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가 스스로 평가하는 자신의 임기 경제 성적표
2016년 5월 4일  |  By:   |  경제, 세계  |  No Comment

* 미국 오바마 대통령은 앤드루 로스 소킨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2008년 금융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기울인 임기 동안의 노력과 성과, 아쉬운 점을 솔직히 털어놓았습니다. 뉴욕타임스가 이 가운데 몇 가지 주요 사안에 대한 오바마의 견해를 직접 추렸습니다.

1. 많은 사람이 생각하는 것보다 미국 경제의 현재 상황은 괜찮다.

현재 미국의 경제 상황을 역사적으로 심각한 경제 위기에 처했던 다른 나라들의 몇 년 후와 비교해봅니다. 그러면 꽤 명확한 결론을 내릴 수 있는데요, 미국은 경제 위기를 정말 잘 극복해냈어요. 현대 역사에서 주요 경제 강국 가운데 2008년 이후 미국만큼 경제 위기를 훌륭하게 극복해낸 나라는 찾기 어렵습니다.

2. 그럼에도 오바마 대통령은 자신이 추진한 정책을 더 빨리 시행할 수 있었다면 결과적으로 더 잘할 수 있었다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한다.

2012년부터 2014년까지 3년 연속 대대적인 사회적 인프라를 구축하는 작업을 (의회의 반대로) 시작하지 못했어요. 문제는 이때가 금리도 낮았고 건설 경기는 여전히 좋지 않았던, 그래서 대대적인 인프라 확충에 나설 절호의 기회였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이때 결국 일을 추진하지 못한 대가를 지금 치르고 있는 셈이라고 생각해요. 즉, 이때 인프라 확충을 벌였으면 거기서 나타난 고용 창출 효과로 사람들의 소득이 올라가 경제적으로 붕괴했던 공동체도 살아났을 텐데, 그렇지 않았기 때문에 회복에 훨씬 더 오랜 시간이 걸리게 된 거죠.

3. 이는 두고두고 오바마 대통령에게 아쉬움으로 남았다.

상식적으로 추진했어야 할 정책 서너 가지만 추진했으면 아마 연간 경제성장률이 1~2%는 더 높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실업률도 더 빨리 낮출 수 있었을 것이고, 노동자들의 임금도 더 빨리 올릴 수 있었을 거예요. 가끔 그런 생각을 하면 아쉬움에 밤에 잠을 못 이룰 정도입니다.

4. 좌파와 진보진영은 오바마의 경기 부양책을 비판해 왔다. 오바마는 여기에 동의하지 않는다.

진보주의자들은 2011년 예산안 덕분에 잠정적인 파산을 막았고, 당시 갓 회복하기 시작한 위태위태한 경제에 무리해서 긴축 정책을 펼 생각밖에 없던 무모한 의회의 노력이 좌절됐다는 점을 잘 인정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2012년 제가 연임에 성공해서 상위 2%에게 부시 전 대통령이 시작했던 부자 감세를 끝낼 수 있던 점도 간과하곤 해요. 이 모든 게 한방에 타결된 게 아니라 단계적으로 차근차근 이뤄진 겁니다.

5. 월스트리트에서 자신을 향해 퍼붓는 비난에 대해 오바마 대통령은 무척 짜증이 난다고 말한다.

지난 몇 년간 주가지수가 6천에서 1만6천, 1만7천까지 올라갔는데도 월스트리트 사람들은 그저 나를 비난하고 욕하기 바빴어요. 경제 정책이 근본적으로 잘못됐다며 불만을 쏟아냈죠. 정말 근거 없는, 비난을 위한 비난일 뿐입니다. 월스트리트는 그저 이념적으로 제가 마음에 들지 않거나 금융시장에 부과된 높은 세금이 싫을 뿐인 거죠.

6. 오바마 대통령이 바라본 공화당 대선 후보들의 경제 정책은? 한 마디로 아무런 근거 없는 헛소리다.

지금 공화당 대선 경선 주자들이 내세우는 경제 정책을 보면, 몇 가지 논리나 기존의 경제 이론을 반박하고 부정하는 수준이 아닙니다. 한마디로 저들이 말하는 주장은 헛소리에요. 소득 최상위 계층이 내야 하는 세금을 대폭 깎아주자, 환경 규제를 담당하는 부처를 해체하자면서 그렇게 하면 경제성장률이 5~7%로 올라갈 거라는 주장을, 심지어 정부 예산까지 적자를 내지 않고 하겠다는 주장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요? 경제학의 기본만 알아도 일고의 가치도 없는 소리라는 걸 알 수 있을 헛소리인걸요.

7.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 경제의 미래가 과거에 자리를 잡은 근거 없는 믿음, 잘못된 정책을 제대로 버릴 수 있느냐에 달렸다고 본다.

대표적으로 긴축정책이나 정치 전반, 감세에 관한 잘못된 믿음을 꼽을 수 있겠네요. 또 레이건 대통령이 임기 동안 작은 정부를 지향하며 정부 적자를 줄였고, 경제 회복이 당시 진행한 어마어마한 규모의 감세 덕분이었다고 진심으로 믿는 사람들이 꽤 많습니다. 반면 금리와 통화정책이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는 전혀 모르죠. 이 문제를 정확히 짚어내 어떤 게 틀렸다, 잘못된 믿음이다는 걸 명확히 해두지 않는다면, 미국은 또다시 몇 번이고 같은 실수를 되풀이할 겁니다.

(뉴욕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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