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세 MIT 경제학과 박사과정 학생, 피케티 주장 반박하는 논문 내 놓아
“21세기 자본론”을 출간한 뒤, 토마스 피케티는 불평등에 관한 연구로 많은 찬사를 받았습니다. 이 책은 150만 권 이상 팔렸고 피케티 교수가 내놓은 주장은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들이나 정치인들에 의해서 자주 인용되면서 갈채를 받았습니다. 지난해 이 책은 파이낸셜 타임즈가 선정한 비즈니스 분야 올해의 책으로 선정되었고 올 3월에 프로스펙트 잡지는 피케티 교수를 2015년 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사상가 중 한 사람으로 지목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피케티 교수의 책에 대한 도전은 예상치 못한 곳에서 나왔습니다.
지난 20일에 26세의 MIT 경제학과 박사과정 학생인 매튜 롱리(Matthew Rognlie)는 새로운 논문을 하나 발표했습니다. 이 논문의 시작은 온라인 블로그에 피케티 교수의 책에 대한 459단어의 코멘트였지만 몇몇 명성 있는 경제학자들은 롱리의 이 논문이 피케티 교수의 주장에 가장 큰 타격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21세기 자본론에서 피케티 교수는 장기적으로 자본 수익률이 경제 성장을 초과하게 되고 이는 자본을 소유한 소수에게 부가 편중되면서 부의 불평등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예측했습니다. 그는 또 최근 경제 성장률이 낮아졌음에도 불구하고 자본 수익률이 놀라울 정도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사실을 지적하면서 이러한 추세가 미래에도 지속될 것이라고 예측했습니다.
롱리는 피케티 교수의 이런 주장에 대해서 크게 세 가지 비판을 제기합니다. 첫째, 롱리는 장기적으로 자본 수익률은 피케티 교수가 예상하는 것과 달리 수확 체감의 법칙 때문에 감소할 것이라고 말합니다. 소프트웨어와 같은 근대적 형태의 자본은 과거에 공장과 같은 장비를 소유하는 것보다 훨씬 가치가 떨어지는 폭이 큽니다. 지금 인기를 얻는 소프트웨어도 몇 해가 지나면 쓸모가 없어지는 경우가 많은 것처럼 말이죠. 자본으로부터 오는 총 수익은 증가할지 몰라도 자본 수익의 많은 부분을 다시 투자해야 하기 때문에 순 자본 수익률은 증가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둘째, 롱리는 피케티가 자산 수익율이 미래에 얼마나 높을지를 과대평가했다고 지적합니다. 자산 수익 역시 노동자를 로봇과 같은 자본재로 쉽게 대체할 수 없는 한 시간이 흐릴수록 감소할 수밖에 없습니다. 역사적으로 봤을 때 노동자를 자본재로 대체하는 것은 피케티가 제안한 것 보다 훨씬 느리게 진행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셋째, 롱리의 논문은 자본 수익에서 발생하는 수입이 모든 분야에 균등하게 배분되지 않다는 것을 찾아냈습니다. 비주택 자산 수익은 1970년대 이후 놀라운 정도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해 왔습니다. 대신 주택 가격 증가가 자본 수익률 증가의 대부분을 설명합니다.
롱리의 논문 역시 한계가 있습니다. 그는 변화하는 기술이 불평등 확산에 기여하는 정도를 과소평가 하고 있는 듯 보입니다. 하지만 주택 소유자들이 자본 소득에서 발생하는 수익의 대부분을 가져간다는 발견은 정책에 큰 함의가 있습니다. 피케티 교수는 소수의 사람에게 자본이 집중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 연간 2% 수준까지 글로벌 소득세가 적용되어야 한다는 것을 주장하기 위해서 자신의 책에서 역사적인 근거를 이용했습니다. 하지만 만약 주택 자산이 증가하는 부의 대부분을 설명한다면 좀 더 세분화된 대안이 필요합니다. 정책 결정자들은 주택 건설을 방해하는 규제나 자신의 주거 지역에 새로운 개발이 이뤄지는 것을 반대하는 님비 현상이 현재의 주택 소유자들이 정상 이상으로 높은 투자 소득을 올리도록 하는 현상에 대비할 필요가 있습니다.
롱리의 논문이 피케티 교수의 주장에 얼마나 큰 위협이 될지는 보는 시각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확실한 것은 피케티 교수는 주택 자산을 자신의 베스트셀러에서 핵심적으로 다루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부유한 주택 소유자들이 자본가나 유명한 헤지펀드 매니저들보다 불평등에 더 큰 기여를 했을 수 있습니다. (Econom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