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애자 여성에 비해 레즈비언의 소득이 더 높은 이유
2016년 2월 25일  |  By:   |  경제, 문화, 세계  |  No Comment

노동시장이 불공정하다는 사실은 모두가 알고 있습니다. “학력이 높은 백인 남성”이 가장 유리한 입지를 차지하고 있다면, 성별, 인종 등 어떤 조건에서건 소수자인 사람들은 어느 정도 핸디캡을 안고 있죠. 미국의 경우, 비히스패닉계 백인 남성이 1달러를 벌 때 백인 여성은 평균 78센트, 히스패닉계 여성은 평균 56센트를 법니다. 동성애자 남성도 마찬가지죠. 교육 수준이나 경력과 같은 변수를 통제하더라도, 동성애자 남성은 이성애자 남성에 비해 소득이 낮은 것으로 파악됩니다. 하지만 소수자 중 잘 나가는 집단이 있습니다. 바로 레즈비언들이죠.

자신의 성적 지향을 밝히고 조사에 응하는 사람이 많지 않기 때문에 연구에 어려운 점이 있긴 하지만, 미국, 영국, 독일, 캐나다, 네덜란드 등 여러 국가에서 비슷한 현상이 발견됩니다. 동성애자 남성은 이성애자 남성에 비해 소득이 적지만, 동성애자 여성은 이성애자 여성에 비해 돈을 더 잘 벌고 있는 것입니다. 29개 연구 결과를 종합한 결과, 동성애자 남성은 이성애자 남성보다 11%를 덜 벌지만, 동성애자 여성은 이성애자 여성에 비해 약 9% 가량의 소득 프리미엄을 누리고 있었습니다.

왜 이런 차이가 생기는지를 정확히 집어내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겠지만, 여러 학설이 등장했습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고용주들이 레즈비언에 유리한 편견을 갖고 있다는 것입니다. 레즈비언이 이성애자 여성에 비해 더 경쟁력있고 일에 전념할 것이라고 여긴다는 것이죠. 규제를 덜 받는 민간 분야에서 동성애자 남성/이성애자 남성, 동성애자 여성/이성애자 여성 간 임금 격차가 더 크다는 연구 결과가 있는만큼 나름 근거가 있는 추측입니다. 동성애자 여성에게는 소득이 높을 가능성이 큰 남성 배우자가 없으므로 살림을 꾸려나가기 위해 남들보다 열심히 일하기 때문이라는 설과, 이성애자 여성에게 일반적으로 가해지는 가사 노동 및 육아 부담이 덜하기 때문이라는 설도 있습니다. 동성애자 커플은 아이가 있어도 맞벌이일 가능성이 더 높고, 가사나 육아도 더 공평하게 분담하는 경향이 있으니까요.

하지만 레즈비언들이 이성애자 여성에 비해 소득이 조금 더 높다고 해서 이들이 노동시장의 특권층이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여성에 대한 편견이 적용되지만, 조금 덜 적용될 뿐이니까요. 구직 및 채용 과정에서는 동성애자 여성이 이성애자 여성에 비해 더 어려움을 겪는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또한 남성보다는 평균적으로 소득이 낮기 때문에, 레즈비언 커플의 빈곤률은 이성 커플에 비해 여전히 더 높습니다. 노동시장이 여전히 이성애자 남성 중심이라는 사실은 변함없습니다. (이코노미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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