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로토포비아(gelotophobia): 웃음을 두려워하는 병
2017년 5월 8일  |  By:   |  과학  |  No Comment

유머는 면역력을 높이고 업무를 부드럽게 만들며 수명 까지 늘여주는 만병통치약으로 여겨집니다. 하지만 어떤 이들에게는 웃음이 그저 웃어넘길 수 없는 일입니다.

젤로토포비아(gelotophobia)는 단순한 농담 조차 두려워하며, 남들의 웃음거리가 되는 것에 공포감을 느끼는 증상입니다. “이들은 친구들의 웃음이 자신을 놀리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들에게 모든 웃음은 나쁜 웃음입니다.” 2000년대 중반 이 증상을 처음 밝힌 취리히 대학의 심리학자 윌리발드 루흐의 말입니다. 루흐는 자신이 관찰한 한 사람을 이렇게 묘사합니다. “그는 버스에서 제일 뒷 자리가 비어 있지 않으면 그 다음 버스를 기다렸습니다. 누군가가 자신의 뒤에서 웃는 것을 참을 수 없었던거죠.”

다른 모든 공포 장애처럼, 젤로토포비아에도 가벼운 증상에서 심각한 증상까지 다양한 종류의 증상이 있습니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 환자들은 다음과 같은 질문지를 읽고 스스로를 평가합니다. 그 중에는 “나는 비웃음을 당한 뒤에 다시 회복하는데 아주 긴 시간이 걸립니다”와 “내 주변에서 누군가가 웃으면 나는 의심이 들기 시작합니다”같은 문항도 있습니다. 전세계 다양한 국가에서 행해진 연구들은 이 증상을 가진 이들이 인구의 1.6%에서 13%에 이른다는 것을 보였습니다. “우리는 덴마크나 네덜란드와 같이 보다 평등한 나라에서 이 수치가 낮아지며, 아시아 몇몇 국가들처럼 명예가 중요하며 수치심이 사회를 통제하는 요소인 나라에서 매우 높아진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젤로토포비아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는 이제 막 연구되기 시작했습니다. 사회 분위기 뿐 아니라 부모의 양육 역시 한 가지 원인입니다. 100개의 가정을 조사한 연구에서, 아이에게 보다 쉽게 벌을 내리는 집에서 아이는 웃음을 두려워할 가능성이 높았습니다. 젤로토포비아가 따돌림 피해자에게 자주 발견된다는 것을 보인 연구도 있습니다. 2012년 한 연구는 젤로토포비아를 가진 이들 중 36%가 사회 불안 장애(social anxiety)에도 해당된다는 것을 보였습니다.

뇌영상을 이용한 연구는 이들이 다른 이들과는 유머를 다르게 해석한다는 것을 보였습니다. 2016년 뇌파를 이용한 한 연구는 이들이 웃음 소리나 화난 외침을 들었을 때 다른 이들보다 전두엽과 후두 피질 사이의 연결이 더 활발하게 반응했음을 보였습니다. 이 연구의 주저자인 오스트리아 그라츠 대학의 심리학자 일로나 파푸섹은 이 연결이 “이들이 웃음의 사악한 측면에 더 민감하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말합니다.

2016년 발표된 또다른 연구는 젤로토포비아에 걸린 이들이 조크를 들었을 때 보상회로가 덜 활성화된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그 이유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적어도 뇌에서 웃음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한다는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하지만 다행인것은 다른 공포 장애를 치료하는 것과 같은 방법으로 이 젤로토포비아를 치료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젤로토포비아를 치료하러온 사람을 웃으며 맞이한 치료사가 자신의 웃음이 그에 대한 비웃음이 아님을 먼저 잘 이해시켜야겠지요.

(사이언티픽 아메리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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