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 스트라이크? 투수가 올스타전에 선발된 적이 있는지에 따라 다릅니다.
콜럼비아 대학의 제리 킴(Jerry W. Kim) 교수와 노스웨스턴 대학의 브래이든 킹(Brayden G. King) 교수는 야구 심판들이 올스타전에 선발된 경험이 있는 투수에게 더 호의적인 판정을 하는지를 살펴보았습니다. 모든 메이저리그 경기장에는 투구 측정 장치(the Pitch f/x system)가 설치되어 있는데 이 장비는 모든 투구 기록을 저장합니다. 이 장비를 통해 심판의 판정이 정확했는지도 살펴볼 수 있습니다. 연구진은 2008년과 2009년 시즌 치러진 4,914 경기에서 발생한 총 756,848회의 투구 데이터를 분석했습니다. 어떤 심판들은 다른 심판들에 비해 좀 더 정확하게 판정을 내렸지만, 평균적으로 스트라이크존을 벗어난 투구 중 18.8%를 스트라이크로 판정했고, 스트라이크존 안에 들어왔던 투구 중 12.9%에 대해서는 볼이라고 판정했습니다.
심판 판정은 여러 요소의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홈 경기인지, 경기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타석인지, 투구할 당시의 볼카운트가 무엇인지, 투수나 타석에 들어선 선수가 왼손잡이인지 오른손잡이인지 등이 그 요소입니다. 연구진은 이러한 요인들을 모두 통제한 뒤에도 투수가 올스타전에 뽑힌 적이 있는지 없는지가 심판의 판정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살폈습니다. 투수가 올스타로 뽑힌 것은 심판이 실제로는 볼인데 스트라이크로 판정할 확률을 4.8% 높였습니다. 다섯 번 올스타로 뽑힌 투수의 경우 던진 공이 볼인데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을 확률은 14.9%였습니다. 올스타전에 선발된 적 없는 평범한 투수에 비해서 올스타 투수의 볼이 스트라이크로 판정을 받을 확률이 16.7%나 높았습니다. 이는 단순히 올스타에 뽑힌 적이 있는 투수가 그렇지 않은 투수보다 마운드에 더 자주 서기 때문에 나타난 결과가 아니었습니다. 스트라이크존을 아쉽게 벗어난 똑같은 투구에 대해서도 올스타들은 그렇지 않은 선수들에 비해서 심판들로부터 훨씬 더 호의적인 판정을 받았습니다. 반대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올스타가 아닌 투수가 던진 공이 스트라이크존에 들어갔는데 볼이라고 판정을 받은 경우는 19%였고 올스타의 경우 이 확률은 17%였습니다. 이 차이가 별로 커 보이지 않을 수 있지만 다른 말로 하면 올스타는 자신의 기량이 아닌 명성 때문에 자동으로 9%의 혜택을 받고 있다는 것입니다.
메이저리그에서 25년 이상 심판으로 활동하다 2001년에 은퇴한 알 클라크(Al Clark)씨에게 이 연구 결과를 말해주었을 때 그는 심판들은 누가 투수이고 타자인지에 관심을 두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우리는 누가 투수인지 보지 않습니다. 또 우리는 누가 타석에 들어섰는지도 보지 않아요. 우리는 눈앞에서 일어난 일에 대한 즉각적인 결정을 내려야 합니다.” 이렇게 말한 뒤 몇 분이 지나서 클라크 씨는 투수의 제구력에 따라서 심판들이 스트라이크 존을 엄격하게 적용하는지 하지 않는지가 영향을 받는다고 시인했습니다. 연구의 저자인 제리 킴 교수는 말했습니다. “저는 사람들이 이 연구 결과를 심판들에 대한 비난으로 사용하기를 원치 않습니다. 팬으로서 우리는 심판들의 역할을 존중해야 하며 동시에 실수는 모든 사람이 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아야 합니다. 심판들이 무능하거나 혹은 의도적으로 올스타들에게 호의적인 판단을 내리는 것은 아닙니다. 사람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나올 수 있는 실수라고 볼 수 있습니다.” (NY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