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바이러스 우한 연구소 기원설’ 시간표 총정리
2021년 6월 4일  |  By:   |  세계  |  No Comment

(워싱턴포스트, Glenn Kessl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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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바이러스 우한 연구소 기원설’이 최근 다시 대두된 이유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째,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동물에서 인간에게 옮았다는 ‘자연 기원설’의 위상이 정확한 기원을 특정하지 못하면서 흔들렸습니다. 둘째, 우한에 있는 바이러스 연구소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유출됐다는 의혹은 중국 정부가 이 바이러스를 일종의 생물 무기로 개발했다는 주장과 마구 뒤섞였습니다. 그러다 보니 과학자들은 바이러스가 연구소에서 생겨났을지 모른다는 일리있는 주장을 말도 안 되는 음모론으로 일축했습니다. 그러나 중국 정부가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고, 우한의 연구소에서 어떤 연구를 진행했는지에 관해 새로운 사실이 알려지면서 몇몇 과학자들은 초기에 좀 더 진지하게 살펴봤어야 하는 가설을 너무 빨리 폐기한 건 아닌지 다시 검토하기에 이릅니다.

미국 정치인 가운데는 탐 카튼(공화, 아칸소) 상원의원이 처음부터 줄기차게 이 문제를 물고 늘어졌습니다. 카튼 의원은 바이러스 연구소의 위치가 우한에 있다는 것부터 의심스럽다며 중국 측에 해명을 요구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도 잊을 만하면 우한의 연구소를 입에 올렸었죠. 다만 카튼 의원이나 트럼프 행정부는 결정적인 증거를 대지 못했고, 이른바 ‘중국 때리기’를 통해 정치적으로 얻을 것이 많던 이들이 내놓은 주장이라서 과학자들의 지지를 받지 못했습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을 향한 혐오 발언을 자주 한 전력 탓에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연구소에서 만들어진 거라는 그의 주장은 많은 사람을 설득하지 못했습니다.

코로나19 바이러스의 기원에 관련해 있던 굵직굵직한 논쟁들을 시간 순서대로 쭉 모아 일지로 정리해봤습니다. 중요한 논문이나 기사도 링크에 담았습니다. 처음부터 확인할 수 있었지만 많은 사람이 간과했던 정보들도 있습니다. 반대로 처음에는 근거 없는 음모론으로 몰렸지만, 일리 있는 가설로 재평가받게된 주장과 그에 기여한 과학적 근거들도 있습니다. 세계보건기구와 전문가들은 우한 바이러스 연구소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퍼지기 전에 정확히 어떤 실험을 어떻게 진행했는지 전모를 밝혀내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초기 의혹들

2019년 12월 30일: 우한시 보건위원회는 시 의료 기관에 긴급 공지를 내립니다. 우한시의 화난 수산물 도매시장에서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폐렴 사례가 보고됐다는 내용이었습니다.

2020년 1월 5일: 중국 정부가 이 바이러스를 인위적으로 만들었다는 트윗이 처음 올라왔습니다.

18년 전 중국은 알려지지 않은 사스(SARS) 바이러스를 홍콩에 일부러 퍼뜨려 홍콩 시민 300여 명을 죽였다. 중국 정부가 바이러스 보균자인 자국 국민에게 전 세계 여행을 허가했으며, 특히 아시아로 바이러스를 전염시킬 의도를 가지고 있었기에 발생한 일이다. 이제 악마 같은 중국 정부는 새로운 바이러스로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으려 한다. – @GarboHK 트위터

1월 23일: 데일리 메일은 기사에서 “중국 정부는 우한에 사스와 에볼라 바이러스를 연구하는 연구소를 지었다. 미국의 생물 안전성 전문가들은 2017년에 바이러스가 실험실에서 새나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고 보도했습니다.

1월 26일: 워싱턴 타임스는 “중국군의 세균전 프로그램과 관련 있는 실험실이 코로나 바이러스 기원일 수도”라는 제목의 기사를 썼습니다. 두 달 뒤 신문은 사실상의 반론보도를 싣습니다. “이 기사 이후 중국 밖의 과학자들이 SARS-CoV-2 바이러스를 연구했는데, 과학자들은 이 바이러스가 실험실에서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것으로 보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다.”

1월 26일: 중국 연구진이 의학 학술지 랜싯(Lancet)에 연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우한에 입원한 (당시엔 폐렴 환자인줄 알았던) 코로나19 환자 41명을 분석했는데, 이 가운데 첫 환자를 포함한 13명이 처음 전염병이 발발했다고 알려졌던 화난 수산물 도매시장과 전혀 관련이 없었다는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1월 30일: 탐 카튼 의원은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번 코로나바이러스는 중국판 체르노빌이라 부를 만한 대재앙입니다. 아니, 어쩌면 체르노빌보다 더 나쁠 수도 있어요. 체르노빌 사고는 그 피해가 해당 지역에 국한됐지만, 코로나바이러스는 전 세계적인 유행병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중국에서 유일하게 생물안전성 4급 보안이 설정된 대규모 실험실이 어디에 있는 줄 아십니까? 우한에 있습니다. 우한 연구소에서는 세상에 알려진 가장 치명적인 병원균들을 연구합니다. 이 중에는 코로나바이러스도 있고요.”

2월 3일: 우한 바이러스 연구소 연구원들이 쓴 보고서가 네이처(Nature)에 실렸습니다. 전 세계로 빠르게 퍼지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박쥐에 있던 바이러스가 인간에게 옮은 것이라는 내용이었습니다. SARS-CoV-2 바이러스는 박쥐에 있는 RaTG13이라는 코로나바이러스와 전체 유전자지도가 96.2% 일치한다고 연구진은 밝혔습니다.

2월 6일: 화남이공대학(华南理工大学)의 분자생물역학자 샤오보타오가 “치명적인 코로나바이러스는 아마도 우한의 실험실에서 퍼지기 시작했을 수 있다.”라는 문장을 포함한 보고서를 펴냅니다. 샤오보타오는 그동안 우한 바이러스 연구소에서 어떤 실험을 진행했으며, 안전과 관련해 어떤 사고가 있었는지 지적했습니다. 그러나 몇 주 뒤 중국 정부가 보고서에서 언급한 사고가 실제로 일어난 적 없다고 강력히 항의하자 샤오보타오는 보고서를 철회했습니다.

2월 9일: 탐 카튼 의원이 제기한 의혹에 대해 주미 중국 대사는 “완전히 정신 나간 소리”라고 비난했습니다. 그러자 카튼 의원은 다시 트윗을 남깁니다.

음모론이나 근거가 빈약한 주장으로 치부하고 넘어갈 수 없는 엄연한 사실만 나열하면 이렇다. 우선 중국 정부는 바이러스가 먹거리를 파는 시장에서 시작됐다고 거짓말을 했다. 바이러스를 연구하는 우한의 거대 연구소는 중국 정부가 지목한 시장에서 몇 킬로미터 떨어지지 않은 곳에 있다. 바이러스가 정말 어디서 시작됐는지 우리는 알 수 없다. 그러나 이를 철저히 조사해 명명백백히 밝혀낼 책임은 다른 사람이 아니라 중국 공산당 정권 당신들한테 있다. 지금 당장 국제 기구가 꾸린 유능한 과학자들이 사태를 조사할 수 있도록 정보를 공개하라고 촉구한다.

2월 16일: 워싱턴포스트가 카튼 의원의 발언을 비판한 데 대해 카튼 의원은 자신은 중국이 코로나바이러스를 생물 무기로 개발해 퍼뜨렸다고 단정한 적이 없다고 분명히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우한의 연구소에서 바이러스가 시작됐을 가능성을 배제해선 안 된다며, 바이러스가 어떻게 퍼졌을지에 관해 다음 네 가지 시나리오를 생각해볼 수 있다고 썼습니다.

  1. 바이러스가 자연스럽게 실험실에서 유출돼 퍼졌을 경우: 가장 개연성이 높으며, 이 경우에도 화난 수산물 도매시장에서 바이러스가 처음 시작된 것은 아니다.
  2. 과학자들은 잘못 없고, 안전 수칙 준수에 문제가 있었을 경우: 바이러스를 가지고 임상 시험이나 백신 관련 연구를 할 수는 있는데, 이 바이러스를 보관하는 과정에서 사고가 나 바이러스가 유출됐을 수 있다.
  3. 과학자들도, 안전 수칙도 모두 지켜지지 않았을 경우: 중국 측이 생물 무기를 개발하고 있었는데, 이 바이러스가 사고로 유출됐을 수 있다.
  4. 최악의 경우 중국 측이 일부러 바이러스를 유포했을 수도 있다. 개연성은 매우 낮지만, 확실한 조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섣불리 배제해선 안 되는 시나리오다.

그러면서 카튼 의원은 다시 한번 자신이 음모론을 제기하는 것이 아니라, 확실한 증거를 들어 검증해야 할 다양한 가설을 제시하는 거라고 강조했습니다.

 

과학계의 반응

2월 19일: 랜싯에 과학자 27명이 성명서를 발표했습니다.

압도적으로 많은 과학자들과 이들이 수행한 연구들이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자연에서 발생했다고 결론짓고 있다. 이 바이러스가 자연에서 발생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음모론을 강력히 규탄한다.

시민환경연합(EcoHealth Alliance)의 피터 다스착 회장이 성명서 초안을 쓰고 과학자들을 모았는데, 시민환경연합은 미국 정부에서 받은 지원금 일부를 우한 바이러스 연구소에 후원하기도 했습니다. 이후 성명서에 서명한 과학자 가운데 세 명은 실험실에서 사고로 바이러스가 유출됐을 수 있다는 주장도 검증해볼 만하다며, 의견을 바꿨습니다.

3월 11일: 사이언티픽 아메리칸이 우한 바이러스 연구소에서 박쥐의 코로나바이러스 연구를 총괄한 바이러스학자 스정리 박사를 소개한 기사를 썼습니다. 스 박사는 16년간 박쥐의 코로나바이러스 연구에 천착해 “중국의 배트우먼”이란 별명으로 불리기도 합니다. 스 박사는 사이언티픽 아메리칸에 “개인적으로 이런 일이 중국 한 가운데 우한에서 일어날 거라고는 전혀 생각해본 적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또 “지금 빠르게 번지는 전염병이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거라면 바이러스가 우리 실험실에서 잘못돼서 유출된 건 아닌지” 심히 걱정했다고 말했습니다. 사이언티픽 아메리칸 기사에 따르면 바이러스가 보고된 뒤 스 박사는 며칠 밤을 꼬박 새워가며 지난 몇 년간 했던 실험과 연구 과정을 일일이 검토했습니다. 혹시나 실험 대상이었던 바이러스나 실험 도구 등을 잘못 처리한 경우가 없는지 살펴본 겁니다.

“과거 기록들을 샅샅이 뒤져봤는데 우리가 연구 목적으로 채취한 박쥐의 바이러스 샘플과 우한시에서 보고된 바이러스의 염기서열이 일치하는 것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우리로선 정말 다행이었죠. 며칠을 잠 한 숨 못 잤는데 그제서야 피곤이 몰려오더라고요.”

3월 17일: 학술지 네이처 약학(Nature Medicine)에 권위 있는 과학자들의 분석이 실렸습니다.

지금까지 확인된 사실을 종합하면 SARSCoV-2는 고의로 만들어낸 바이러스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다만 지금 단계에서 바이러스의 기원을 어디라고 특정하거나 반대로 어디는 바이러스의 기원이 아님을 증명하기는 불가능하다. 우리는 최적화된 수용체결합 영역과 다염기 분할 지점을 포함해 확인할 수 있는 모든 SARS-CoV-2 바이러스의 형질을 검토했다. 이를 자연에 존재하는 코로나바이러스와 비교했을 때 우리는 바이러스의 기원을 실험실로 보기는 어렵다는 잠정적인 결론에 이르렀다.

 

정보 기관의 가세

3월 27일: 미국 국방정보국(DIA)이 코로나바이러스의 기원에 관한 정보 분석을 업데이트했습니다. 여기엔 코로나바이러스가 “안전 지침을 제대로 지키지 않은 실험실에서 사고로 유출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4월 2일: 데이비드 이그네이셔스의 워싱턴포스트 칼럼 중.

전문가들은 박쥐에 있던 바이러스가 인간으로 옮았을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보고 있다. 아마도 위생 상태가 열악한 시장에서 바이러스가 퍼졌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과학자들은 여전히 우한에 있는 실험실에서 사고로 바이러스가 유출됐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이 연구소에는 연구 목적으로 치사율이 높은 박쥐의 바이러스를 보관해 왔다.

4월 14일: 조시 로긴이 워싱턴포스트에 쓴 칼럼에 따르면, 2018년에 미국 국무부 관계자들이 우한 바이러스 연구소를 방문한 뒤 워싱턴에 두 차례 보고를 올렸습니다. 보고서는 우한 연구소가 박쥐에서 채취한 코로나바이러스로 안전 사항도 잘 지키지 않은 채 대단히 위험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미국 정부 안에서도 나중에 우한 연구소를 코로나19 바이러스의 기원으로 지목할지 말지를 두고 논쟁이 벌어졌습니다. 우한 연구소를 지목해야 한다고 주장한 측은 국무부 내부 보고서를 이유로 들었지만, 여기에도 결정적인 증거가 담겨있진 않았습니다.

4월 22일: 바이오기술 사업가인 유리 데이진이 미디엄에 이른바 기능획득(gain-of-function) 연구에 관한 긴 글을 썼습니다. 우한 바이러스 연구소에서도 기능획득 연구가 진행됐는데, 데이진은 “기술적인 관점에서 보면 오늘날 바이러스학을 연구하는 사람이라면 그런 염기서열을 어렵지 않게 만들어낼 수 있다”고 썼습니다. 그는 이어 “다른 주장에 관한 상황도 다시 한번 언급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즉 바이러스가 자연적으로 생겨나 사람에게 옮은 거라는 이른바 자연 기원설도 아직 강력한 증거가 없기는 마찬가지”라고 덧붙였습니다.

4월 24일: 백악관의 계속된 압박에 미국 국립보건원(National Institute of Health)은 시민환경연합에 보내던 지원금을 끊었습니다. 시민환경연합은 우한 바이러스 연구소의 박쥐 코로나바이러스 연구를 후원하던 단체입니다.

4월 30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들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바이러스가) 실험실에서 비롯됐다는 이론이 있었죠. 사실 여러 이론이 굉장히 많아요. 그렇지만 아무튼 우리쪽 사람들이 여러 이론을 아주 강력히 들여다보고 있어요.”

4월 30일: 미국 정보기관을 총괄하는 국가정보기관장이 이례적으로 성명을 냈습니다.

정보 기관이 파악한 내용도 과학자들이 널리 합의한 분석과 일치한다. 즉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인위적으로 유전자를 조작해 만들지 않았다는 것이다. 우리는 계속해서 새 정보를 모으고 분석해나갈 것이다. 그래서 이번 전염병이 감염된 동물과 인간의 접촉에서 비롯된 건지, 아니면 우한에 있는 연구소에서 일어난 사고에서 시작된 건지 밝혀내기 위해 노력하겠다.

5월 3일: 마이크 폼페오 국무장관 ABC 뉴스와의 인터뷰.

[바이러스가 우한 바이러스 연구소에서 시작됐다는 걸] 입증할 수 있는 증거는 차고 넘칩니다. 우리는 중국이 과거에도 전 세계를 강타한 전염병의 발원지였던 적이 있고, 또 실험실을 운영하는 안전 지침도 기준에 모자라는 부분이 많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중국의 실험실에서 일어난 사고 때문에 전 세계가 바이러스의 위험에 노출된 것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걸 분명히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5월 18일: 더 시커(The Seeker)라는 가명을 쓰는 트위터 이용자가 중국 운남성 모장이라는 곳에 있는 광산에서 있던 사고를 언급했습니다. 2012년 이 곳에서 일하던 광부 다수가 바이러스성 폐렴에 걸려 사망했습니다.

6월 4일: 원자과학자 게시판에 밀튼 레이튼버그가 글을 썼습니다. 레이튼버그는 실험실 안전에 관한 역사와 우한 바이러스 연구소에서 진행한 연구를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실험실에서 사고로 유출됐을 수 있다는 가정을 쉽게 묵살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현재 우리 앞에 있는 가설은 크게 두 가지다. 먼저 바이러스가 자연 상태에서 생겨났다는 가설로 대부분 바이러스 연구자가 이 가설을 지지하고 있다. 다른 가설은 우한에 있는 실험실 두 군데에서 박쥐 코로나바이러스를 연구하던 연구원 가운데 누군가 실수로 바이러스에 감염됐고, 바이러스가 그 연구원을 통해 인간에게 전염되기에 이르렀다는 가설이다. 중요한 건 두 가설 모두 추론과 추측에 기반을 두고 있을 뿐 확실한 증거가 없다는 점이다.

 

새로운 증거들

7월 4일: 타임스오브런던이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일으킨 바이러스의 염기 서열과 2012년 문을 닫은 중국의 구리 광산에서 발견된 바이러스의 염기 서열이 96% 일치한다고 보도했습니다. 당시 중국 서남부에 있는 광산에선 박쥐 배설물을 제거하는 작업을 한 광부 가운데 6명이 폐렴에 걸렸고, 이 가운데 3명이 숨졌습니다. 바이러스는 2013년에 채취해 우한 바이러스 연구소에 보관해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7월 28일: 클린턴 행정부 시절 국가안보 담당관을 지낸 제이미 멧젤이 월스트리트저널에 쓴 칼럼에서 중국 정부에 바이러스의 기원을 철저히 조사하고 투명하게 공개하라고 촉구했습니다.

치사율이 높은 박쥐 코로나바이러스가 처음 발발한 곳이 중국 내에서 유일하게 가장 높은 4단계 보안 등급을 받은 바이러스 연구소 지척이었다. 게다가 이 연구소에서 지금 많은 이들이 고통받고 있는 코로나19 바이러스와 무척 유사한 바이러스를 연구하고 있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사람들은 누구나 우한 바이러스 연구소에서 코로나19가 시작됐을지 모른다고 합리적으로 의심할 만하다. 지금 중국 정부는 우한 바이러스 연구소는 물론 관계 기관 전체를 개방하고 과학자들에게 생물학 연구를 위해 쓰인 표본, 연구소의 실험 기록을 비롯한 관련 자료를 완전히 공개해야 한다. 이를 토대로 종합적인 조사가 철저히 이뤄져야만 이번 바이러스의 기원을 제대로 밝힐 수 있을 것이다. 만약 중국 정부가 이를 거부한다면 스스로 팬데믹을 일으킨 주범이라는 것을 자인하는 셈이다.

7월 31일: 사이언스 매거진이 우한 바이러스 연구소의 스정리 박사를 인터뷰했습니다. 스 박사는 연구소 내에서 바이러스가 감염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지금까지 우리 연구소에서는 연구원과 학생 모두 단 한 번도 (연구 중인) 바이러스에 감염된 적이 없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SARS-CoV-2 바이러스가 우리 연구소에서 유출됐다는 거짓말을 멈추지 않고 있습니다. 그로 인해 우리 연구원들이 쌓아온 학문적 업적은 물론 일상생활까지 막대한 피해를 봤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에게 정식으로 사과해야 할 것입니다.

스 박사는 인터뷰 중에 코로나바이러스와 관련한 몇몇 연구는 가장 높은 4단계 보안이 아니라 2단계 보안 등급을 받고 진행됐다고 인정했습니다.

11월 2일: 스탠포드대학교의 미생물학자 데이비드 렐만이 미국 국립 과학원회보(PNAS)에 글을 썼습니다.

코로나19 바이러스와 관련한 여러 ‘기원설’이 있는데, 하나같이 핵심 요인들이 빠져 있다. 즉 바이러스가 발발하기 전에 어떤 진화와 변이를 거듭했는지, 가장 최근의 바이러스 형질은 정확히 어떠한지에 관한 설명이 부족하거나 아예 없다. 심지어 가장 놀라운 건 바이러스가 어디서 기원했다는 주장에 그래서 처음으로 그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이 어디서 어떻게 어떤 경위로 바이러스에 감염됐는지도 아무도 모른다.

11월 17일: 로사나 세그레토와 유리 데이진이 함께 쓴 논문이 발표됐습니다. 논문은 자연 기원설을 반박하는 논리를 전개했습니다.

SARS-CoV-2 바이러스의 유전자 구조를 분석하면 (우한의) 연구소 기원설을 쉽게 기각할 수 없다. 자연 기원설을 따를 경우 바이러스를 인간에게 직접 혹은 간접적으로 옮긴 숙주가 무엇이었는지도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코로나바이러스의 주요 특징 가운데 몇 가지는 유전자의 특정 부위에서 돌연변이를 일으키는 기술 등 인간이 인위적으로 개입한 결과일 수 있다. SARS-CoV-2 바이러스가 자연 상태에서 혹은 동물의 세포 간 결합을 통해 거의 동시에 몇몇 특징을 갖춘 바이러스로 변이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래서 우리는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바이러스라고 보는 시각이 근거 없는 음모론으로 비난받아서는 안 된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2월에 랜싯에 실린 과학자 27명의 성명서를 염두에 둔 선언이었습니다.

11월 17일: 스정리 박사를 비롯한 우한 바이러스 연구소의 연구원들이 앞서 2월에 네이처에 실은 보고서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데이터를 추가로 게재했습니다. 연구원들은 여기서 2012년에 광산을 청소하던 광부들이 극심한 호흡기 질환을 호소하며 아팠던 원인이 RaTG13 바이러스로 밝혀졌다고 확인했습니다. RaTG13 바이러스는 박쥐에게서 발견되는 코로나바이러스로 코로나19 바이러스와 유사한 바이러스로 알려졌습니다.

2021년 1월 4일: 니콜슨 베이커가 뉴욕 매거진에 장문의 글을 썼습니다. 베이커는 코로나19 바이러스의 기원을 둘러싼 수많은 주장, 논문, 기사를 검토한 결과 바이러스가 실험실에서 유출돼 퍼지기 시작했다는 주장은 앞서 알려진 것보다 훨씬 더 설득력이 있다고 결론내렸습니다.

1월 15일: 트럼프 행정부 임기가 닷새 남은 가운데 국무부가 우한 바이러스 연구소에 관한 진실 목록을 정리해 공개했습니다. 주요 내용을 추리면 다음과 같습니다.

여러 정황과 정보 기관의 보고를 종합했을 때 미국 정부는 2019년 가을에 우한 바이러스 연구소의 연구원 몇 명이 아팠다고 보고 있다. 이는 모두 알다시피 코로나19 첫 번째 사례가 보고되기 전의 일이다. 당시 연구원들은 계절 독감 증상을 보였는데, 나중에 알려진 코로나19 증상과도 일치했다. … 우한 바이러스 연구소는 키메라 바이러스를 가공하기 위해 기능획득 연구를 진행한 적이 있다. 그러나 우한 바이러스 연구소는 RaTG13 바이러스를 비롯해 코로나19 바이러스와 매우 흡사한 바이러스들을 연구한 기록을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고 있다. RaTG13 바이러스는 2013년 윈난성에서 사스와 비슷한 증상을 호소했던 광부들에게서 채취한 것이다.

1월 20일: 조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했습니다.

2월 9일: 세계보건기구(WHO)와 중국 정부가 공동 성명을 냅니다.

실험실에서 사고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유출돼 팬데믹으로 이어졌다는 주장은 근거가 매우 희박한 주장이다.

2월 11일: 테드로스 거브레예수스 WHO 사무총장은 여전히 실험실 유출 가설을 폐기해선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몇몇 가설은 새로운 증거가 나오면서 폐기했지만, 여전히 남는 질문이 있습니다. 지금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더 많은 연구와 조사를 수행해야 할 때입니다.

2월 19일: 백악관의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이 WHO의 성명을 우려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냈습니다.

미국 정부는 코로나19 초기에 진행한 조사나 연구들이 어떻게 이뤄졌는지에 관해 여전히 깊은 우려를 지울 수 없다. 이런 연구는 당연히 독립성이 보장돼야 한다. 즉 과학자와 전문가가 증거를 모으고 연구하는 과정에서 중국 정부가 개입하거나 그 어떤 압력을 행사해서도 안 된다. 이번 팬데믹을 더 정확히 이해하고 다음 번에 또 올지 모르는 팬데믹을 예방하기 위해서라도 중국은 코로나19 팬데믹 초기의 데이터들을 숨김없이 투명하게 공개하기 바란다.

3월 4일: 전 세계 저명한 과학자들이 WHO에 공개 서한을 보냈습니다. 과학자들은 코로나19 바이러스의 기원과 관련한 기존의 연구에 결함이 많다며, 원점에서 다시 철저한 조사를 진행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과학자들은 성역 없는, 완전히 독립적인 조사를 위해 갖춰야 할 요건을 상세히 적었습니다. (이어 4월 7일30일에 추가로 편지를 보냈습니다.)

3월 22일: 호주 신문 더오스트레일리안 보도.

2019년 11월에 우한 바이러스 연구소에서 코로나바이러스를 연구하던 연구원 한 명이 코로나19 증상으로 입원해 치료를 받았다. 미국 정부 관계자는 이 연구원이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된 첫 번째 사례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3월 28일: CBS 시사 프로그램 식스티 미니츠(60 Minutes)가 코로나19 바이러스 기원설에 관해 여전히 풀리지 않는 의문들을 다뤘습니다. 제이미 멧젤 전 국가안보 담당관과 트럼프 행정부 후반에 국가안보 보좌관보를 지낸 맷 파팅어가 출연했습니다. 파팅어는 기밀이 해제된 문서를 인용하며 “중국 정부가 직접 바이러스 샘플을 전부 폐기하라는 명령을 내렸고, 유전자 서열을 비롯한 정보를 공유하기를 대단히 꺼려했다”고 말했습니다.

5월 5일: 뉴욕타임스에서 과학 전문기자로 일했던 니콜라스 웨이드가 원자과학자 게시판에 글을 썼습니다. 웨이드는 지금까지 확인된 증거들을 검토한 결과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실험실에서 생겨났다고 믿을 만하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특히 유전자가 격렬하게 분할돼 인간 세포에 더 쉽게 바이러스를 옮길 수 있게 변이를 일으킨 지점에 주목했습니다. 바이러스학자로 칼텍 총장을 지낸 데이비드 볼티모어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번 바이러스의 유전자 구조를 살펴보다 격렬한 분할 지점과 아르기닌 부호를 본 뒤에 아내에게 이거야 말로 바이러스의 기원을 밝혀낼 수 있는 스모킹 건이라고 말했다. 이런 특질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자연에서 발생했다는 주장을 송두리째 반박할 수 있는 아주 강력한 근거가 될 것이다.

5월 14일: 학술지 사이언스에 저명한 과학자 18명이 편지를 보냈습니다. 과학자들은 “실험실에서 바이러스가 사고로 유출됐거나 동물원성 감염증이 퍼졌다는 주장 모두 여전히 검증되지 않았다”며, 코로나19 바이러스의 기원을 원점에서 다시 조사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서명한 과학자들 가운데는 스정리 박사의 연구에 교신 저자로 참여한 바이러스학자 랄프 바릭 교수도 있었습니다.

5월 17일: 뉴욕타임스에서 과학 전문가지로 일했던 또 다른 기자 도널드 맥네일 주니어가 미디엄에 “내가 실험실 기원설을 음모론으로 일축하지 않고 오히려 믿게 된 이유”라는 제목의 글을 썼습니다. 그는 컬럼비아대학교의 이안 립킨 교수를 인용했는데, 립킨 교수는 지난 해 3월에 네이처 약학에 실린 성명에 동참했다가 최근 들어 새로운 정보를 확인한 뒤 생각을 바꿨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