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성 이론과 양자 역학을 연결할 수 있는 공식
2017년 9월 5일  |  By:   |  과학  |  No Comment

오늘날 물리학계에 남아있는 가장 큰 문제는 우주를 설명하는 최고의 두 이론, 곧 상대성 이론 과 양자 역학이 각각 자신의 영역에서는 매우 정확하지만 이들을 통합하는 것은 어렵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스탠포드의 한 이론물리학자가 제안한 공식은 웜홀이라는 특이한 시공간 터널 현상으로 이 두 이론이 연결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그 식은 놀라울정도로 단순합니다. 바로, ER=EPR 이라는 식입니다.

위 수식의 양변은 수치가 아닌 이론물리학자들의 이름입니다. 좌측의 ER은 아인슈타인(E)과 나단 로젠(R)을 의미하며, 이는 그들이 1935년 발표한, 학계에서는 아인슈타인-로젠 다리라 불리는, 웜홀 현상을 의미합니다. 우측의 EPR 은 아인슈타인(E), 보리스 포돌스키(P), 나단 로젠(R)을 의미하며 역시 1935년 발표한 양자 얽힘 현상의 특별한 경우를 가리킵니다.

2013년 스탠포드의 레너드 서스킨드와 프린스턴 고등과학원의 후안 말다세나는 이 두 현상이 사실상 같은 것일 수 있음을 의미하는 논문을 발표했습니다. 이는 지금까지 누구도, 심지어 아인슈타인 본인조차도 생각하지 못했던 가설입니다. 서스킨드는 최근 이 가설이 사실이라면 그 의미가 무엇인지에 대한 논의를 시작했습니다.

그 전에 일단 이 수식을 자세히 살펴봅시다. 첫 항이 가리키는 것은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론에 의하면 우주의 두 공간을 터널처럼 연결하는 웜홀이 존재할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이론적으로는, 웜홀의 한 쪽으로 빨려들어간 물질은 설사 반대편 웜홀이 우주의 다른 끝에 위치해 있다 하더라도 거의 동시에 그 반대편 웜홀에 나타날 수 있습니다.

특히, 웜홀은 그저 우주의 두 장소만을 연결하는 것이 아닙니다. 웜홀의 두 끝은 우주의 다른 시간 또한 연결할 수 있습니다. 칼 세이건은 이를 “당신은 어떤 다른 공간, 어떤 다른 시간에 나타날 수 있습니다”라 말했습니다.

한편, 양자 얽힘은 두 입자가 매우 긴밀하게 연결되며 사실상 그 존재를 ‘공유’하는 관계를 말합니다. 이는 한 입자에게 일어나는 일이 곧 바로 다른 입자에게, 설사 그 다른 입자가 수십 광년이 떨어져 있더라도 즉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자 이제 이 두 가지 현상을 연결해봅시다.

서스킨드는 새로운 논문에서 가상의 앨리스와 밥이 양자적으로 얽힌 입자들 여러 쌍을 한 쪽은 앨리스가 한 쪽은 밥이 나눠가진 후, 가상의 초음속 비행기를 타고 우주의 반대쪽으로 날아간다고 가정합니다. 이들은 충분히 멀리 떨어진 후, 각각 자신이 가진 입자를 매우 큰 힘으로 뭉치게 만들어 각각의 블랙홀로 만듭니다.

서스킨드는 이 경우 이 우주 양 끝의 두 블랙홀은 얽히게 되며, 그 사이는 거대한 웜홀로 연결된것고 같다고 주장합니다.

“만약 ER=EPR 이 맞다면, 이 두 블랙홀을 연결하는 웜홀은 양자 얽힘 현상인 동시에 웜홀의 기하학으로도 기술될 수 있습니다.” 과학 편집자인 톰 지그프리드가 사이언스 뉴스에 한 말입니다.

“더 놀라운 사실은 어쩌면 서로 양자적으로 얽힌 입자들 하나하나가 일종의 양자 웜홀로 연결되어 있을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웜홀은 시공간이 일그러진 결과이며 아인슈타인의 중력 방정식으로 기술됩니다. 이 입자들은 또한 양자 얽힘으로 표현될 수 있기 때문에 이 현상은 중력과 양자역학을 연결하는 다리가 될 수 있습니다.”

서스킨드의 주장은 참일까요? 그는 자신의 주장을 사람들이 자유롭게 반박할 수 있도록 물리학자들이 논문을 출판에 앞서 미리 올리는 아카이브(arXiv.org)에 올렸습니다.

한편, 지그프리드는 이 분야를 연구하는 이가 서스킨드만은 아니라고 말합니다. 2016년 초, 칼텍의 물리학자들은 양자 상태의 변화가 시공간 기하학의 곡률과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보이는 가설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이들 중 한 명인 션 M. 캐럴은 자신들의 가설을 설명하는 블로그 글을 통해 이 경우 에너지와 시공간 곡률의 관계에 대해 아인슈타인의 일반 상대론으로 가장 자연스러운 설명을 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우리 주장은 가장 극적인 형태일때, 에너지와 운동량에 의한 시공간의 곡률인 중력이 양자역학을 통해 어렵지 않게, 아니 거의 자동으로 유도되며, 적어도 아주 자연스럽게 이를 유도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ER=EPR 공식이 정말 참인지를 알기 위해서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것입니다. 하지만 적어도 이 주장은 흥미로운 생각이며 서스킨드는 적어도 어떤 진실이 여기에 숨어있다고 생각합니다.

“나는 ER=EPR이 만약 사실이라면, 이것이 매우 큰 발견이라는 점이 명백하게 보입니다. 또한 양자역학의 기초와 해석에도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그는 또 이렇게 덧붙였습니다. “양자역학과 중력이 우리가 (적어도 내가) 지금까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긴밀한 관계를 가지는 것입니다.”

(사이언스 얼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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