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에서 참패한 프랑스 좌파, 과제는?
프랑스 지방선거 결선 투표에서 집권 사회당이 참패했습니다. 예상대로 파리시장 자리를 지키는 데는 성공했지만, 나머지 지역의 결과는 형편없었습니다. 주요도시 가운데 믿었던 툴루즈, 오랜 좌파 성향의 산업도시 루베, 1912년 이후 한 번도 우파에 내준 적 없었던 아미엥, 투르 등에서 사회당이 패한 것은 특히나 충격적인 일입니다. 수도권에서도 우파로 기운 지역구들이 꽤 나왔습니다.
이번 선거의 승자는 우선 중도 우파인 대중운동연합(UMP) 입니다. 사회당, 녹색당 및 기타 좌파 정당이 다 합쳐 40%를 득표한 이번 선거에서 무려 46%의 표를 가져갔으니까요. 그 결과 인구 1만 명 이상의 도시 기준, 우파 시장은 총 572명이고 좌파 시장은 총 349명으로 확정되었습니다. 2008년 지방선거 결과가 완전히 거꾸로 뒤집힌 셈이죠. 하지만 숨겨진 진정한 승자는 마린 르펜이 이끄는 국민전선(FN)입니다. 수치상으로는 결선 투표에서 겨우 7%를 얻어 시장 10명을 배출했을 뿐이지만, 고작 3곳의 지역구에서 승리했던 1995년과 비교했을 때 장족의 발전입니다. 지방의회 의석수로는 무려 1,200석을 얻었습니다.
1차 투표 때만 해도 패배를 실감하지 못하는 듯 했던 사회당 지도부는 이제서야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은 듯 합니다. 2001년 지방선거 당시에 사회당은 파리를 탈환한 것에만 초점을 두고 자축하다가 다음해 대통령 선거에서 국민전선의 장-마리 르펜에게 결선 후보 자리를 내주는 굴욕을 겪은 바 있습니다. 그런 역사를 의식해서인지, 올랑드 대통령은 즉각 내각 개편 구상에 들어갔습니다. 새로운 총리, 장관감을 찾는 일은 쉽지 않아 보이지만, 올랑드 대통령은 복안을 널리 공유하지 않는 성향으로 알려져 있는 만큼 깜짝 뉴스가 나올 가능성도 큽니다.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사회당은 5월 유럽의회 선거에서도 수세에 몰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리고 4월 중순까지는 EU에 기업 감세와 공공 지출 감축 계획을 제출하기로 약속했죠. 올랑드 대통령이 새로운 내각을 어떻게 구성하든지, 눈 앞의 과제는 당내 좌파에게 선거 패배 이유를 납득시키고 기업 감세와 재정 긴축을 추진하는 일이 될 것입니다. (Econom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