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성과 뇌의 영역
소설가가 원고지를 채울 때, 그리고 농구선수가 리버스 레이업으로 골을 넣을 때 두 사람 사이에 어떤 공통적인 현상이 있을 것으로 보이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그들의 머릿속에는 매우 비슷한 일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습니다.
독일 그라이프스발트 대학의 마틴 로츠는는 직업적 작가와 초보 작가가 글을 쓸 때, 그들의 두뇌에서 일어나는 일을 기능적 자기공명영상장치(fMRI)를 이용해 관찰했습니다. 그리고 이 두 그룹 사이에 커다란 차이가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글쓰기가 훈련이 된 직업적 작가들은 글을 쓸 때 연습에 의해 체화된 기술을 사용할 때 활성화되는 그 부위가 활성화되었습니다.
이 연구에 대한 반응은 다양합니다. 어떤 전문가들은 이 연구를 글쓰기와 창의력에 대한 새로운 의미있는 결과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어떤 이들은 이 연구가 문학이나 영감이 가진 의미있는 비밀을 밝힌다고 말하기에는 아직 섣부르다고 말합니다.
로츠 박사는 먼저 일반적인 참가자들에게 어떤 이야기의 시작부분을 보여주고, 1분간 브레인스토밍을 하게 한 뒤, 그 뒤의 내용을 2분 동안 쓰도록 했습니다.
이들의 경우, 브레인스토밍 중에는 시각영역이 활성화되었습니다. 이는 이들이 줄거리를 이미지로 상상했기 때문일 수 있습니다. 글을 쓰기 시작하자, 사실정보를 끄집어내는 해마 영역과 여러 정보를 융합하는 영역인 전두엽의 한 부위가 활성화되었습니다.
그후, 그는 고급 글쓰기 강좌를 듣는 20명의 전문적인 작가를 대상으로 다시 같은 실험을 했습니다. 그 결과, 그는 이들이 일반인과는 다른 영역을 사용한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이들은 먼저 브레인스토밍 단계에서 일반인과 달리, 시각영역이 아닌 언어영역을 사용했습니다. 곧, 이들은 영화의 장면이 아닌 내면의 목소리로 줄거리를 읊기 때문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또 글을 쓰는 단계에서도 차이가 있었습니다. 전문적인 작가들은 일반인들에게는 활성화되지 않았던 뇌 깊숙한 부위의 미상핵(caudate nucleus)이 활성화되었습니다. 이 영역은 훈련에 의해 얻게되는 기술에 의해 활성화되는 영역입니다.
예를 들어, 피아노나 농구와 같은 동작을 처음 배울 때 우리는 의식적인 노력을 해야 합니다. 그러나 연습을 통해 이 동작들은 자동화됩니다. 미상핵 영역과 그 주변 영역은 이 변화과정에서 뇌의 활동을 조절하는 역할을 합니다.
세인트루이스 대학의 심리학자 로날드 켈로그는 이 결과를 매우 흥미롭게 여깁니다. 그는 이 분야의 큰 진전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하버드 대학의 스티븐 핑커는 이 결과가 창의력에 대한 어떤 의미있는 정보를 줄 지에 대해 회의적입니다.
“실험에 다소 한계가 있습니다.”
“로츠 박사가 관찰한 그 차이는 창의적 글쓰기에 의한 것만이 아니라 보다 일반적인 글쓰기, 또는 어떤 형태의 집중력이 필요한 일에도 다 관찰 될 수 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보다는 차라리 전문적인 작가들에게 허구적 이야기와 사실에 기반한 수필을 각각 쓰게 하고 이때의 차이를 연구하는 것이 더 나았을 것입니다.”
“아무리 잘 고안된 실험이라 하더라도 그 실험이 창의력을 포착하지 못 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창의성은 사람마다 다를 수 있으며, 이 때문에 창의성이 가진 공통된 특징을 발견하는 것이 매우 어려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아마 마르셀 프루스트는 쿠키의 맛을 기억할 때 맛을 기억하는 부위가 활성화 되었을 것이고, 또 어떤 작가들은 장소를 기억할 때 그 장소에서 나던 소리를 기억할 수 있습니다.”
“창의성은 극히 어려운 연구주제입니다.”
(NY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