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들이 졸업하기 전에 충분한 실무능력을 갖추지 못하는 진짜 이유
학부 졸업생들이 일하기에 충분한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는 불평은 어제오늘 일이 아닙니다만, 최근들어 학생들이 대학에서 습득하는 (혹은 습득하지 못하는) 것들이 직업을 구하기엔 적절치 않다는 일련의 증거들이 발견되고 있습니다. 지난 몇 주 사이에 발표된 두 건의 연구는, (취업이 준비되었다는 하나의 증거로서) 인사팀에게 보내지는 대학 졸업장을 둘러싼 여러 문제들을 보여줍니다.
한 연구에서는, 169개의 전문대 및 종합대학에 다니는 32,000명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시험을 실시했습니다. 약 40퍼센트의 예비졸업자들이 오늘날 직장에서 요구하는 복잡한 추론능력을 보여주는 데 실패했습니다. 이 시험은 미국 대학학습평가 플러스(CLAP, Collegiate Learning Assessment Plus)로서, 대학 신입생과 졸업반을 대상으로 치러지며, 대학에서 수학하는 과정에서 비평적 사고와 글쓰기, 커뮤니케이션 및 분석적 추론능력이 얼마나 향상되었는지 평가합니다.
공립대학을 졸업한 학생과 사립대학을 졸업한 학생 간에 약간의 차이가 있긴 했습니다. 엘리트 대학을 졸업한 학생들이 가장 뛰어난 수행을 보여주었으나, 그보다 낮은 순위의 학교 학생들에 비한다면 실제로 대학교육을 통해 향상된 능력의 정도는 더 적은 편이었습니다.
정말로 큰 차이는 전공에서 드러났습니다. 수학 및 과학을 전공한 학생들의 경우, 흔히 서비스 관련 분야로 분류되며 가장 인기 좋은 전공으로 꼽히는 사회복지(social work)나 경영을 전공한 학생들에 비해 유의미하게 높은 점수를 얻었습니다.
이달(1월)에 발표된 두번째 연구 역시 고용자가 필요로 하는 능력의 수준과 학부생이 실제로 갖추고 있는 능력 간 괴리를 보여줍니다. 미국대학연합(Association of American Colleges & Universities)의 설문 결과에 따르면 졸업예정자들은 직장에서 필요한 업무능력을 갖추었다고 자신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거의 20여개 가까운 항목을 검토했을 때, 고용자들은 학생들이 스스로 평가한 것에 비해 훨씬 더 낮은 점수를 매겼습니다. 약 57퍼센트의 학생이 스스로를 창의적이고 혁신적이라 평가했으나, 오직 25퍼센트 정도의 고용자만이 비슷한 평가를 내렸습니다.
고등학생 자녀를 둔 부모라면 대체 어떻게 해야 대학 졸업 후 좋은 일자리를 잡을 수 있을지 궁금할 것입니다. 졸업 후 직장에 무사히 안착하느냐 아니냐 여부는 결국, 대학을 다니며 실제로 무엇을 했는지입니다. 이제 학위만으로는 더이상 좋은 직장을 보장받지 못합니다.
고용자들은 전공공부 및 전공 외 활동에 시간 및 노력을 쏟아붓고, 학부 4년간 다수의 인턴십을 확보했던 학생들이 그저 과정을 따라가기만 하는 학생들에 비해 실제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업무능력을 갖출 가능성이 월등히 높다고 말합니다. 대학에서 습득할 수 있는 최선의 기술은 사실, 스스로 학습할 줄 아는 능력입니다.
“학생들 대부분이 수업을 ‘들을’ 줄은 압니다. 그러나 정말로 배워야 하는 건 ‘배움의 기술’이죠.” 제록스 사의 글로벌 학습팀을 이끌고 있는 존 류트너는 말합니다. 그의 말에 따르면, 수많은 직장인들이 시간관리 수업을 수강하는 이유는 대학에 있을 때 (스스로 선택하는 법을 배우는 대신) 누군가 그들을 대신해 우선순위를 정해줬기 때문입니다. “대학 졸업자들은 이제 단순히 과제-기반 업무가 아닌 맥락적인 업무를 맡게 됩니다.”
오늘날 고용시장이 요구하는 바에 맞추기 위해서는, 실제 현장에서의 체험에 적용할 수 있는 다양한 수업을 수강하거나, 이론 및 실무에 관련된 경험을 함께 쌓는 것입니다. 엔터프라이즈 사의 마리 아팀은 말합니다.“우리 회사의 가장 뛰어난 직원은 문제해결사인 동시에, 이미 습득한 기존의 지식을 한데 엮을 줄 압니다. 스스로의 힘으로 생각할 수 있는 사람들이죠.”
최근의 연구가 시사하는 바에 따르면 너무나 많은 학생들이 엉뚱한 데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대다수가 취업이 잘 되는 전공을 찾아헤매느라 정신이 없지만, 사실 무얼 전공하는지 여부는 그들이 얼마나 (수업 외 활동을 포함해) 각자의 전공공부에 매진하는지 여부에 비하면 그리 중요치 않습니다.
실용학문에 지나치게 관심이 쏠린 탓에, 경영학은 최근들어 가장 인기있는 학부전공으로 떠올랐습니다. 그러나 고용자들이 실제 필요로 하는 지원자들은 폭넓은 교육을 바탕으로 실질적인 업무기술을 갖춘 이들입니다. 지나치게 많은 대학들이 학생들에게 제대로 된 길잡이를 제공하지 못할 뿐더러, 당장 일자리를 잡지 못하면 갚을 수조차 없을 정도의 빚을 물리고 있습니다.
미국 내에서도 직원 채용에 큰 관심을 기울이는 회사들 중 하나인 구글은 대학을 나오지 않은 직원의 수를 점차 늘려가고 있습니다. 대학졸업장이 더이상 충분한 업무능력을 보장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대학이 학생들에게 충분한 이론 및 실무경험을 제공하지 못하고, 졸업하는 학생들에게 그러한 혜택이 주어지지 않는 한, 기업에서는 학부졸업장 대신 업무능력을 증명해줄 만한 대안을 찾아나서기 시작할 것입니다. (워싱턴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