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은 정말로 새 제품이 출시되면 기존 모델의 성능을 일부러 떨어트릴까?”
옮긴이: 이 글은 하버드대학 경제학과의 뮬레이네이탄(Sendhil Mullainathan) 교수가 뉴욕타임스 업샷(Upshot)에 쓴 글입니다. Planned Obsolescence. 사전을 찾아보면 ‘계획적 구식화’라고 번역되는 이 말은 새 제품을 출시한 기업이 새 제품의 매출을 늘리기 위해 옛 제품을 구닥다리로 만들어버리는 걸 뜻합니다. 뮬레이네이탄 교수는 음모론자들에게 좋은 먹잇감이 될 만한 이 현상을 두고 특히 곧 출시를 앞둔 새로운 아이폰 모델을 예로 들어 빅데이터(Big Data)가 어디까지 구체적인 증거를 제공하고 현상을 설명하는 데 보탬이 될 수 있는지를 풀어썼습니다. 중간에 삽입한 그래프는 하버드대학교 경제학과 박사과정 학생인 로라 트루코(Luara Trucco)가 구글 검색결과를 수집해 작성한 것으로 원문보기를 누르시면 더 자세히 확인할 수 있습니다.
새로운 아이폰이 출시될 때마다 내가 가진 기존 아이폰이 유독 느려지거나 먹통이 되는 느낌을 받는 사람이 저뿐만은 아닐 겁니다. 답답함은 이내 의심으로 변합니다. ‘혹시 애플이 일부러 새 제품을 많이 팔려고 기존 제품의 성능을 훼손한 건 아닐까?’ 기존 제품을 최대한 쓸모없는 구닥다리처럼 비치게 해 소비자로 하여금 새 제품을 사지 않고는 못 견디게 만들 수만 있다면, 이는 기업이 매출을 늘리는 데 적잖은 도움이 될 겁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이 전략이 생각만큼 효과를 거두지 못할 확률이 높습니다. 우선, 노골적으로 ‘계획적 구식화’를 할 경우 법적 소송에 휘말릴 소지가 크고, 소비자들이 이 사실을 알고 기존 제품을 희생시켜가며 새 제품 판매에 열을 올리지 않는 경쟁사 제품을 구매하면 마찬가지로 ‘계획적 구식화’는 안 하니만 못하는 전략이 되는 것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