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교육을 위한 세 가지 제언
2013년 10월 30일  |  By:   |  세계  |  3 Comments

지난 반 세기 동안 한국만큼 눈부신 성장을 이룬 나라는 거의 없습니다. 한 세대의 노동 수명 기간 동안 나라 경제 규모가 17배 커졌고, 독재는 시끌벅적한 민주주의로 대체되었으며, 한 때 검열로 얼룩졌던 문화 부문은 영화와 드라마, 음악을 앞세워 세계 시장에 진출했습니다. 학계에서는 한국의 이러한 빠른 성장을 “압축적 발전(compressed development)”라고 부르죠. 이런 발전상에도 불구하고 한국 사람들은 마냥 행복을 누리지 못합니다. 이코노미스트가 특집 기획에서도 지적했듯이, 한국이 누리는 번영도 치열한 경쟁의 괴로움을 완화시키지는 못했죠. 압축 성장은 곧 일부 대기업과 소수의 산업에게만 과실이 주로 돌아간 성장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국가 경제의 번영을 지켜본 젊은이들이 좋은 일자리를 원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하지만 대기업들은 명문대 출신들을 주로 고용하고, 첫 직장이 결정된 후에 인생을 크게 바꾸기란 거의 불가능합니다. 이로 인해 노동시장에는 이중의 병목현상이 일어납니다. 소수의 대기업에 수 많은 구직자들이 몰리는 현상과, 대기업 취직의 길을 열어주는 명문대 입시 경쟁이 바로 그것입니다.

한국 학생들의 학업성취도는 세계 최고 수준입니다. 한국 교육계가 떠안고 있는 문제들로 고민이라도 한 번 해봤으면 좋겠다 싶은 나라들도 많을 겁니다. 하지만 한국 사회가 교육의 문제로 인해 지불하는 비용은 상당합니다. 학생들이 스펙쌓기에만 몰두하는 가운데 깊이있는 배움은 실종되었고, 사회는 대기만성형 인재를 수용하지 않습니다. 18세에 인생이 결정되니, 25세에 잠재력이 터진대도 이미 때는 늦는거죠. 자녀 교육에 돈이 많이 들어가니 출산률은 떨어지고, 인구 고령화가 한국 경제의 미래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한국 사회에서도 이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노력들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80년대의 과외 금지 조치와 같이 권위적이고 위헌적인 조치는 문제에 대한 답이 아닙니다. 학교가 아닌 국가 경제 전반을 보며 풀어야 답이 나옵니다. 요는 사람들이 대학 졸업 직후에 말고도 이후 계속해서 고용될 기회가 있도록 열린 노동 시장을 만들어가는 것입니다. 한국 정부는 다음 세 가지를 고려해봐야 합니다. 첫째, 노동시장에서 정규직과 비정규직을 구분을 철폐해야 합니다. 둘째, 재벌들이 독점하고 있는 분야에 외국 기업을 포함해 더 많은 기업들이 진출할 수 있도록 길을 터, 이들이 대안적인 고용주로 기능할 수 있게 해야 합니다. 셋째, 외교적인 차원에서 다른 부문으로 진출하지 않고 제조업에 머물러있는 재벌들이 오히려 서비스 부문으로 진출해 그 시스템과 효율성을 경제 전반에 전파하도록 해야 합니다. 압축 성장에 짓눌린 한국의 학부모들과 학생들에게 숨통을 터줄 때 입니다. (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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