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州)별 백신 접종률 궁금하세요? 2020년 선거 결과 보시면 됩니다.
2021년 7월 16일  |  By:   |  건강, 정치  |  No Comment

복스 참고기사

워싱턴포스트 참고기사

NPR 참고기사

 

 

미국 테네시주 보건부는 지난 12일 주의 백신 접종을 총괄하던 미셸 피스커스 박사를 돌연 해고했습니다.

피스커스 박사는 앞서 테네시주 내 의료 기관에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독려하는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이른바 청소년 백신 접종 수칙(Mature Minor Doctrine)으로 불리는 원칙을 상기한 겁니다. 1987년부터 있던 이 수칙은 “14세 이상 청소년은 부모의 동의를 받지 않아도 백신을 접종할 수 있다”는 내용이 골자입니다. 그런데 일부 테네시주 공화당 의원들은 피스커스 박사를 비판하고 나섰습니다. 청소년이나 어린이의 백신 접종은 안전이 검증되지 않았다며, 정부가 강압적으로 백신을 맞추려고 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 겁니다. 피스커스 박사는 해고통지서에 분명한 해고 사유도 적혀있지 않았다며, 테네시주의 코로나19 백신 접종 현황과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세를 고려했을 때 앞으로 벌어질 일이 매우 걱정된다고 말했습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데이터에 따르면 7월 26일 기준으로 미국인 중에 1억 6천3백만여 명이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마쳤습니다. 전체 인구의 49.1%가 백신을 맞은 겁니다. 테네시주 인구 가운데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마친 인구의 비율은 38.85%로 미국 50개 주 가운데 43등입니다. 피스커스 박사의 해고 과정에서도 엿볼 수 있듯 공화당 내 백신 회의론자들은 최근 들어 코로나19 백신을 향해 노골적으로 적대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백신의 긍정적인 효과는 매우 드물게 나타나는 백신의 부작용에 따른 비용을 덮고도 남는다.”는 과학적 근거를 기반으로 한 CDC의 기본 방침도 “조 바이든 행정부의 백신 정책을 무조건 막아야 한다.”는 정치 논리에 밀려났습니다.

테네시주 의회 다수당인 공화당은 피스커스 박사를 해고한 데 이어 주 정부와 보건부가 백신 접종을 독려하지 못하도록 백신 관련 지침을 새로 정했습니다. 이제 테네시주 보건부는 백신 접종을 독려하는 메시지를 보낼 때 보건부 로고를 사용할 수 없습니다. 또한, 의료진이 직접 일선 학교에 가서 아직 백신을 맞지 않은 학생들에게 백신을 맞추려던 계획도 취소됐습니다.

 

폭스 뉴스만 보는 시청자라면 청소년 백신 접종 수칙이 무척 두려울 수밖에 없습니다. 폭스 뉴스는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두려움을 조장하기 좋은 소식을 골라 끊임없이 내보내고 있습니다. 코로나19 백신을 맞은 사람 가운데 극히 일부에 불과한 부작용 뉴스가 매일, 매시간 거의 첫 소식으로 보도됩니다. 사실보다 사설에 가까운 노골적인 의견을 뉴스 타이틀을 단 프로그램에서 내보내면서 폭스는 백신 접종을 독려하는 정부와 의료 기관을 권위주의 정권이라고 쏘아붙이고 있습니다.

현재 미국에서는 12세 이상 청소년이면 코로나19 백신을 맞을 수 있습니다. 연방정부가 안전성 검증을 마친 뒤 접종을 시작했죠.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폭스 뉴스 션 해니티와 한 단독 인터뷰에서 백신 회의론자였던 2016년 후보 시절로 돌아간 듯 이렇게 말했습니다.

학교를 열긴 열어야겠죠. 백신이 있어서 다행이긴 한데, 그렇지만 어린이들에게 백신을 함부로 접종하는 건 안 됩니다. 당장 멈춰야 해요. – 도널드 트럼프-

극우 성향으로 터무니없는 음모론을 내세우고도 하원의원에 당선된 마조리 테일러 그린(조지아) 의원은 한술 더 떴습니다. 바이든 행정부가 집집이 방문하며 코로나19 백신 접종의 필요성을 알리고 접종을 독려하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데, 이를 나치 히틀러의 친위대를 자처한 돌격대(Sturmabteilung)에 비유한 겁니다.

질병통제예방센터는 “백신의 긍정적인 효과가 잠재적인 부작용의 위험을 상쇄하고 남는다”는 기존 해석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미국에서 코로나19로 목숨을 잃은 60만 명 넘는 사망자는 대부분 백신을 안 맞았거나 못 맞은 이들이었습니다. 이거 하나만 보더라도 코로나19 백신을 맞을 이유가 충분합니다. 그러나 공화당 내 백신 반대파(구 백신 회의론자)들은 폭스 뉴스를 인용하며 부작용 사례만 부각합니다. “어쨌든 코로나19 백신이 100% 안전한 건 아니지 않느냐”는 이야기만 되풀이하고 있습니다.

 

물론 공화당 내에도 코로나19를 극복하는 가장 확실한 길은 백신을 맞는 것이라고 말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숫자로 하면 아마도 백신 반대파보다 더 많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겉으로 드러나는 건 노골적으로 바이든을 비난하며 트럼프를 맹목적으로 찬양하는 이들의 목소리입니다.

공화당 내 백신 반대파에게 과학적 근거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이들은 백신을 승인한 대통령이 누구냐에 따라 좋은 백신, 나쁜 백신을 나누는 철저한 정치 논리에 따라 움직이고 있습니다. 워싱턴포스트의 비디오 에디터 JM 리거가 정리한 영상에는 너무도 뻔뻔하게 한 입으로 두 말 하는 이들의 모습이 담겨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백신 개발에 박차를 가할 때는 트럼프를 영웅으로 묘사하던 이들이 백신 접종을 독려하는 바이든 대통령은 거의 독재자 취급을 하고 있습니다.

백신 회의론을 넘어 백신 접종을 적극적으로 거부하는 이들이 대부분 공화당 지지율이 높은 보수적인 주에 몰려 있다는 점도 안타깝습니다. NPR이 지난달 정리한 표를 보시면, 2020년 대선에서 트럼프의 지지율이 높았던 곳일수록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낮습니다. 실제로 백신 접종률이 낮은 18개 주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17개 주에서 승리했습니다.

복스의 저먼 로페즈 기자는 이렇게 썼습니다.

정치적 양극화가 사람을 죽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