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은 정말 정치적으로 우경화되었나? (2)
그리스
1980년에 설립된 네오파시스트 정당 황금새벽당은 2012년 처음 18석을 차지해 원내 정당으로 발돋움 하면서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습니다. 당시 선거는 그리스 채무 위기가 불거지면서 유럽의 채권국이 강력한 긴축 정책을 요구하던 가운데 치러져 전 세계의 이목이 더욱 집중됐습니다.
유럽 회의(Council of Europe)의 인권위원장은 2013년 황금새벽당을 가리켜 “폭력적인 네오나치 정당”이라며 극단적인 반이민주의, 러시아와의 군사조약 체결, 유로화가 우리의 삶을 파괴했다는 주장 등을 내세우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2013년 9월 그리스 검찰은 황금새벽당 당수인 니코스 미할로리아코스(Nikos Michaloliakos)를 비롯한 현역 의원들과 당 지도부 10여 명을 조직적인 범죄를 지원한 혐의로 체포했습니다.
지난해 9월 또다시 18석을 얻은 황금새벽당은 그동안 그리스에도 불어닥친 난민 위기에 비교적 조용했지만, 최근 당원들이 그리스 내 난민 캠프 앞에서 벌어진 이민자 반대 시위에 모습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당 지도부에 대한 재판이 계속되는 가운데 보석으로 풀려난 지도부는 “그리스의 이슬람화”를 막기 위한 전국적인 규모의 시위를 대대적으로 조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프랑스
국민전선(Front National)은 반이민, 반유럽연합을 대표하는 포퓰리즘 정당입니다. 자유무역, 서비스의 이동보다 국가 경제를 보호해야 한다는 주장, 정부가 이민자에게 제공하는 의료보험 등의 혜택을 축소하고 이민자를 받아들이는 조건을 훨씬 더 까다롭게 해야 한다는 주장이 국민전선의 핵심 표어에 해당합니다.
1972년 나치 부역자와 나치 괴뢰 정권인 비시 정권에 찬동했던 이들이 모여 설립한 국민전선은 현재 2011년 아버지로 장마리 르펜(Jean-Marie Le Pen)으로부터 당수직을 물려받은 마린 르펜(Marine Le Pen)이 이끌고 있습니다.
마린 르펜은 홀로코스트를 부정하거나 인종 간 혐오를 부추겨 비난을 받던 아버지의 과오를 답습하지 않고 상대적으로 부드러운 전국 정당 이미지를 심으려 노력해 왔습니다.
지난해 12월 지방선거 1차 투표에서 국민전선은 총 27%를 득표해 전체 득표율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지만, 결선 투표에서는 당선이 유력했던 두 곳에서마저 고배를 들어 13개 레지옹(region) 가운데 단 한 곳에서도 당선자를 배출하지 못했습니다.
현재 여론조사대로라면 마린 르펜은 2017년 대선 후보로 입후보해 무난히 결선 투표에 진출할 것으로 보입니다.
독일
독일을 위한 대안(Alternative für Deutschland)당은 3년 전 유로화에 대한 반대 운동이 불씨가 되어 결성됐습니다. 그리고 지난 3월 지방선거에서 무려 25%를 득표하며 전원합의 정치 전통을 지켜온 독일 정치권에 큰 파장을 일으켰습니다.
독일에서는 극단주의 정당의 등장을 막기 위해 전체 득표율이 5%를 넘어야 의석을 얻을 수 있는데, 독일을 위한 대안 당은 지난 2013년 총선에서 아슬아슬하게 5%를 넘지 못해 원내 진입에 실패했습니다. 하지만 현재 정당 지지율은 10~12% 정도로 이변이 없는 한 다음번 선거에서 세계 2차대전 이후 처음으로 원내에 진출하는 우파 정당이 될 것이 확실시됩니다.
극우 정당 지지율은 올해 초 쾰른에서 일어난 집단 성폭행 사건의 범인이 시리아 난민으로 밝혀지면서 급등했습니다.
“독일을 위한 대안 당이 기존 제도권 정당, 자유주의, 하나의 유럽 등 기존의 것들에 대한 반대 세력을 규합하는 하나의 구심점이 됐어요.”
독일 외교위원회의 실케 템펠(Sylke Tempel)의 말입니다.
올해 40살인 프라우케 페트리(Frauke Petry) 당수는 법을 어겨 국경을 넘어오는 모든 이들에게 국경을 지키는 대원이 발포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이슬람은 독일의 정신이 아니다”는 주장을 바탕으로 정책을 수립하고 이슬람 사원 건립에 반대하는 운동을 조직하고 있습니다. (뉴욕타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