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인터넷과 스마트폰이 가져온 부작용
오늘날 우리는 매 순간 정보에 노출되어 있고, 항상 많은 사람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언론인 마이클 해리스는 자신의 새 책 “부재의 종말: 인터넷 세상에서 우리가 잃게 된 것은 무엇인가(The End of Absence: Reclaiming What We’ve Lost in a World of Constant Connection)”에서 바로 이 점이 문제라고 주장합니다. 해리스는 신기술, 특히 스마트폰이 우리 삶에서 어떤 종류의 부재를 빼앗아 갔다고 말합니다. 즉 우리가 고독할 수 있는 시간과 공상을 펼칠 수 있는 시간을 없애버렸고, 그 시간을 심지어 끊임없는 방해와 오락 거리로 가득 채웠습니다. 해리스는 인간의 삶에 이런 “부재(absence)”가 근본적인 가치를 가지고 있으며, 우리는 이를 지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아직 세상에는 인터넷이 없던 시절을 기억하는 세대가 남아 있습니다. 이들은 우리가 무엇을 잃었는지를 반추할 수 있는 유일한 세대입니다. 지금이야말로 인터넷이 없던 시절의 어떤 특징을 우리 사회가 보호하고 보존해야 하는지를, 그리고 이를 통해 어떻게 기술과 부재의 균형을 유지할지를 논의해야 할 때입니다.
Q: 당신의 책 제목 “부재의 종말”에서 부재는 무엇을 말하나요?
A: 이 책의 제목은 사실 이중부정이고, 약간 까다롭게 들립니다. 그런 까다로움도 나쁘지는 않은 것 같아요. 그 제목은 우리가 뭔가 쉽게 말할 수 없는 어떤 것을 잃고 있음을 말합니다. 그것이 바로 부재고요. 부재는 고독, 공상, 몽상 등 구체적으로 말하기 힘든 개념들을 포함합니다.
Q: 예를 들어줄 수 있나요?
A: 당신이 한 달 간 파리에 있을 동안 당신의 애인과 끊임없이 문자를 주고받는다고 합시다. 예전에는 이런 경우 연인의 부재를 느꼈겠지만, 이제는 그런 감정을 느끼지 않게 되었지요. 즉, 누군가를 그리워하는 일에도 어떤 가치가 있다는 것을 우리는 알 수 있습니다.
Q: 그리고 휴가지에서도 우리는 계속 스마트폰의 공세에 시달려야 합니다. 그렇죠?
A: 나는 내가 파리에 처음 갔을 때를 기억합니다. 에펠탑 꼭대기에 올라가서 처음 든 생각은 내 감동을 남자친구에게 문자로 알려야겠다는 것이었어요. 매번 스마트폰을 꺼낼 때마다 우리가 잃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요?
우리는 자신의 삶을 기록하는 일에 파묻혀 있습니다. 모나리자 앞에 가보면 수많은 사람이 모나리자를 찍느라 스마트폰으로 모나리자를 보고 있죠. 사실 화면으로는 언제 어디서나 모나리자를 볼 수 있는데 말이죠. 그들이 모나리자를 자신의 눈으로 볼 수 있는 때는 그 순간 뿐이지만, 바로 그 때 그들은 그 순간을 망치고 있는거죠.
Q: 부재를 잃어버리는 걸 걱정해야 할 이유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A: 나도 “요즘 애들은 말야… ” 라는 주장이 얼마나 촌스러운지는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나는 지금 이 시대는 아주 특별한 시대라고 생각합니다. 인터넷과 스마트폰이 우리의 삶에서 무엇을 앗아갔는지 느낄 수 있는 순간은 바로 지금밖에 없지요. 곧, 사람들은 그것조차 잊어버릴 겁니다. 우리에겐 그 점에서 미래 세대에게 과거가 어땠는지 알려줄 책임이 있습니다.
나는 그 누구도 인터넷이 자신의 집중력을 높였다고 말할 수 있으리라 생각지 않습니다. 나를 불편하게 하는 건 인터넷에 올려진 내용이 아닙니다. 우리 뇌는 세상의 변화에 쉽게 적응합니다. 인터넷은 우리가 무언가에 집중하게 하기보다, 그저 스쳐보내는 것에 익숙하게 만듭니다. 나는 극단적으로 말하고 싶지 않지만, 인간이 집중하는 능력을 잃는다면, 그것은 인류에게 커다란 위협으로 작용할 것입니다. 300단어로 이루어진 글을 집중해 읽을 수 없는 사람이 훌륭한 시민이 될 것이라고는 기대할 수 없습니다.
Q: 책에서 당신은 비욘세의 뮤직비디오를 보고 말았던 어느 아침을 이야기하며, 인터넷의 유혹과의 싸움을 이야기했습니다. 당신의 ‘부재’를 지키는 데 있어, 어떤 전략이 당신에게 효과적이었나요?
A: 한 가지 전략은 다음 사실을 명심하는 것입니다. 만약 당신이 책을 읽는다면, 당신의 뇌는 책을 읽는 데 적합해집니다. 당신이 비욘세의 뮤직비디오를 본다면, 당신의 뇌는 그 영상에 반응하도록 변할 겁니다. 당신 스스로에게 정말 그것을 내가 원하는지 되물으며 솔직해져야 합니다.
우리는 능동적으로 부재를 만들어야 합니다. 부재는 스스로 찾아오지 않습니다. 우리 사회는 점점 더 천박하고 얄팍한 생각들로 채워지고 있습니다. 당신이 공상이나 몽상이 어떤 것이었는지 되살리고 싶다면, 다소 급진적인 제안으로 들릴지 모르겠지만, 한 달간 인터넷을 끊어보기 바랍니다. 스마트폰 없이 공원을 걷는다는 것이 어떤 느낌인지 궁금하지 않나요?
나는 다른 사람에게 어떻게 살아야 한다고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단지, 세상에는 한 가지 삶의 방법만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장하는 겁니다. 우리는 인터넷에서의 삶과 현실에서의 삶을 선택할 수 있어야 합니다. 만약 당신이 인터넷을 일주일도 끊을 수 없다고 한다면, 나는 당신이 어떤 형태의 중독에 이미 들어선 상태라고 말하고 싶군요.
Q: 인터넷에서 멀어지는 것 외에는 어떤 방법이 있을까요?
A: 나는 학교에서 소셜 미디어에 대해 가르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이들은 인터넷이나 소셜 미디어를 시작하는 데에는 어떤 도움도 필요로 하지 않았지만, 그것을 사용하는 과정에서 우리들의 도움을 원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인터넷에서 발생하는 괴롭힘에 대해 늘 듣고 있습니다. 나는 학교에서 이를 가르친다면,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우리는 마치 아이들에게 사탕가게에서 먹고 싶은 것을 마음껏 먹으라고 말하는 것과 같습니다. 우리는 아이들이 원하는 대로 음식을 먹게 하지 않습니다. 소셜 미디어도 마찬가지입니다. 부모는 아이들에게 ‘부재’를 다루는 법과 소셜 미디어를 사용하는 법을 가르칠 의무가 있습니다.
(Scientific Americ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