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루함의 과학
2016년 10월 24일  |  By:   |  과학  |  No Comment

지루함은 흥분이나 공포처럼 흔한 감정이지만, 아직 과학자들은 무엇이 사람들을 지루하게 만드는지를 잘 이해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최근, 화성 여행을 대비해 우주인들이 겪을 고립된 상황을 실험한 HI-SEAS 프로젝트를 통해 하와이 마누아 로아 화산에서 1년 간의 고립을 경험한 여섯 명의 과학자들은 그들이 가장 견디기 어려웠던 일이 지루함라고 말했습니다.

워털루 대학의 인지과학자 제임스 댄커트는  “비록 우리가 지루함을 최근까지도 충분히 연구하지 못했지만, 인간의 감정은 환경과 상호작용한 결과라는 점에서 이를 연구할 가치가 있다”고 말합니다.

언제 우리가 지루해지는 지는 쉽게 떠올릴 수 있습니다. 운전면허 시험장에서 기다릴 때, 단조로운 강의를 들을 때, 교통 체증 때문에 움직이지 못할 때 우리는 지루함을 느낍니다. 그러나 지루함을 제대로 정의하는 것은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닙니다.

교육적인 목적으로 이루어진 지루함에 대한 연구들을 모은 2012년의 종합 연구는 지루함을 객관적 원인인 신경 흥분신호의 결핍, 그리고 외부자극의 부재로 인한 불만, 좌절, 무관심이라는 주관적 정신적 상태의 조합이라고 이야기 했습니다.

한 가지 대부분의 사람들이 동의하는 것은 지루함이 불쾌한 감정이라는 것입니다. “적극적인 불만족 상태라는 것이지요.” 이런 점에서 지루함은 무감각(apathy)과는 다릅니다. 지루한 사람들은 자신의 지루함을 끝내고자 하는 욕구를 가지고 있습니다.

지루함은 또한 절망(hopelessness)이나 우울증(depression)과도 구별됩니다. 지루함은 절망에 비해 “지금의 불만족스러운 상황에 막혀 있는 느낌은 있지만, 그 상황에서 빠져나갈 수 없다든지, 미래에도 흥미로운 일은 생기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은 포함되어 있지 않습니다.” 텍사스 주립대의 발달교육학자인 테일러 에이치가 이메일 인터뷰에서 한 말입니다.

또한 지루함과 우울증은 불쾌한 저각성(low-arousal) 상태라는 점에서 비슷하지만, 우울증은 자신에 대한 생각이 주가 되는 부정적 감정이 포함된 반면, 지루함은 외부 세계의 자극이 부족해 일어난 부정적 감정이라는 점에서 다릅니다.

어떤 사람들이 더 자주 지루할까요?

몇몇 연구들은 사람마다 지루해하는 정도가 다르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2012년 한 연구는 한 사람의 심리학적 특징들이 그가 얼마나 지루함에 민감한지를 알려주며 특히 ADHD와 같은 주의력 관련 질환이 있는 이들이 더 쉽게 지루해한다는 것을 보였습니다. 또한 자극에 대해 과하게 반응하거나 덜 반응하는 이들, 그리고 어떤 활동이 자신의 지루함을 없앨 수 있는지를 스스로 표현하지 못하는 이들이 더 쉽게 지루해했습니다.

댄커트는 청소년기가 끝나는 약 22세 정도의 청년들이 십대 후반의 청소년보다 덜 지루해진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그는 이 사실이 어쩌면 보다 일반적인 지루함의 원인을 말해준다고 생각합니다. “22세에는 전두엽이 성숙의 마지막 단계에 이릅니다.” 따라서 자기 통제(self-control)와 자기 조절(self-regulation)에 더 능숙하게 됩니다.

그는 또한 외상성 뇌손상(TBI)을 입은 이들이 더 쉽게 지루해하며, 이는 그들의 회복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말합니다. 이 또한 전두엽의 영향일 수 있습니다.

지루함이 가진 장점

지루함을 피하는 데 있어 가장 핵심적인 요소는 자기 통제입니다. “강한 자기 통제력을 가진 사람들은 지루함을 덜 겪습니다.”

최근 연구들은 지루함이 창조성을 증가시킨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댄커트는 자신의 연구에서, 오직 강한 자기 통제력을 가진 사람들만이 지루함을 창조성으로 승화시켰다고 이야기합니다.

아직은 왜 인간이 지루함을 느끼게 되었는지를 말해주는 진화적으로 깔끔한 설명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이 사실이 지루함이 우리에게 어떤 이득을 주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지루함은 우리에게 무언가 다른 행동을 하게 만듭니다. 즉,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제대로 되고 있지 않다는 것을 알려줍니다.” 댄커트는 이 주장이 지루함의 가치를 이야기한 루이스빌 대학의 철학자 안드레아스 엘피도루의 주장이라고 말합니다.

지루함을 멈추는 법

아직 지루함과 싸우는 법은 충분히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그러나 어떤 특성이 그 일을 지루하게 만드는 지에 대한 몇 가지 힌트가 있습니다. “우리는 자신이 일시적으로 무가치한 행동을 하고 있거나 또는 그런 상황에 빠졌다고 느낄 때 지루함을 느끼게 됩니다.” 에이치의 말입니다.

무가치한 일이란 즐겁지 않고, 흥미를 유발하지 않으며, 너무 쉽거나 혹은 너무 어려우며, 또는 자신에게 별로 중요하지 않다고 느껴지는 일을 말합니다.

싫증나는 일 때문에 지루해지는 것을 막는 한 가지 방법은 이를 다르게 생각하는 것입니다. “이 일의 잠재적인 유용성이나 관련성, 의미 등을 생각함으로써 그 일에 가치를 부여할 수 있습니다.” 이는 에이치의 말입니다. 한편, 댄커트는 실험적 증거는 없지만 명상이 지루함을 막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스마트폰이 지루함을 해결하는 바람직한 방법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스마트폰으로 잠깐의 지루함은 없앨 수 있지만, 그 정도는 크지 않습니다. 댄커트는 오늘날 스마트폰의 시대에 우리가 느끼는 지루함이 결코 이전 세대가 느끼던 지루함보다 줄어들지 않았다고 말합니다.

왜 지루함이 중요할까요

에이치와 댄커트는 우리가 지루함에 대해 더 잘 알 필요가 있다고 말합니다. 지루함은 낮은 학업성적, 높은 중퇴율, 업무상의 실수, 우울증, 불안, 삶의 목적에 대한 회의 등과 연관됩니다.

설사 다수의 사람들에게 지루함이 이 정도의 영향을 끼치지는 않는다 할지라도, 지루함은 우리의 삶에서 큰 영향을 차지하며, 특히 우리가 일터에서나 교실에서 종종 졸음을 느낄 때 더욱 그렇습니다. “지루함을 연구함으로써 우리는 교육 프로그램과 업무 환경 등을 어떻게 디자인해야 할지 알 수 있으며 또한 개인은 더 나은 일상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라이브 사이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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