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담] 인류가 직면한 위험
2014년 5월 15일  |  By:   |  과학  |  No Comment

웹진 Conversation 은 옥스포드인류미래연구소(Future of Humanity Institute)의 앤더스 샌드버그(Anders Sandberg)와 앤드류 스나이더-비티(Andrew Snyder-Beattie)에게 인류가 당면한 위험과 이를 줄이기 위해 필요한 일들을 물었습니다.

Q: 인류가 가진 가장 큰 위험은 무엇인가요?

샌드버그: 자연에 의한 위험의 크기는 인류 스스로에 의한 위험보다 훨씬 적습니다. 일반적인 포유류 한 종이 멸종되는 데에는 수 백만 년이 걸리며, 이는 자연적인 멸종위험은 백만년 단위라는 것을 알려줍니다. 반면, 핵전쟁의 위험만을 따지더라도, 50년 전 쿠바사태때 처럼 인류는 상대적으로 높은 핵으로 인한 멸종확률을 가지고 있습니다. 생물공학(biotechnology)의 발달은 가까운 미래에 DNA 조합기술을 대중화시킬 것이고, 이 경우 어떤 광신자가 인류를 멸종시킬 가능성이 있습니다. 나노기술과 인공지능 역시 위험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런 문제의 핵심에는 인류의 자만심이 있습니다. 자만심은 어리석은 결정을 내리도록 하며, 분명한 증거를 무시하게 할 뿐만 아니라, 이를 조장하는 제도를 만들기까지 합니다. 이런 관점에서, 인류가 가진 가장 큰 위험은 인류의 어리석음이라고도 말할 수 있습니다.

Q: 가까운 미래에 동물로부터 옮겨와 인류를 위협할만한 유행병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을까요? 그런 유행병이 퍼져나가는 속도는 얼마나 되며, 그런 유행병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얼마나 빨리 인류는 움직여야 할까요?

스나이더-비티: 그럴 가능성은 높지 않습니다. 한 연구는 인류의 1/3 을 없앨 전염병은 1만년에 한 번 꼴로만 나타난다는 것을 보였습니다. 치명적인 병원균들은 대체로 병이 미처 전염되기 전에 숙주를 죽이게 되며, 이는 치사율과 전염성이 반비례 관계에 있음을 말해줍니다. 물론, 여기에 물리학과 같은 확고한 법칙이 존재하지는 않으며, 따라서 병원균의 조작에는 특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Q: 기후변화가 인류의 삶에 위협이 될까요?

샌드버그: 기후변화가 인류를 멸종시키리라고는 생각되지 않습니다. 물론 인류의 삶을 더 힘들게 하리라는 것은 분명합니다. 즉, 기후변화는 생존의 문제라기 보다는 삶의 질의 문제에 가깝습니다. 한편, 기후변화가 가져올 농업의 위기와 지구공학(geoengineering)도 위험요소중의 하나입니다.

Q: 최근의 영화 트랜센덴스(Transcendence)에 묘사된 것과 같이 인공지능이 인류를 위협할 가능성은 어느정도일까요?

샌드버그: 인공지능은 잠재적으로 매우 위험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인공지능이 인류에게 큰 도움이 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Q: 인류가 충분히 대비하지 못하는 위험에는 어떤 것들이 있고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스나이더-비티: 모든 위험이 그렇습니다. 우리가 위험들에 충분히 대비하지 못하는 이유는 이것이 기본적으로 세대간의 문제이기 때문이고, 인류는 미래세대의 이익을 따지는 일에는 아직 익숙치 않습니다. 예를 들어, 인공지능의 경우 아직은 인공지능의 위험이 진지하게 고려되지 않고 있습니다. 한편 생물공학의 경우, 위험의 크기와 그 확률이 혼동되고 있습니다. 극히 확률이 낮은 사건이라 하더라도, 위험의 크기가 매우 높은 사건들은 이를 연구하고 대비할 필요가 있습니다.

Q: 인류의 위기에 대해 다음과 같은 두 가지 상황을 생각할 수 있습니다. 소설 “리들리 워커(Riddley Walker)”에서는 사람들은 살아남지만 기술과 문명이 다 사라지며 다시는 이를 찾지 못하게 되는 그런 상황이 묘사되어 있습니다. 한편, 기술과 문명은 모두 보존되지만 지구가 황폐화되어 지구를 떠나야 하는 상황도 생각할 수 있습니다. 당신은 이 두 상황 중 어떤 상황이 더 끔찍하다고 생각되나요?

스나이더-비티: 당연히 리들리 워커에 묘사된 시나리오입니다. 인류의 생존은 의미가 있지만, 한 행성에 갇혀있어야 한다는 조건하에서 그 생존이 어떤 가치를 가질지는 의문입니다. 인류가 지구에만 갇혀 있게 된다면, 우주적 관점에서 볼 때 인류의 멸종은 상대적으로 빨리 찾아올 것입니다. 성공적인 우주 식민지는 인류의 인구를 수천조로 늘일 수 있습니다.

Q: 생물공학이 치료목적을 넘어, 인간의 능력을 강화(Augmentative)시키는 단계가 될 때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샌드버그: “주어진 대로 살아야” 할 것인지, 현실을 변화시켜야 할 것인지는 생명윤리학의 고전적인 논제입니다. 심리학적으로, 그리고 현실적으로, 있는 그대로 살아가는 것이 더 나은 많은 예가 있으며 그 반대의 예도 마찬가지입니다. 예를 들어 질병과 무지는 자연스러운 것이지만 사람들은 이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의학과 과학이 해결할 수 없는 문제가 있다는 사실 또한 받아들여야합니다.

인간이 트랜스휴먼(transhuman)으로 바뀌어 갈 때 그 변화는 점진적으로 찾아올 겁니다. 사람들은 정상적으로 보이고 싶어 하며 남들에게 자랑하고 싶어하는 특정 강화를 제외하면 그 강화들은 사람들의 눈에 띄지 않을 겁니다. 우리는 가끔 그런 강화들이 우리를 불편하게 만들때에만 눈치챌 수 있을 겁니다.

Q: 인류는 희망을 어디에서 찾아야 할까요?

샌드버그: 지난 3000년 동안, 로마의 멸망, 흑사병, 세계대전 등을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인류의 부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습니다. 인류는 비록 실수를 저지르기는 하지만, 정말로 까다로운 문제들 역시 잘 해결해왔습니다.

스나이더-비티: 상상력입니다. 우리는 우리 조상들이 생각조차 하지 못했던 것들을 기호와 언어를 통해 꿈꾸고 만들어 낼 수 있게 되었습니다.

(Convers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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