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계절에 태어났느냐가 알레르기 증상에 끼치는 영향
2016년 4월 8일  |  By:   |  과학  |  No Comment

가을이나 겨울에 태어난 이들은 봄이나 여름에 태어난 이들보다 알레르기로 고생할 가능성이 더 큽니다. 아직 분명한 이유는 알려져 있지 않지만, 몇 가지 가설은 있습니다. 계절에 따라 햇빛의 세기는 바뀌며, 따라서 산모가 가진 비타민 D의 양 역시 변합니다. 알레르기의 원인인 꽃가루나 집진드기 역시 계절에 따라 바뀌며, 겨울에 감기가 더 흔한 것도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산모가 계절에 따라 먹는 야채나 과일이 바뀌는 것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차이는 모두 출생 당시의 것입니다. 즉, 왜 그 때의 차이가 성인이 될때까지 영향을 끼치는지는 아직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우리는 DNA 에 새겨지는 후성유전학 표지가 알러지와 관련이 있는지를 조사했습니다. 사람의 DNA 자체는 계절에 영향을 받지 않습니다. 그러나 어떤 유전자가 활성화되는지를 결정하는, 곧 DNA 의 표현형에 영향을 미치는 후성유전학 표지가 있습니다. 어쩌면 이 때문에 태어난 계절이 면역이나 질병에 대한 반응에 영향을 끼치는 것일 수 있습니다.

부모에게서 물려받는 DNA와 달리, 후성유전학 표지는 환경에 따라 다르게 반응합니다. 또한 그 효과 역시 매우 오래 지속됩니다.

후성유전학 각인

우리는 영국 와이트 섬의 367명을 대상으로 후성유전학 표지중의 하나인 DNA 메틸레이션을 조사했습니다. 그리고 출생한 계절에 따라 다른 후성유전학 표지가 18세가 될 때까지 남아 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이는 이 표지가 출생한 계절이 훗날 알레르기에 영향을 미치게 되는 현상의 원인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우리가 발견한 DNA 메틸레이션 차이들이 알레르기 증상과 관련이 있는지 역시 조사했습니다. 그리고 그 중 두 개의 표지가 알레르기와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태어난 계절이 키, 수명, 자녀의 수, 그리고 심장병이나 정신질환과 같은 질병과도 관련이 있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습니다. 어쩌면 이 후성유전학의 표지들이 바로 그 차이들에 대한 설명일 수 있습니다.

한편, 우리는 우리가 발견한 표지들이 언제 생겨나는 것인지를 알기 위해 네덜란드의 8세 아동 집단을 조사했고, 또한 갓 태어난 아기들 역시 조사했습니다. 그 결과, 이 표지는 8세 아동 집단에서는 발견되었지만, 갓 태어난 아기들에게서는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이는 이 후성유전학 표지가 임신 중이 아니라, 출생 후 만들어진다는 것을 암시합니다.

태어난 계절은 사람에게 영향을 미칩니다.

물론 우리의 발견이 여성에게 언제 임신을 해야하는지를 알려주려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우리 연구가 더 진행되어 출생 시기와 그에 따른 효과가 보다 분명해진다면, 그 결과는 태어날 아이들의 알레르기 증상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예를 들어, 알레르기가 산모가 쬐는 햇빛의 양과 비타민 D와 관련이 있다는 것이 밝혀진다면, 우리는 산모에게 비타민 D를 더 많이 섭취할 것을 권할 수 있습니다. 즉, 굳이 아이의 생일을 바꿀 필요는 없다는 것이지요.

이번 연구는 출생 시기가 질병에 어떻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를 처음으로 밝힌 연구입니다. 물론 우리는 어떤 자극이 어떤 결과를 낳는지는 아직 알지 못합니다. 후속 연구는 이 부분을 파헤칠 것입니다. 또한 후성유전학 표지와 질병의 관계를, 그리고 출생 환경이 다를 경우 또 어떤 효과가 나타나는지도 연구되어야 합니다.

(IF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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