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지금까지 소금에 대해 알고 있던 모든 것이 잘못되었다
2017년 5월 12일  |  By:   |  과학  |  4 Comments

지난 200여 년 동안 의사들이 배운 소금의 역할은 간단합니다.

바로 신체는 소금으로 혈압을 유지하고 신경 신호를 전달하는 등의 다양한 용도로 사용하며, 또한 혈중 나트륨 농도를 유지하는 것이 우리 몸에 매우 중요하다는 점입니다.

이 때문에 우리는 소금(염화나트륨)을 과도하게 섭취하면 갈증을 느끼게 되고 물을 마시며, 혈중 나트륨 농도를 충분할 때까지 낮춥니다. 그리고 과다 섭취한 소금과 물을 소변으로 내보내게 됩니다.

이 설명은 매우 직관적이고 단순합니다. 하지만 이 설명이 완전히 틀렸다는 연구가 발표되었습니다.

우주여행을 대비한 격리훈련 중인 러시아 우주인들을 대상으로 이루어진 이번 연구는 소금을 더 많이 먹을 때 우리는 물을 오히려 덜 먹게 되며, 허기를 더 느끼게 된다는 사실을 보였습니다. 쥐를 대상으로 한 후속 실험에서 소금을 더 먹은 쥐들은 에너지를 보충하기 위해 25%의 음식을 더 먹었습니다.

최근 임상연구저널(The Journal of Clinical Investigation)에 실린 두 편의 방대한 논문은 신체가 어떻게 소금을 대하는지에 관한 기존 상식을 깨는 동시에 소금 섭취가 체중 감량에도 영향을 줄지 모른다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이번 연구는 신장 전문의들에게 특히 충격입니다.

“정말 새롭고 신기한 연구입니다.” 하버드 의대의 멜라니 호에니그의 말입니다. “이 연구는 매우 세심하게 진행된 연구입니다.”

피츠버그 대학의 교수 제임스 R. 존스톤은 두 논문의 여백에 자신이 예상치 못했던 내용을 표시하며 읽었습니다. 그가 논문을 다 읽었을 때 종이에는 온통 그가 쓴 메모로 가득했습니다.

“대단한 연구입니다.” 하지만 그는 이 실험이 재현되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이번 연구는 한 집념 어린 과학자의 수십 년에 걸친 연구 결과입니다. 현재 밴더빌트 의대와 독일 에를랑겐 학제 간 임상연구소 소속인 신장 전문의 젠스 티체 박사입니다.

1991년, 베를린 의대생이었던 그는 극한 환경에서의 인체 생리에 관한 수업을 들었습니다. 그를 가르친 이는 유럽 우주 계획과 공동 연구를 하고 있었고, 고립된 공간에서 28일 동안 지내는 우주인들에게서 얻은 데이터를 학생들에게 보여주었습니다.

그 훈련의 목적은 물론 우주인들이 고립된 상황에서 서로 잘 지낼 수 있는지를 보는 것이었지만, 과학자들은 또한 우주인의 소변을 통해 다른 생리적 특성을 조사했습니다.

티체 박사는 그들의 데이터에서 이해할 수 없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바로 그들의 소변량이 7일을 주기로 오르락내리락한 것입니다. 이는 의대에서 배운 그의 상식과 맞지 않는 결과였습니다.

1994년 러시아 우주 프로그램이 우주 정거장 미르를 위해 135일의 격리 훈련 계획을 결정하자 티체는 러시아에서 선원들의 소변 패턴과 소금의 관계를 연구하게 되었습니다.

이 연구에서도 놀라운 결과가 나타났습니다. 바로 우주인의 신체 나트륨양에 28일의 주기가 나타났고, 이 주기와 그들의 소변량 사이에는 아무런 관계가 없던 것입니다. 또한, 나트륨양의 주기는 소변량의 주기보다 더욱 뚜렷했습니다.

나트륨양은 소변량과 함께 증가하고 감소해야 했습니다. 비록 그 연구에서 우주인들의 소금 섭취량이 정확하게 측정되지 않은 문제는 있었지만, 티체 박사는 인체의 소금 저장과 수분 섭취 사이에 무언가 다른 사실이 존재한다고 확신하게 되었습니다.

그것은 지금까지 우리가 배운 소금과 수분 섭취 사이의 관계가 완전히 틀린 것이라는 사실입니다.

2006년 러시아 우주 프로그램은 새로운 훈련 계획 두 건을 발표합니다. 하나는 105일, 다른 하나는 520일간 진행되는 훈련이었습니다. 티체 박사에게는 자신의 가설을 검증할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짧은 훈련에서 우주인들은 각각 28일 동안 하루 12g, 9g, 6g의 소금을 섭취했습니다. 더 긴 훈련에서는 남은 날 동안 계속 12g을 먹었습니다.

우주인들 역시 다른 보통 사람들처럼 소금을 좋아했습니다. 이제 슈투트가르트에서 자동차 정비를 하는 33세의 독일인 올리버 크니켈은 12g이 든 음식들도 자기 입에는 간이 좀 부족했다고 기억합니다.

소금이 6g으로 줄었을 때는 딱 잘라서 “맛이 없었죠.”라고 말했습니다.

진짜 놀라운 결과는 티체 박사가 우주인의 소변 내 나트륨양과 소변량, 그리고 혈중 나트륨양을 측정했을 때 나타났습니다.

소변량의 알 수 없는 주기는 계속 관찰되었습니다. 하지만 다른 값들은 교과서에 쓰여 있는 것과 같았습니다. 우주인이 소금을 더 먹었을 때 소변에 더 많은 소금이 나왔고, 소변량은 증가했지만, 혈중 나트륨은 일정했습니다.

“하지만 우주인들의 수분 섭취량을 확인하고 우리는 모두 깜짝 놀랐습니다.”

그들은 소금을 더 많이 먹었을 때, 물을 더 먹기보다는 오히려 물을 덜 마셨습니다. 그럼 그들의 소변은 도대체 어디서 온 것일까요?

“이를 설명할 수 있는 방법은 한 가지밖에 없습니다. 바로 소금이 많이 들어오면 신체가 스스로 물을 만들어낸다는 것이죠.”

또 다른 사실은 우주인들은 소금이 많이 든 음식을 먹는 동안 계속 배고파했다는 점입니다. 그러나 그들에게 주어진 음식의 양은 각자의 체중에 맞게 일정했습니다. 하지만 소금이 적게 든 음식을 먹었을 때 우주인들은 허기를 느끼지 않았습니다.

소변 검사를 통해 또 다른 사실이 한 가지 밝혀졌습니다. 우주인들은 소금을 많이 먹을 때 신진대사와 면역을 강화하는 당질코르티코이드 호르몬을 더 많이 만들어냈습니다.

이런 여러 사실을 확인해보고자 티체 박사는 생쥐를 대상으로 실험을 시작했습니다. 생쥐 역시 소금을 더 먹었을 때 물을 덜 마셨습니다. 그리고 그는 그 이유를 알아냈습니다.

생쥐는 꼭 물을 마시지 않더라도 필요한 물을 부족함 없이 구할 수 있었습니다. 바로 늘어난 당질코르티코이드 호르몬이 몸의 지방과 근육을 분해해 신체에 필요한 물을 스스로 만들어낸 것입니다.

티체 박사는 이 과정에 에너지가 필요하며, 그래서 생쥐가 고염식을 먹을 때는 25% 정도 음식을 더 먹는다는 점도 발견했습니다. 당질코르티코이드 호르몬은 또한 소변량의 신비한 주기에 영향을 주는 이유로 추정됩니다.

과학자들은 굶주린 신체가 자신의 지방과 근육을 스스로 태운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고염식에서 같은 현상이 일어난다는 것은 완전히 새로운 발견입니다.

티체의 연구에 관한 논평을 쓴 하버드 의대의 신장병 학자인 마크 제이델은 낙타에게도 이런 현상이 관찰된다고 썼습니다. 낙타는 사막을 지나는 동안 등에 있는 혹의 지방을 분해해 물을 얻습니다.

이번 연구에서 확인할 수 있는 여러 사실 가운데 하나는 소금이 어쩌면 체중 감소에 영향을 미칠지 모른다는 사실입니다. 일반적으로 과학자들은 고염식이 수분 섭취를 늘려 체중 증가로 이어진다고 생각해 왔습니다.

하지만 고염식은 세포 분해를 촉진하고, 에너지 소모를 늘리기도 합니다.

그러나 티체 박사는 체중 감량을 위해 소금을 다량 섭취하는 것은 권하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그의 연구가 옳다면 소금을 더 먹으면 결국 더 쉽게 허기가 집니다. 따라서 음식을 더 먹지 않겠다는 확신이 들 때만 가능한 일이 되는 것입니다.

티체 박사는 또한, 당질코르티코이드 호르몬이 골다공증, 근육감소, 제2 당뇨병, 그리고 다른 신진대사 문제와 관련이 있다고 말합니다.

그럼 갈증은 어떻게 된 걸까요? 짠 음식을 먹으면 목이 마르다는 사실은 누구나 알고 있습니다. 어떻게 고염식이 수분 섭취를 줄이는 것일까요?

제이델은 사람이나 동물이 고염식에 물을 원하는 이유는 입안의 신경이 짠맛을 느꼈을 때 물을 원하게 하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이런 종류의 “갈증”은 신체의 실제 수분 요구량과는 무관하다는 것입니다.

전문가들은 이번 발견에서 다양한 질문을 계속 생각해내고 있습니다.

“이번 발견은 염화나트륨이 우리 몸에서 어떻게 작용하는지 우리가 전혀 알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호에니그 박사의 말입니다.

“어쩌면 압력과 입자의 움직임으로 설명할 수 있는 유체 역학보다 더 복잡하고 까다로운 작용이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고염식이 어떤 이에게는 혈압을 올린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 말합니다.

단지, “왜 고염식이 나쁜지 우리는 지금껏 잘못된 이유를 지적해 왔던 것이지요.”

(뉴욕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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