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점점 더 빠르게 변하고 있다는 사실을 부정할 이들은 없을 겁니다. 물론 모든 시대의 모든 이들은 세상이 점점 더 빠르게 변하고 있다고 느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지난 몇십 년이 인류가 세상의 변화를 가장 크게 겪은 시기임을 알려주는 여러 객관적인 수치들이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20~30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대부분 사람은 자신이 학교에서 배운 전공이나 사회 초년생 때의 선택을 바탕으로 평생 같은 일을 했습니다. 하지만 이제 몇몇 직업을 제외하면 평생 직업이라는 개념이 사라졌지요. 30대나 40대에 새로운 것을 배우고 일을 시작하는 경우도 흔히 있습니다.
역설적이지만, 이런 변화의 시대가 주는 장점도 있습니다. 바로 보다 많은 사람들이 새로운 시작을 부담스럽지 않게 생각하게 되었고, 10대와 20대의 잘못된 선택으로 남은 인생을 후회하며 살 지 않게 되었다는 것이지요. 이 말은 또한, 무엇을 선택할지에 대한 당장의 고민이 그렇게 중요하지 않을 수 있다는 사실 또한 말해줍니다. 게다가 유명한 스티브 잡스의 ‘점 연결하기(connecting dot)’ 졸업 연설처럼, 더 복잡해진 세상에서 우연한 선택이 자신의 강점이 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따라서 이 시대에 가장 필요한 것은 바로 새로운 무언가를 배우기를 두려워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게다가 새롭게 등장한 수많은 기술을 자신이 무언가를 배우는 데 더 잘 활용할 수 있다면 더할 나위가 없겠지요.
지난 해 8월, 투자자인 사힐 블룸(Sahil Bloom)이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새로운 학습 방법(The new way to learn)’은 이 시대에 맞는 학습 기술을 잘 정리했습니다. 그는 여섯 가지 단계로 학습의 단계를 나누고 각 단계에 맞는 방법들을 설명했습니다.
그는 먼저 학습의 동기가 되는 호기심과 영감은 예측할 수 없는 순간에 우리에게 나타나며, 그때가 바로 그 동기를 살려서 학습으로 옮겨가야 할 때라는 점을 이야기합니다. 곧 호기심과 영감을 따라 자연스럽게 행동할 때 그 결과로 자연스럽게 자신이 성장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를 위해 총 6단계가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첫 단계는 자신이 알아야 할 것들을 먼저 파악(Identify and Establish)하는 것입니다. 그는 이를 위해 먼저 아무 곳에나 (자신은 노션을(Notion) 이용한다고 합니다) 해당 주제에 대해 자신이 알고 있는 것들을 기록합니다. 이 과정을 통해 자신이 무엇을 모르는지, 그리고 무엇을 알아야 하는지를 알 수 있게 됩니다.
두 번째 단계는 본격적인 연구(Research) 단계입니다. 이 단계에서는 먼저 넓게, 곧 관련된 다양한 것들을 구글이나 위키를 통해 조사하고, 그다음 그중 관심이 가는 주제를 깊게 공부하라고 말합니다. 이는 특정 주제에 관해 공부할 때 매우 유용한 방법입니다. 그리고 그는 하나를 깊게 파고드는 전통적인 방법은 관련된 책을 읽는 것이었지만, 오늘날에는 더 빠르고 편리한 방법이 있다고 이야기하며 레딧(미국에서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각각의 주제에 대해 논의하는 사이트입니다), 트위터, 뉴스레터, 팟캐스트, 전문가 네트워크, 그리고 책을 두루 이용하라고 권합니다.
세 번째 단계는 판돈을 거는(skin in the game) 단계입니다. 예를 들어, 다이어트를 할 때 주변 사람들에게 자신의 목표를 알리면 도움이 됩니다. 곧 내가 무언가를 배울 것이라든지, 관련된 글을 쓰겠다고 말하며, 이를 지키지 못할때 자신에게 손해가 가도록 만드는 약속을 함으로써, 그 분야를 공부하게 하는 동기로 만드는 것입니다.
네 번째 단계는 동호회에 참여하는 것(Engage Community)입니다. 오늘날 인터넷에는 거의 모든 주제에 대해 그 주제를 좋아하는 이들이 모인 곳이 있습니다. 이를 통해 진짜 전문가들에게 자신이 알고 싶은 것을 물어볼 수 있습니다.
다섯 번째 단계는 가르치기(Teach)입니다. 다른 사람에게 가르칠 때 비로소 자신이 배울 때 놓쳤던 것을 알게 되는 경험을 누구나 해봤을 겁니다. 그리고 여섯 번째 단계는 돌아보기(Reflect and Review)로 앞서 지나온 단계들을 돌이켜보며 부족한 점을 다시 처음부터 채우는 것입니다. 첫 단계에 사용했던 노트에 이제 자신이 아는 것을 채우고 무엇을 알게 되었고 무엇이 여전히 부족한지 보는 것도 좋겠지요.
사실 학습이라는 것은 우리가 살아가는 동안 끝없이 계속해야 할 일입니다. 매 순간 우리는 새로운 정보를 습득하고 있고, 지금 여러분도 이 글을 통해 새로운 학습 방법을 들으면서 적당한 공감과 약간의 의문을 가졌을 것입니다. 가장 좋은 것은 학습이라는 주제 자체에 호기심과 영감을 느낀 것이겠고요.
사힐 블룸은 노션을 이용한다고 했지만, 저는 종이에 글을 쓰는 것을 선호하고, 그 과정에서 호기심과 영감이 자주 떠오릅니다. 그래서 여러분에게도 이를 권합니다. 그러니 오늘 책상에 앉아 종이와 펜을 집어 드는 첫 순간, 학습의 여섯 단계를 기억하고 종이에 한 번 써 보시길 바랍니다. 각각의 단계에 대해 본인의 생각을 써 보고, 그리고 이를 다른 주제에 대해 실행해 보기로 하지요. 저도 그렇게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