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망진창이 되어버린 탄소배출권 거래시장
탄소배출권 거래시장은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자는 교토협약 아래 야심차게 탄생했습니다. 그덕에 지난 7년간 총 10억 톤의 탄소 배출, 4조 원의 기후변화 비용을 절감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UN 담당부서의 평가는 한마디로 “총제적 난국”입니다. 탄소배출권 거래시장의 취지는 후진국이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노력하는 만큼 ‘탄소배출권’을 얻고, 선진국 기업들은 거래시장에서 후진국의 ‘탄소배출권’을 사들여 교토협약이 제시한 탄소배출 한도를 맞추는 겁니다. 그런데 공급이 수요를 크게 압도하다 보니 가격이 폭락해 원래의 취지가 무색해졌습니다. 온실가스를 가장 많이 배출하는 나라 미국은 의회에서 교토의정서를 비준하지 않아 아예 탄소배출권 시장에서 발을 빼고 있고, 중국과 인도는 감축 의무가 없는 후진국으로 분류돼 있습니다. 유럽 국가들이 지금껏 그나마 수요를 맞춰주고 있었는데, 경제위기로 산업시설이 타격을 받자 온실가스를 배출할 일 자체가 없어져 수요가 더욱 줄고 가격은 1/4로 폭락한 겁니다. 탄소배출권을 둘러싼 각국의 근본적인 타협이 새로 도출되지 않고서는 문제가 해결되기 어려워 보입니다. (Econom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