끈기(Grit) 있는 아이로 키우는 방법
‘끈기’ 혹은 ‘근성’으로 옮길 수 있는 ‘그릿(Grit)’ 전문가 안젤라 덕워스(Angela Duckworth) 교수의 집에는 한 가지 규칙이 있습니다. 자녀들이 무언가를 그만둘 수는 있지만, 시련이 있거나 힘든 날 그만둘 수는 없습니다. 안젤라 덕워스 교수의 책 “끈기: 열정과 인내의 힘 (Grit: The Power of Passion and Perseverance)”을 읽어본 부모 가운데 중도에 쉽게 포기하는 아이를 키우겠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펜실베이니아대학교 심리학과의 덕워스 교수는 기대치 못했던 조언을 내놓습니다.
“특히 자녀가 어렸을 때 무언가를 그만두는 경험은 중요합니다. 규율이나 열심히 일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싶어 하는 부모들에게는 직관에 어긋나는 조언이죠. 하지만 관심이 가장 우선시 되어야 합니다.” 사람들이 끊임없이 노력하고 향상하며 무언가를 이루는 데 바탕이 되는 결단력과 방향성의 조합을 일컫는 개념인 ‘끈기(grit)’ 발달시킨 공로를 인정받아 2013년 맥아더 재단으로부터 ‘천재장학금’ 수상자로 선정된 덕워스 교수의 말입니다.
그녀는 아주 어린 아이는 프로젝트나 연습을 그만두는 것을 의미할지라도 무언가를 탐구하도록 허락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어린이들이 무언가를 그만두도록 하는 것이 때때로 괜찮은 이유는 끈기를 키우는 데 필요한 전 단계가 바로 열정을 발견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부모는 아이들이 어렸을 때 무언가를 시작했다가 중간에 관두는 것을 보고 좌절할 필요가 없습니다. 덕워스 교수는 말합니다. “아이들은 자신들이 관심 없는 일을 열심히 하지 않거든요.”
아이들이 자랄수록 포기하지 않고 무언가를 끝까지 해내는 것이 점점 더 중요해집니다. 덕워스 교수는 “초등학생은 어떤 일이나 활동을 몇 주 동안은 지속하는 능력을 갖춰야 합니다. 중학생의 경우는 1년 혹은 적어도 한 시즌 이상, 고등학생의 경우는 1년 이상으로 기준이 바뀌죠. 경험을 통해서 자신이 향상되는 모습을 보고, 코치나 담당 선생님이 바뀌면서 다른 것은 어떻게 바뀌는지 경험해봐야 합니다.”
하지만 나이가 든 자녀에게도 무언가를 그만두는 것이 올바른 선택일 때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어떤 스포츠를 한 시즌 이상 계속 연습하는 데는 비용이 들기 때문입니다. 즉, 다른 새로운 것을 시도할 시간이 많지 않은 것이죠. 그리고 무언가를 그만두는 이유가 좌절이나 공포, 혹은 관성 때문일 때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부모는 무언가를 그만두기에 적절한 시점이 언제인지, 아니면 어느 시점까지는 하던 것을 더 해보라고 격려하는 게 좋을지 알 수 있을까요?
덕워스 교수의 집에는 규칙이 하나 있습니다. “시련이 있거나 힘든 날에는 그만둘 수 없습니다.” 비가 올 때도 연습을 하고 선생님에게 꾸중을 들은 다음 날 다시 수업에 돌아가며 어려운 악절이 쉬워질 때까지 악기를 들고 연습을 합니다. 덕워스 교수는 자신의 책이 부모 지침서가 아니라 열심히 일하는 것과 열정, 그리고 인내가 때로는 재능보다 더 중요한 사례에 관한 탐구라고 말합니다. 동시에 특히 엄청난 재능을 타고난 운동선수가 하룻밤 새 깜짝 스타가 된 것처럼 보이는 화려한 이야기의 이면에는 재능보다도 목표를 잃지 않고 꾸준히 땀을 흘렸기에 성공할 수 있었던 그 선수의 끈기와 노력이 있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는 교훈을 다시 한번 일깨워주기도 합니다. 끈기를 기르는 일은 아이들에게만 해당하는 일이 아닙니다. 어떻게 하면 우리 모두 끈기 있는 사람이 될 수 있을지도 이 책이 던지는 질문입니다.
덕워스 교수는 말합니다. “끈기 있는 아이로 키우려면 어렵고 힘든 연습이나 일을 시키는 동시에 부모가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합니다. 아이가 힘든 일에 하나씩 도전하게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부모가 자신을 격려하고 있다는 점을 꾸준히 상기해주는 것도 중요합니다.” 그리고 부모가 끈기에 관해서 이야기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부모가 지금 직면해있거나 과거에 직면했던 도전에 관해서 이야기하고 어떻게 이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했는지 이야기하세요. 적어도 당신의 가훈은 힘들면 관두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아이들에게 말해주세요. 그리고 재미의 중요성을 절대 과소평가하지 마세요. 어린이에게는 자신이 재미를 느끼는 일을 할 수 있는 자유가 주어져야 하는데, 아이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를 알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고 무엇이 자신을 행복하게 하는지 이해하는 데도 시간이 듭니다. 덕워스 교수는 재능 있는 어린 수영 선수가 왜 조정으로 종목을 변경하고 싶어 했는지를 예로 들었습니다. “그는 야외에서 운동하고 싶어했어요.” 그녀는 이런 것이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고 잘하는지를 배우는 과정 중 하나라고 말했습니다. (뉴욕타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