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는 첫 100일 동안 무얼 할까
옮긴이: 트럼프 당선인은 공화당 전국위원장이던 라인스 프리버스를 비서실장에, 극우 언론 브레이트바트 뉴스를 이끌어 온 스티브 배넌을 백악관 전략 수석으로 임명하는 등 인선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후보였을 때보다 전반적으로 누그러진 모습이 보이기도 하지만, 그가 실제로 대통령이 되면 뭐가 어떻게 바뀔지 많은 것이 여전히 베일에 싸여 있습니다. 특히 이번 미국 대선은 구체적인 공약을 앞세워 토론을 벌이며 유권자에게 호소했던 선거가 아니기 때문에 트럼프가 어떤 대통령이 될지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습니다. 이런 가운데 NPR이 10월 말 트럼프가 유세에서 말한 내용을 바탕으로 그의 취임 후 첫 100일을 예상했습니다. 트럼프가 어디까지 약속한 바를 실천에 옮길지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운 일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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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를 보름가량 앞둔 지난달 말 트럼프는 남북전쟁 격전지 가운데 하나이자 링컨 대통령이 명연설을 남겼던 펜실베니아 주 게티즈버그에서 진행된 유세에서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처음 백일 동안 국정을 어떻게 꾸려나갈지 청사진을 제시했습니다.
트럼프 캠프는 당시 언론에 공약과도 같은 해당 청사진을 문서로 정리해 배포했습니다. 청사진을 세 가지로 요약하면 첫째, 국회의원 임기를 제한하는 방안을 비롯해 워싱턴의 구태 정치를 청산하겠다는 것, 둘째, 미국인 노동자를 보호하겠다는 것, 그리고 마지막으로 법치(rule of law)를 되살리겠다는 것이었습니다. 트럼프는 또한 의회와 협력해 오바마케어를 폐기하고 멕시코와 맞대고 있는 남쪽 국경에 실제로 장벽을 짓는 법안, 이 밖에 기간시설 투자 확충, 군 기지 재건, 학교 선택 재량 확대 등 관련 법안을 통과시키겠다는 계획도 밝혔습니다.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트럼프 당선인에 대해 축하를 전하면서도 의원의 임기 제한 발언은 현실성이 없다며 일축했고, 기간시설 투자 문제도 우선순위에는 해당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캠프가 내놓았던 공약과 청사진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다음은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기(Make America Great Again) 위해 제가 대통령에 당선된 뒤 첫 백 일간의 계획입니다. 이는 저 자신과 미국 유권자들 사이의 약속이기도 합니다. 무엇보다 정직성과 책임성을 되살리고 워싱턴의 낡은 정치를 개혁하는 게 시급하다는 점을 먼저 강조하고 싶습니다.
제가 대통령이 되면 첫날 워싱턴 정가를 어지럽히는 이익집단들과 그로 인해 만연한 부패를 청산하기 위해 다음 여섯 가지 조치를 취할 것입니다.
- 상하 양원 모두 임기 제한을 두는 헌법 수정안 발의
- 모든 연방정부 공무원 채용 중지해 비대한 정부 규모부터 줄이기 (군, 치안, 공중보건 분야 제외)
- 새로 규제를 만들려면 기존의 (낡은) 규제 두 개를 철폐해야만 입안되도록 원칙 제정
- 백악관과 의회 출신은 향후 5년간 로비스트로 일할 수 없도록 요건 강화
- 백악관에서 일한 경력이 있는 사람은 누구도 외국 정부를 위해 일하는 로비스트 될 수 없도록 하는 법안 발의
- 외국 로비스트들이 미국 선거에 쓰이는 돈을 모으지 못하도록 금지
미국 노동자들을 보호하는 것이 제게 주어진 대단히 중요한 임무 가운데 하나일 겁니다. 이를 위해서는 다음 일곱 가지 조치를 취할 것입니다.
- 북미 자유무역협정 나프타(NAFTA) 전면 재협상 혹은 탈퇴
- 환태평양 경제동반자 협정(TPP) 철회
- 미국 재무부가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
- 미국 상무부와 무역대표부가 현재 미국이 맺고 있는 무역 협정 전체를 꼼꼼히 검토해 미국 노동자들에게 손해를 끼치는 규정이나 조항은 미국 국내법과 국제법을 동원해 반드시 폐기하거나 고쳐낼 것
- 미국의 부존자원 적극 개발. 셰일가스, 석유, 천연가스, 깨끗한 석탄 등 개발 통해 50조 달러 규모의 일자리 창출 및 경제 진작에 나설 것. 이를 가로막는 규제 철폐.
- 키스톤 파이프라인 프로젝트 비롯한 각종 에너지 관련 기간시설 투자 계획 촉진. 오바마-클린턴이 만들어 낸 불필요한 관련 규제 철폐.
- 유엔 기후변화 협약에 따라 미국이 내기로 한 부담금 취소하고 그 돈을 미국 내 수자원 관리 및 환경 보호에 투자
마지막으로 (지난 정권에서 무너진) 법치를 되살리기 위해 제가 취할 조치는 다음 다섯 가지입니다.
- 오바마 대통령이 내린 행정 조치, 대통령령, 정책 교서 중에 위헌 소지가 있는 건 모두 철폐
- 미국 헌법을 수호할 수 있는 인물로 고 스칼리아 대법관의 후임 임명 (잠재적인 대법관 후보 20인으로 압축해 놓았음)
- 불법 이민자라는 이유만으로 체포되거나 기소되고 추방당하지 않는 불법이민자 보호 도시(Sanctuary Cities)에 배정된 모든 연방정부 기금 지급 중지
- 200만 넘는 불법 이민자 즉각 추방. 원래 이들의 출생국가에서 이들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해당 국가와 미국 비자 협정 말소 검토
- 테러리스트들이 장악하고 있는 지역에 살던 사람의 이민 금지. 이민 신청하는 모든 사람에게 철저한 고강도 신원조사 실시
저는 또한, 의회와 협력해 다음 법안들을 추진해 나갈 계획입니다.
- 중산층 감세 및 납세 절차 간소화를 법으로 명시하겠습니다. 무역 협정 개혁, 규제 완화, 에너지 산업 규제 철폐 등과 맞물려 실행할 경우 연 경제성장률 4%를 달성하고 일자리 2,500만 개가 새로 생겨날 것입니다. 가장 큰 혜택을 보는 건 중산층 가정입니다. 현재 자녀가 2명인 중산층 가족 기준으로 내야 하는 세금이 35% 줄어듭니다. 세금 과표구간도 현재 7개에서 3개로 간소화하고 납세 방식도 훨씬 간단해질 겁니다. 법인세는 현행 35%에서 15%로 낮아집니다. (주로 세금 때문에) 다른 나라에 머무는 회사의 자금을 미국으로 다시 들여올 경우 10%의 세금만 부과할 것입니다.
- 다른 나라로 일자리가 빠져나가는 큰 이유 중 하나였던 아웃소싱 관련법(Offshoring Act)을 즉각 폐기하겠습니다. 미국인 노동자들을 해고하고 값싼 다른 나라 노동력을 통해 물건을 생산하려는 회사들에는 그에 따르는 관세를 올려 미국인 일자리와 경제를 지킬 것입니다.
- 미국 에너지·기간시설 확충 법안을 추진하겠습니다. 공공부문과 민간부문의 파트너십을 장려하여 민간 투자에는 세제 혜택을 주고 향후 10년간 1조 달러의 기간시설 투자를 유치할 것입니다.
- 학교 선택권을 늘리고 교육 기회를 확충하겠습니다. 교육 관련 기금을 활용해 학부모가 공립, 사립, 특성화 고등학교를 비롯해 자녀를 원하는 학교에 보낼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습니다. 모든 학교에 부여한 필수 과목을 없애고 직업, 기술 교육을 지원해 2년제, 4년제 대학 등록금을 낮추겠습니다.
- 오바마케어를 폐지하고 더 나은 건강보험 관련 법안으로 대체하겠습니다. 주별로 저소득층 의료보장 제도인 메디케이드 운영에 필요한 자금을 운용할 수 있도록 하고 개인은 원하는 건강보험에 가입할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현재 식품의약국(FDA)의 관료주의 또한 개선되어야 합니다. 현재 식품의약국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약품만 4천여 개에 이릅니다. 특히 생명을 살리는 데 필요한 약품 같은 경우 시험, 승인 절차를 개혁해 승인 기간을 줄이도록 할 것입니다.
- 육아와 노인 보조에 드는 비용을 세금에서 공제할 수 있도록 법을 바꾸겠습니다. 고용주가 육아 시설이나 양로 시설을 운영하고 지원하면 그에 대한 세제 혜택을 주겠습니다. 저소득층에 지원하는 비용 액수만큼 정부도 지원하겠습니다.
- 불법 이민에 종지부를 찍겠습니다. 남쪽 국경을 따라 장벽을 세운 뒤 멕시코 정부가 장벽을 짓는 데 드는 비용을 부담하도록 할 것입니다. 추방되었다가 미국에 다시 불법으로 돌아오는 불법 이민자들은 체포될 경우 최소 2년 징역형에 처하고, 다시 붙잡힌 불법 이민자의 범죄 사실이 입증된 경우 최소 5년 징역형에 처하도록 하겠습니다. 비자가 만료된 뒤에도 미국에 남아 일하는 편법을 적발해 줄여 더 많은 일자리를 미국인에게 제공하겠습니다.
- 공동체의 치안을 다시 바로 세우겠습니다. 마약 범죄, 강력 범죄 등을 전담하는 태스크포스를 만들고 경찰의 역량을 강화할 것입니다. 연방 정부의 사법기관 인력을 확충하고 폭력조직을 뿌리 뽑겠습니다.
- 국가안보법(National Security Act) 부활. 방위비를 늘리고 전역한 군인의 의료 및 사회복지 지원을 확충하며 사이버 공격으로부터 핵심 시설을 지킬 수 있도록 투자를 늘려 방어 역량을 강화할 것입니다. 이민을 받아들이는 절차를 강화해 미국의 가치를 존중하고 지지하는 사람들만 미국에 올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 워싱턴 부패척결법을 제정하겠습니다. 특수 이익 집단이 정치와 정책 결정 과정 전반에 영향을 끼치는 관행을 타파할 것입니다.
(NP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