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보는 조 바이든 대통령 취임식
2021년 1월 19일  |  By:   |  세계, 정치  |  No Comment

(워싱턴 포스트, Emily Davies, Justin Jouvenal, Teddy Amenabar, Matt Vis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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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당선인은 오는 20일 46대 대통령으로 취임합니다. 이번 취임식은 근래의 어떤 취임식과 비교해도 공통점을 찾기 어려운 특별한 취임식으로 기억될 것입니다.

여전히 맹위를 떨치고 있는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 때문에 행정부의 수장이 바뀌는 행사는 처음부터 규모를 줄여야 했습니다. 여기에 2주 전에 폭도들이 함부로 짓밟았던 바로 그곳에서 미국의 헌법을 수호하는 대통령직을 수행하겠다고 선서하는 만큼 신임 행정부는 강인하고 안정적인 모습을 동시에 보여야 합니다.

로버트 콘티 워싱턴 D.C. 경찰청장 대리는 주방위군(National Guard) 2만 명이 취임식 전에 워싱턴 D.C.에 배치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의사당 주변엔 이미 울타리를 둘렀고, 내무부 산하의 국립공원 관리국(NPS)은 백악관과 의사당 등 주요 정부 기관이 모여 있는 내셔널 몰(National Mall)을 거의 일주일 가까이 폐쇄했습니다. 또 다른 폭력을 저지를지 모를 이들의 접근 자체를 차단하기 위한 전례 없는 조치였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 선서를 하기 전인 20일 아침에 워싱턴 D.C.를 떠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계획대로 취임식에 참석하지 않는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앤드루 존슨 대통령 이후 152년 만에 후임자의 취임식에 불참하는 미국 대통령이 됩니다.

전통에 따라 군의 경호를 받으며 백악관에 입성하는 것과 같은 몇몇 절차는 규모를 줄여서, (또 코로나19 때문에 아마도) 군인과 대통령 사이에 거리를 두고 치러질 것으로 보입니다. 나머지 행사는 대부분 지난여름 민주당 전당대회가 그랬던 것처럼 대부분 온라인에서 비대면으로 진행됩니다. 지금까지 알려진 바를 중심으로 미리 보는 1월 20일을 그려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취임식 조직위원회가 있나?

의회 안에는 20일 취임식을 무사히 치르도록 행사를 준비하고 기획하는 취임식 조직위원회(JCCIC, Joint Congressional Committee on Inaugural Ceremonies)가 있습니다. 이번 취임식의 주제는 “민주주의를 향한 우리의 결단, 더 공고한 국가를 위한 초석(Our Determined Democracy: Forging a More Perfect Union)”입니다.

위원회의 장은 상원의 로이 블런트(Roy Blunt, 공화, 미주리) 의원이 맡고 있습니다. 위원은 총 6명인데, 블런트 위원장 외에 미치 매코널(Mitch McConnell, 공화, 켄터키) 상원 원내대표, 에이미 클로부샤르(Amy Klobuchar, 민주, 미네소타) 상원의원, 낸시 펠로시(Nancy Pelosi, 민주, 캘리포니아) 하원의장, 스테니 호이어(Steny Hoyer, 민주, 메릴랜드) 하원 원내대표, 그리고 케빈 매카시(Kevin McCarthy, 공화, 캘리포니아) 하원 원내대표로 꾸려졌습니다.

지난해 11월 30일에 정식으로 출범한 바이든 취임식 준비위원회(PIC, Presidential Inaugural Committee)는 행사를 위해 협조하고, 취임식 전반부 행사, 퍼레이드, 이후 만찬에 드는 비용을 댑니다. (올해는 만찬은 취소됐습니다.) 준비위원장은 델라웨어 주립대학교의 토니 앨런(Tony Allen) 총장이 맡고 있습니다. 앨런 총장은 바이든 당선인이 상원에 있을 때 4년 동안 바이든 의원의 특별보좌관을 맡으며 연설 원고를 쓰기도 했습니다.

 

바이든이 취임 선서하는 곳은?

의회 취임식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과 카말라 해리스 부통령 당선인은 의사당 서편 정문에서 취임 선서를 하게 됩니다. 취임식 준비위원회는 이때 바이든 대통령이 이번 행사를 위해 마련한 단상에서 취임사를 하게 된다고 전했습니다. 취임식에 참석하는 이들은 이번 선거에서 당선된 다른 당선인들 위주로 제한될 예정입니다.

바이든 당선인은 이번 취임식에선 관례대로 컨스티튜션 애비뉴를 따라 진행하던 퍼레이드를 취소하고 대부분 행사를 온라인에서 같이 볼 수 있는 비대면 방식으로 준비했다고 밝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참석 여부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 (계정이 정지되기 전) 트위터를 통해 자신은 바이든 대통령의 취임식에 가지 않을 거라고 말했습니다. 1869년에 앤드루 존슨 대통령이 자신의 후임자인 율리시스 그랜드 대통령의 취임식에 가지 않은 뒤 152년 만에 처음 있는 일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가 끝난 뒤 지금까지 대통령의 권한을 이용해 선거 결과를 뒤집어보려 애를 썼습니다. 투표 과정에서 부정이 있었다는 주장을 폈지만, 믿을 만한 근거를 대지는 못하고 그저 음모론을 되풀이하는 수준에 그쳤죠. 전통대로라면 취임식 날 아침에 퇴임하는 대통령이 자신의 후임자를 백악관에서 환대합니다. 오바마 대통령도 2017년 1월 20일 아침에 당시 당선인이었던 트럼프에게 백악관에서 차를 대접하고 취임식이 열리는 의사당으로 함께 갔습니다.

이런 장면은 올해 취임식에서는 일어나지 않게 됐습니다. 다만 물러나는 펜스 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의 취임식에 참석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 밖에 누가 취임식에 참석하나?

버락 오바마, 빌 클린턴,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은 모두 바이든 대통령의 취임식에 참석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미셸 오바마와 로라 부시 여사, 그리고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도 취임식에 옵니다.

지미 카터 전 대통령과 로즐린 카터 전 영부인은 취임식에 참석하기 어렵다고 발표했습니다. 올해 96세인 카터 전 대통령이 자신의 퇴임 후 대통령 취임식에 못 오는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애틀랜타에 있는 카터 센터의 대변인은 카터 부부가 바이든 행정부에 성공을 기원한다고 밝혔다고 전했습니다.

미국 국가는 가수 레이디 가가(Lady Gaga)가 부를 예정이며, 제니퍼 로페즈(Jennifer Lopez)도 별도로 공연할 예정입니다.

 

전통적인 행사와 만찬은?

올해 대통령 취임식의 만찬(inaugural balls)은 1949년 이후 처음으로 취소됐습니다. 역사적으로 취임식 만찬이 열렸던 월터 워싱턴 컨벤션 센터는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야전 병원으로 개조돼 쓰이고 있어 행사를 치를 수 없습니다.

바이든 취임식 준비위원장을 맡고 있는 짐 클라이번(민주, 사우스캐롤라이나) 하원의원은 바이든 대통령의 취임을 축하하는 제대로 된 행사는 7월 4일 독립기념일 때 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물론 그때쯤엔 팬데믹을 비롯한 여러 상황이 지금보다 나아졌다는 전제하에 가능한 일이겠죠.”

클라이번 의원이 CNN에 나와 한 말입니다.

 

퍼레이드는?

원래는 취임식 이후 펜실배니아 애비뉴를 따라 퍼레이드를 하는 게 전통이지만, 이번에는 이 퍼레이드도 온라인상에서 “미국 전역을 가로지르는 퍼레이드”로 대체됩니다. 민주당 전당대회 때 주별로 지명한 후보를 발표했던 것과 비슷한 형식의 버추얼 퍼레이드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어 수요일 밤에는 영화배우 톰 행크스(Tom Hanks)가 진행하는 90분 분량의 취임 축하 프로그램이 방송됩니다. 존 본 조비(Jon Bon Jovi), 존 레전드(John Legend), 데미 로바토(Demi Lovato), 저스틴 팀버레이크(Justin Timberlake), 앤트 클레먼스(Ant Clemons)가 축하 공연을 할 프로그램은 ABC, CBS, CNN, NBC, MSNBC에서 동부 시각 8시 30분(한국시각 목요일 아침 10시 30분)부터 동시에 중계됩니다. 또한, 유튜브와 페이스북, 트위터, 트위치를 통해서도 동시에 방송됩니다.

 

일반 시민도 취임식에 갈 수 있나?

의회 취임식 조직위원회는 팬데믹 때문에 취임식에 참석하는 인원을 엄격히 제한하고 통제한다고 밝혔습니다. 원래는 보통 조직위원회가 의원들에게 총 20만 장의 티켓을 배포해 취임식을 축하하러 오고 싶은 이들에게 나눠주도록 합니다. 그러나 올해는 의원들도 각각 한 명씩만 데리고 올 수 있습니다. 조직위원회는 취임식에 참석하는 인원의 규모가 연두교서(State of the Union)에 오는 인원과 비슷한 수준이 될 거라고 말했습니다.

다만 행사가 끝난 뒤엔 각 의원실을 통해 취임식에 가상으로라도 참석해 지지하는 마음을 표하고 싶은 이들을 위해 일종의 입장권과 식순이 적힌 일종의 기념 티켓을 배포할 예정입니다.

워싱턴 D.C. 당국은 모든 미국인들에게 1월 20일에 수도에 오는 것을 자제해 달라고 거듭 부탁했습니다. 무리엘 바우저 워싱턴 D.C. 시장은 사람들의 워싱턴 D.C. 방문을 억제하기 위해 실내 식당과 박물관의 문을 취임식 이틀 뒤인 금요일까지 닫으라고 명령했습니다.

 

시내를 돌아다니는 것도 어려울까?

아마 그럴 겁니다. 아예 통행 자체가 금지되지는 않겠지만, 어디에 가려 하느냐에 따라 길을 돌아가야 할 일이 무척 많을 겁니다. 백악관 경호국은 워싱턴 D.C. 중심부에 통행금지 구역을 설정하고, 교통을 통제할 예정입니다. 워싱턴 D.C. 대부분이 취임식이 끝날 때까지 봉쇄될 예정이며, 내셔널 몰과 의사당 근처의 지하철역 13곳은 모두 폐쇄됩니다. 알링턴 국립묘지로 가는 다리(Arlington Memorial Bridge)와 순환도로인 록크릭 파크웨이(Rock Creek Parkway)도 폐쇄됩니다. 의사당과 링컨 메모리얼, 기차역인 유니온 스테이션, 내셔널 몰, 백악관 근처는 차량 통행이 금지되는 건 물론이고, 주차도 할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