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의 수자원 인프라 개선은 성평등과 밀접한 연관이 있습니다
2016년 6월 7일  |  By:   |  건강, 세계  |  1 comment

인구의 75% 이상이 먹는 물과 생활용수를 구하기 위해 먼 거리를 이동해야 하는 사하라 이남 지역에는 심각한 성 불평등 사례가 존재합니다. 최근 발표된 조지워싱턴대학교와 고려대학교의 공동 연구에 따르면 이 지역의 물 긷기라는 힘든 노동에 압도적인 비율로 여성과 여아들이 종사하고 있습니다.

연구 대상이 된 사하라 이남의 24개국 전역에서 물 긷기에 종사하는 사람은 주로 성인 여성인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나이지리아에서는 290만 명의 여성들이 물을 길어오는 데 하루 30분 이상을 쓰고 있고, 에티오피아에서는 무려 470만 명의 여성이 같은 노동에 종사하고 있습니다. 나이지리아나 에티오피아보다 인구가 적은 국가에서도 물을 길어오는 사람의 대다수(80% 이상)가 여성이었습니다.

물을 길어오기 위해 매일 먼 거리를 이동해야 하는 여성들은 신체적인 스트레스, 질병, 성폭행 등 다양한 위험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이들이 사용하는 용기는 주로 40~55파운드 들이로, 성인 남성에 비해 힘이 약한 여성과 여자 어린이에게는 피로와 고통을 줄 수 있는 무게입니다.

연구는 또한 물 긷기의 성 불평등이 여성의 교육과 고용 기회의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따라서 아프리카 지역의 수자원 인프라 개선은 단순히 위생 수준과 생활을 개선할 뿐 아니라 여성들의 경제적 지위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유니세프의 물, 생활 위생 및 개인위생 책임자인 산제이 위제세케라(Sanjay Wijesekera)는 물 긷기라는 노동이 건강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도 문제지만, 얼마나 시간을 잡아먹는 노동인가도 중요한 문제라며 연구 결과에 공감을 표했습니다. 학교에 가거나, 직업을 갖거나, 자녀를 돌보는 등 다른 생산적인 활동을 할 수 있는 시간을 앗아간다는 점에서, 물 긷기에 종사하는 여성은 물론 아이들에게까지 평생에 걸쳐 영향을 주는 문제라는 것이죠.

이번 연구를 주도한 조지워싱턴대의 제이 그러햄(Jay Graham)은 물 긷기 연구에 성 불평등이라는 요소를 고려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물 긷기라는 노동을 다룬 기존 연구들은 이 문제의 젠더성을 반영하지 않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햄은 말라위의 경우를 예로 들면서, 말라위는 수자원 상황이 크게 개선된 성공 사례로 꼽히지만 내륙 지역의 작은 마을에서 누가 물을 길어오는가를 살피면 큰 변화가 없다고 설명합니다. 공공 보건이 놓치고 있는 부분이라는 것이죠.

여아들이 힘든 노동에 종사하고 있기 때문에, 학교에 지각하거나 피곤한 상태로 수업을 듣게 된다. 가난한 가정에서 아이들, 특히 여자아이들이 학업을 마치지 못하는 이유 가운데 결정적인 것은 이들이 가정에서의 노동에 동원되기 때문이다.

유니세프 보고서의 지적입니다. 탄자니아에서는 물 긷기에 소요되는 시간이 30분에서 15분 아래로 떨어지자 출석률이 12% 증가한 사례도 있었습니다. 아프리카에서 어린이들이 이런저런 집안일을 거드는 것은 드문 일이 아닙니다. 그러나 남아프리카에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물을 긷는 일은 어린이들의 노동 시간 중 69~90%를 차지할 만큼, 물 긷기는 삶의 큰 부분입니다. 그만큼 물 길어오는 데 드는 시간을 줄일 수 있다면 삶도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뜻입니다.

“물 긷기라는 노동에 간접적인 영향을 받는 교육 문제는 공중 보건의 개선이라는 문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이런 문제를 다룰 때 성 불평등 문제를 인식해야 개선도 할 수 있습니다. 사람들이 물을 긷는 데 쓰는 시간을 줄이고 싶다고만 할 게 아니라 이 사안에 깃들어있는 성 불평등 문제도 함께 보아야 합니다… 성 불평등 문제의 해결은 더 많은 사람에게 양성평등 문제를 인식하고 관심을 갖게 하는 데 달렸습니다. 그리고 이는 거대한 운동이죠. 이 지역이 발전하려면, 양성평등을 받아들여야 할 것입니다.” 제이 그러햄의 설명입니다. (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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