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긴급구호 로봇이 살상용으로 악용될 수도 있을까요?
2015년 5월 18일  |  By:   |  IT, 과학, 문화, 세계  |  No Comment

다음 달에도 미국 국방부는 약 35백만 달러에 달하는 비용을 들여 로봇이 로봇과 경쟁하는 국제적인 경진대회, 즉 DARPA 로보틱스 챌린지를 열 예정입니다. 육체적 기술과 민첩성, 지각력 및 인지능력을 시험하기 위한 목적입니다.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태에 자극을 받은 DARPA는 인간이 차마 들어갈 수 없는 재난지대에 투입될 수 있는 로봇을 개발하기 위해 거의 1억 달러를 투자한 바 있습니다.

다음에 닥칠 재난이 뭘지는 알 수 없지만, 그런 재난에 대비해 우리를 도울 기술을 개발할 수는 있습니다.” DARPA의 프로그램 매니저인 질 프랫은 최근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러나 무기체계가 발전하는 속도가 규제 정책을 수립하는 속도를 앞지르고 말 것이라는 우려도 있습니다. 지난달 열린 회의에서 제네바의 유엔본부는 “살상가능 자율무기체계(Lethal Autonomous Weapons Systems)”에 관한 법률 및 인권에 관한 현안을 논의했습니다.   

인권단체연합의 <살해로봇을 저지하라(Stop Killer Robots)>라는 캠페인의 국제담당자인 메리 웨어햄은 전장에서의 생사를 결정하는 것은 반드시 인간이어야만 한다고 주장합니다. “로봇이 어떻게 인간이 내리는 목표조준 및 공격 결정을 이해하고 기능하는지에 관해 정부 측에 의견을 전하고 싶습니다. 인간이 그 모든 과정에 개입한다는 보장이 있어야 합니다.”

DARPA 로보틱스 챌린지의 관계자는 로봇들이 인도적인 목적을 위해 개발되고 있으며 결코 전쟁용이 아니라는 사실을 지적했습니다. 로봇들에게 주어지는 코스는 재난지대이지 전장이 아닙니다. 비록 겉보기는 터미네이터나 프랑켄슈타인 같을지라도 그들은 본질적으로 무해한 비전투로봇입니다. 인지기능 역시 생각만큼 뛰어나지 않습니다. 비록 수천 줄의 코드를 장착하고 인간 조종사와 무선통신을 할 수 있다 한들, 그들이 하는 작업은 문을 열거나 계단을 오르는 등의 단순한 것들로 제한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비록 이 경진대회가 인도적 목적에 봉사할 로봇을 개발하는 것이라 한들, 그들 로봇은 언젠가 노인을 돌보고 제조업에 투입되는 것 이상으로, 군인으로서도 사용될 수 있습니다.

어떤 기술이든, 그게 어떻게 쓰일지는 통제하기 어렵습니다.” 프랫은 말합니다. “로봇들이 어떻게 쓰일지에 관해 토론하는 것은 중요하며, 그 결정은 전적으로 사회에 달려 있습니다. 그러나 기술 개발 그 자체를 거부하는 것은 올바른 대처를 할 수 있는 우리의 능력을 부정하는 것이나 다름없기에, 더욱 더 이러한 토론이 중요한 것입니다.”

구글은 2013년의 경진대회에서 우승했던 샤프트 로봇을 출전시키지 않기로 결정한 듯합니다. 구글 측에서 그 이유에 대해 소상히 밝히지는 않았으나, 많은 로보틱스 관련 단체들은 그러한 결정이 국방부와 일하기를 주저하는 데서 비롯되지 않았나 추측하고 있습니다. 그게 사실이든 아니든 간에, DARPA 역시 빠르게 발전하는 기술이 틀림없이 “사회적, 윤리적, 법적으로 난해한 문제들”을 낳을 것이라 예견합니다.

그것이야말로 그들이 또 다른 경진대회, 즉 고등학생들로 하여금 로봇이 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맡아야 할지 논의하는 영상을 제작하게끔 하는 대회를 여는 이유일 것입니다. DARPA의 대변인 릭 바이스가 말하듯 “그들은 로보틱 기술에 깊은 영향을 받는 사회에서 자라나고 살아가게 될 것이니까요.”(워싱턴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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