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뉴스에 속지 않으려면 부지런해야 합니다
수요일 밤, 새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도널드 트럼프의 언론 브리핑 때 CNN 기자 짐 아코스타의 손이 백악관 인턴의 팔을 접촉하려고 하는 것처럼 보이는 동영상을 공유했습니다. 영상의 화질은 좋지 않았고, 실제 영상보다 극적으로 보이게끔 조작됐습니다; 영상에는 상황의 맥락이나 소리가 들어있지 않았으며, 특정 장면은 확대되어 느리게 보였습니다. 아코스타와 인턴의 접촉을 강조하기 위한 추가적인 프레임 역시 삽입되어 있었습니다.
영상의 의심스러운 출처에도 백악관은 해당 비디오를 공유하고 아코스타의 기자증을 취소하는 근거로 사용하기로 했습니다. 샌더스는 “(우리는) 기자가 단지 백악관 인턴의 직무를 수행하려고 하는 어린 여성을 손으로 막았다는 점을 절대로 용납하지 않을 것입니다.”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영상을 자세히 살펴본 사람들은 샌더스가 트윗에서 묘사한 그 사건이 일어나지 않았다는 결론을 내렸죠.
이는 거짓 정보가 우리의 미디어 생태계를 휘 젖은 가장 최근의 예입니다. 거짓 정보가 불쑥 나타날 뿐 아니라 타당하고 사실에 근거한 뉴스보다 몇 배나 빠르고, 넓게 퍼져나간다는 사실은 모두를 궁금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도대체 왜 사람들이 이런 싸구려 정보에 속는 걸까요?
직설적으로 말하면, 이는 사람들이 열심히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일지 모릅니다. 전문 용어로는 “개방적이고 분석적인 사고과정에 대한 사람들의 줄어든 인게이지먼트(engagement)” 라고 말합니다. 소셜미디어의 가짜뉴스에 누가, 왜 속아 넘어가는지를 연구하는 매사추세츠공과대학교 행동과학자 데이비드 랜드는 이를 단지 “정신적 게으름”이라고 표현하죠.
거짓 정보를 연구하는 학자들은 사람들이 왜 소셜미디어의 가짜뉴스에 속아 넘어가는지에 대한 두 가지 상충하는 가설을 제시했습니다. 가장 대중적인 – 기후 변화에 대한 사람들의 부정과 무관심에 대한 연구에서 지지받은 – 가정은 사람들이 본인이 가지고 있는 당파성에 의해 진실을 보지 못하고, 특정한 이데올로기에 맞는 잘못된 정보를 받아들이는데 비판적인 사고 능력을 이용한다는 것입니다. 이 가설에 따르면 가짜뉴스는 편파성을 이용해 사람들이 잘못된 정보를 더 파악하기 어렵게 만드는 피드백 루프를 만들어내죠. 즉, 사람들의 비판적 사고능력을 오히려 무기로 활용합니다.
다른 가설은 추론과 비판적 사고가 실제로 정치적 스펙트럼에 상관없이 사람들을 거짓에서 진실을 구분해내는 역할을 한다는 주장입니다. (이건 가설보다는 추론과 비판적 사고의 정의처럼 들리죠)
랜드의 최근 실험들은 두 번째 가설을 지지합니다. 올해 저널 ‘인지(Cognition)’에 출판된 연구에서 랜드와 캐나다 리자이나 대학교 심리학자인 고든 페니쿡은 겉보기에는 복잡하지 않은 질문으로 비직관적인 답변을 요구해 사람들의 분석적 추론 능력을 검사하는 인지 반응검사(Cognitive Reflection Test)를 실시했습니다. 질문의 예를 들어보죠: “배트와 볼의 가격 합계는 1.10달러입니다. 배트가 볼보다 1달러 더 비싸다고 할 때, 볼의 가격은 얼마인가요?” 그들은 해당 검사에서 높은 점수를 거둔 사람이 낮은 성적을 거둔 사람보다 거짓을 말하는 헤드라인을 덜 정확하다고 인지하고, 사실을 말하는 헤드라인과 구분한다는 점을 발견했습니다.
프리프린트 플랫폼 SSRN에 출판된 다른 연구는 사람들에게 언론사의 신뢰성의 순위를 매기게 하는 방법이 (페이스북이 올해 초 잠시 가졌던 계획이죠) 소셜 미디어에서 잘못된 정보의 순환을 줄일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죠. 연구자들은 언론사의 신뢰에 대한 당파적 차이에도 불구하고, 크라우드소싱을 통해 얻은 순위가 평판이 좋은 출처와 그렇지 않은 출처를 “훌륭하게” 구분해냈다는 점을 발견했습니다.
“실험의 결과는 매우 놀랍습니다.”라고 랜드는 말했습니다. 많은 사람처럼 그 역시 처음에는 미디어 신뢰도를 크라우드소싱으로 평가하려는 계획이 “정말 끔찍한 생각”이라고 여겼습니다. 실험 결과는 그렇지 않다는 것을 보여줬을 뿐 아니라, “더 인지적으로 발달한 사람이 (뉴스) 출처의 질이 낮고 높음을 더 잘 구분해낸다는 점”을 보여주었습니다. (제가 대부분의 사람이 스스로 인지적으로 정교화되어 있다고 생각하길 좋아하지 않는지를 물어봤을 때, 랜드는 “네”라고 답했죠. 워비곤 호수 효과는 진짜였습니다!)
‘기억과 인지 응용 연구 저널(Journal of Applied Research in Memory and Cognition)’에 출판된 그의 최근 연구는 가짜뉴스에 대한 믿음이 사람들의 분석적 사고가 줄어든 것뿐 아니라, 망상, 독단성, 종교적 근본주의와 관련되어 있다는 점을 찾아냈죠.
앞서 말한 모든 연구는 가짜뉴스에 속는 이유가 당파적 편견이 아닌 게으른 사고 때문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 솔직히 – 매우 나쁘게 들리죠. 하지만 이는 사람들의 안목을 향상할 희망이 있다는 점을 의미합니다. 사람들의 정체성과 자아와 깊게 연결된 이데올로기를 바꾸는 것은 매우 어렵죠. 이에 비해 사람들이 읽은 것에 대해 더 비판적으로 생각하게 만들기는 훨씬 쉽습니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면 그렇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저는 소셜미디어가 이를 어렵게 만든다고 생각합니다. 소셜미디어는 비이성적인 사고를 촉진하게끔 설계되어있죠.”라고 랜드는 말합니다. 앉아서 핸드폰을 멍하니 바라보며 엄지로 트위터 피드를 계속 새로고침하거나, 인스타그램을 다시 열기 위해서만 닫는 사람들은 뇌를 쓰지 않은 채로 반복적으로 소셜미디어를 훑어보죠. 푸시 알림, 자동 재생 동영상, 알고리듬으로 조정되는 뉴스 피드 같은 소셜미디어의 기본 설정은 수동적으로 콘텐츠를 소비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경향을 충족시키며, 이에 저항하기 어렵게 만듭니다. 근거 없는 말이 아닙니다; 대부분 사람은 나타났다가 빠르게 사라지는 뉴스, 비디오, 말을 비판적으로 받아들이며 소셜미디어를 이용하지 않습니다. 최근 연구가 보여주듯이 대부분 사람은 트위터와 페이스북을 – 인지적 업무에 몰두했을 때의 사고방식과 다르게 – 긴장을 풀고 이용하죠.
꼭 이렇게 되어야만 하는 것은 아닙니다. 플랫폼은 – 랜드의 표현으로는 “정확성 스탠스(stance)” 를 떠올리게 하는 배지나 상징 같은 – 시각적 단서를 이용해 사용자들이 진실에 대해 생각하게끔 만들 수 있습니다. 그는 현재 사람들이 정확성에 대해 생각할 경우 무엇을 믿고 공유해야 할지에 대한 안목이 향상되는지를 연구하는 실험을 하고 있습니다. 그는 가짜뉴스를 가짜라고 비난하기보다, 비정치적 맥락에서 사람들이 별생각 없이 진실성에 대한 관념을 떠올릴 수 있게 하며 이에 직면할 것을 제안했습니다. 씨를 뿌리는 거죠.
잘못된 정보의 흐름을 바꾸기에 이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가짜뉴스에 대한 민감성이 지적인 게으름 때문이라면 위의 제안은 좋은 시작이 될 수 있습니다. 비판적 사고의 부족은 끔찍한 상황처럼 보이지만 랜드는 이를 낙관주의의 이유로 생각합니다. “우리가 더 공통되는 기반을 갖게끔 하는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다는 사실은 저를 희망적이게 합니다.”라고 그는 말합니다.
(와이어드, Robbie Gonzale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