이번에 발표된 연구 결과에서도 3주간 가장 많은 공격을 받은 인물 명단에는 래퍼 아젤리아 뱅크스, 케이티 홉킨스, 온라인 게이머인 레전더리레아TV, 그리고 힐러리 클린턴이 이름을 올렸습니다. 또한, 점점 많은 교사가 학부모와 학생들로부터 온라인 공격의 대상이 되고 있다는 점도 드러났습니다.
한편 페이스북은 유럽/아프리카/중동 담당 부사장을 통해 이번 캠페인을 지지한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페이스북은 여성혐오 코멘트를 즉시 삭제하지 않고 있다는 의혹을 받고 있으며, 최근에는 플러스사이즈 모델의 사진이 들어간 광고를 금지했다가 항의를 받고 다시 올리는 등 논란도 있었습니다. (가디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