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과 수학 분야에 주어진 총상금 300여억 원의 브레이크쓰루 상
2016년 12월 13일  |  By:   |  과학  |  No Comment

지난 3일 일요일 저녁, 과학 분야에서 가장 상금 규모가 큰 2천5백만 달러(약 300억 원)의 브레이크쓰루 상이 약 1천 명의 물리학자, 생명과학자, 수학자에게 수여되었습니다.

올해에는 유전학과 세포생물학 분야의 분자 생물학자 5명이 각각 300만 달러(약 35억 원)를, 한 명의 수학자가 300만 달러를, 그리고 세 명의 끈 물리학자가 300만 달러를, 마지막으로 LIGO 중력파 검출기와 관련된 물리학자 1,015명이 300만 달러를 나누어 가졌습니다. 또한, 신진 연구자를 위한 상금 10만 달러의 “뉴 호라이즌”상 6개가 10명의 연구자에게 주어졌으며, 과학 동영상 대회에서 우승한 두 명의 고등학생에게 각각 40만 달러가 주어졌습니다.

브레이크쓰루 재단은 구글의 세르게이 브린, 23andMe의 앤 워즈츠키, 알리바바의 잭 마와 그의 부인 캐시 장, 인터넷 사업가인 유리 밀너와 그의 부인 줄리아 밀너, 페이스북의 마크 주커버그와 그의 부인 프리실라 챈이 설립한 재단입니다.

브레이크쓰루 상의 처음 시작은 유리 밀너가 2012년, 물리학자들은 록스타만큼 돈을 벌어야 하며 인기를 끌어야 한다는 말과 함께 이론 물리학자 9명에게 300만 달러씩을 전달한 일이었습니다. 매년 기부자들이 늘어났고, 이제 생명과학자와 수학자에게도 이 상이 주어지게 되었습니다. 그해의 수상자는 이전 해의 수상자들이 결정합니다.

지난 몇 년간, 시상식은 NASA 아메스 연구소에서 아카데미 시상식처럼 여러 할리우드 스타와 함께 거행되었습니다. 올해는 모건 프리먼, 알리샤 키즈, 제레미 아이언스 등이 참석했습니다.

 

기초물리학

올해는 물리학 분야에 두 개의 상이 수여되었습니다.

지난 5월, 브레이크쓰루 재단의 설립자인 유리 밀너는 지난해 블랙홀 충돌에서 중력파를 감지해 낸 LIGO(고급레이저간섭계중력파관측소) 실험에 300만 달러의 특별상을 수여했습니다. 이 금액 중 1/3은 실험을 이끈 로널드 W.P. 드레버, 킵 S. 쏜, 레이너 웨이스에게 돌아갔습니다. 나머지는 1,012명의 과학자에게 나누어졌습니다.

정기적인 브레이크쓰루 상은 블랙홀과 우주를 모두 설명하는 만물의 이론이지만, 아직 증명되지 않았다는 비판을 받는 끈이론에 중대한 기여를 한 세 명의 과학자에게 돌아갔습니다. 그들은 하버드 대학의 앤드류 스트로밍거, 쿰룸 바파와 UC 산타바바라 카블리 이론 물리 연구소의 조셉 폴친스키입니다.

끈이론은 모든 자연의 힘과 입자가 아주 작은 끈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말합니다. 1995년, 폴친스키는 이 이론이 막(membrane)의 줄임말인 “브레인(brane)”이라 불리는 2차원 이상의 대상을 또한 포함하고 있음을 보였습니다. 브레인은 마치 수조 속에 떠 있는 나뭇잎처럼 고차원의 우주에 섬처럼 존재하며 고차원 상에서 서로 충돌하고 상호작용할 수 있으며, 이 이론은 우주론에 새로운 분야를 만들었습니다.

1996년, 스트로밍거와 바파는 끈이론을 이용해 블랙홀의 정보량과 엔트로피를 계산하는 쾌거를 이룩했습니다. 그들의 결과는 스티븐 호킹이 근사적인 계산으로 예측했던 블랙홀의 복사에너지와 폭발을 확인하는 것이었습니다.

 

수학

지난 40년 동안 프린스턴 고등과학원의 수학자 장 부르갱은 다양한 수학 분야에서 가장 어려운 문제들에 도전하며 매년 평균적으로 10편의 논문을 발표했습니다.

최근 그의 작업 중에는 빛이나 전자기파와 같은 파장에 적용되는, 피타고라스 정리의 극히 추상적인 일반화를 다룬 “디커플링 문제”가 있습니다. 피타고라스가 직각으로 만나는 두 짧은 변의 길이와 대변의 길이 사이의 관계를 보인 것처럼 부르갱과 인디애나 대학의 치프리안 디메터는 증명한 디커플링 정리는 중첩된 두 파장 사이의 관계를 알려줍니다.

 

생명 과학

올해 60세인 스티븐 J. 엘르지는 하버드 의대 브리검 여성병원의 유전학 교수이자 하워드 휴즈 의학 연구소 연구원입니다. 그는 “세포가 어떻게 자신의 DNA가 손상되었음을 감지하고 이에 반응하는지, 그리고 이를 암의 치료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는지”를 보인 공로로 브레이크쓰루 상을 받았습니다.

엘르지는 DNA는 언제나 손상될 위험에 처해 있지만, 또한 자신의 상태를 파악하고 이를 보수할 수 있는 방어기제를 지니고 있다고 말합니다. 그는 이를 화학적 지능이라고 표현합니다.

그는 다양한 분야를 연구했습니다. 2015년 그와 그의 연구팀은 피 한 방울만으로 그 사람이 지금까지 감염된 거의 모든 바이러스를 확인할 수 있는 테스트를 개발했습니다. 과학자들은 그 테스트가 질병의 전염 패턴을 파악해 바이러스와 인체의 면역 시스템이 어떻게 만성 질환과 암에 영향을 주는지 밝힐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지난해, 엘르지는 미국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래스커 상을 받았습니다.

해리 F. 놀러는 리보솜들의 구조와 이들의 작용에 있어 RNA의 중요성을 파악하는 연구를 해 왔습니다. 리보솜은 세포 안에서 단백질을 조립하는 공장과 같습니다. 리보솜들은 고무끈과 스프링이 엮여 있는 형태를 띠고 있습니다. 이 구조를 해석함으로써 과학자들은 유전자가 어떻게 실제로 단백질을 만들어내는지를 더 잘 이해할 수 있습니다.

놀러는 UC 산타크루즈 RNA 분자생물학 연구소의 소장이자 생화학자입니다. 그와 그의 동료들은 X-레이 결정학을 통해 리보솜의 분자구조를 보여주는 영상을 처음으로 얻었습니다. 그는 또한 리보솜이 화학반응을 활성화시키는 RNA 분자의 하나인 리보자임이라는 사실을 밝히는 데에도 도움을 주었습니다. 이 경우, 리보자임은 아미노산을 엮어 단백질을 만듭니다.

스탠포드 대학의 생물학 교수이자 하워드 휴즈 의학 연구소의 연구원인 롤랜드 너스는 1982년 최초의 Wnt 유전자를 발견하는 데 공헌했습니다. 이 유전자는 배아 및 줄기세포의 발달과 뼈의 성장, 암의 진행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거대 Wnt 신호 전달 경로의 일부입니다. Wnt 신호 전달 경로는 모든 동물에게서 발견되며, 쥐의 유방암 발병과 초파리의 발생에서도 발견될 정도입니다. 이들 분자는 생명체의 성장에 영향을 준다는 점에서 이 전달경로의 중요성은 더욱 강조되고 있습니다.

베일러 의대의 신경학 교수이자 하워드 휴즈 의학 연구소의 연구원이며 텍사스 아동병원 잔앤드댄 던칸 신경학 연구소 소장인 후다 조그비는 신경퇴행성 질환인 스피노세레벨라 실조증의 원인인 SCA1 유전자의 변이를 발견했습니다. 이 병은 사람들이 자신의 손, 발을 쓰지 못하게 하며 말을 하지 못하게 만듭니다. 미국에만 15만 명의 환자가 이 병으로 고생하고 있습니다. 아직 이 병의 치료법은 존재하지 않으며, 이들은 죽음에 이를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이 병의 원인을 이해함으로써 어쩌면 우리는 이 병의 진행을 막을 수 있을지 모릅니다. 조그비는 이 싸움을 위한 가장 기본적인 무기를 발견한 것입니다.

조그비는 또 다른 신경퇴행성 질환인 레트 신드롬의 원인을 발견했습니다. 레트 신드롬은 어린 소녀에게 주로 나타나며, 종종 사망에 이르게 합니다. 미국에서 매년 1,000명 미만의 환자가 발생합니다. 그녀의 연구팀은 16년 동안 이 질병을 연구해왔으며, 마침내 이 병의 원인이 MECP2 유전자에 발생한 변이 때문임을 발견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조그비는 이 유전자가 다른 신경퇴행성 질환들의 원인이기도 하다는 사실을 발견했으며, 그 질환들에 대한 치료법을 찾는 연구 역시 시작될 것입니다.

일본 동경 공업대학 혁신 연구소의 명예교수이자 세포 생물학자인 요시노리 오수미는 90년대 효모에 관한 연구를 통해 지금은 자가포식(autophagy)으로 알려진, 세포가 자신을 재활용하는 과정을 연구했습니다.

세포 내의 세포기관, 단백질, 그리고 다른 분자들은 끊임없이 손상을 입으며, 세포 분열 과정에서 손상의 정도는 더욱 크게 나타납니다. 만약 피해가 너무 심해질 경우 그 기관은 독성을 띄거나 세포를 죽이게 됩니다. 자가포식은 또한 세포가 영양소를 섭취하지 못했을 때 자신을 다시 연료로 사용하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자가포식 중에는 세포는 오토파고솜이라는 쓰레기를 모으는 쓰레기통을 세포 내에 만듭니다. 오토파고솜은 이중 막으로 덮여 쓰레기를 보관합니다. 효소를 가지고 있는 라이소솜이라는 세포기관이 다시 이들을 분해합니다.

과학자들은 자가포식 과정이 잘 작동하지 않을 때 제2형 당뇨병이나 특정한 암, 그리고 알츠하이머와 파킨슨병이 발생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노화에도 이 과정이 영향을 미칠 것으로 생각합니다.

올해 오수미는 이 세포의 자가포식 과정을 밝힌 공로로 노벨 의학상을 받기도 했습니다.

 

뉴 호라이즌 상

300만 달러의 본상 이외에도 10만 달러가 주어지는 뉴 호라이즌 상이 있습니다. 6개의 상 중 셋은 물리학자들에게, 셋은 수학자들에게 돌아갔습니다. 물리학상을 받은 이들은 캐나다 온타리오 페리메터 이론 물리 연구소의 아시미나 아르바니타키, 스탠포드의 피터 그람, UC 버클리의 서짓 라헨드란이 상 하나를 나누었고, 프린스턴의 시몬 지옴비, 하버드의 시 인(Xi Yin)이 다른 상을, 그리고 프린스턴의 프란스 프레토리우스가 나머지 상을 받았습니다.

수학 분야에서는 콜럼비아 대학의 모하메드 아부자이드, 제네바 대학의 휴고 두미닐-코핀, 그리고 오레곤 대학의 벤자민 엘리아스와 교토 대학의 지오르디 윌리엄슨이 상을 받았습니다.

(뉴욕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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