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 커플 간 결혼으로 심화되는 소득 불평등
2016년 1월 5일  |  By:   |  경제  |  No Comment

오늘날 투자 은행에 근무하는 남자는 고등학교 때 첫사랑과 결혼하지 않고 투자 은행에서 일하는 여자와 결혼합니다. 변호사 역시 비서와 결혼하지 않고 다른 변호사나 명망 있는 고객과 결혼합니다. 소득이나 교육 수준으로 측정할 때, 오늘날에는 과거보다 파워 커플이 많습니다. 이런 현상은 번창하고 행복한 가족을 이룰 수 있는 개인에게는 더없이 좋은 일이지만, 파워 커플의 증가는 동시에 소득 불평등을 증가시킵니다. 소득 불평등의 여러 원인 중에서 소득이나 교육 수준이 비슷한 사람들끼리 결혼하는 현상은 어쩌면 소득 불평등의 가장 중요한, 하지만 바꾸기 어려운 원인일지도 모릅니다.

예를 들어 퓨리서치 센터가 발간한 보고서를 보면, 고소득층 자녀와 저소득층 자녀의 성취 격차는 25년 전보다 훨씬 커졌습니다. 게다가 소득과 교육 불평등이 증가할수록 자신에게 맞는 좋은 짝을 찾으려는 유인 동기가 강해지므로 이 과정은 점점 더 강화될 것입니다. 돈과 재능은 자식의 앞길을 위해서라면 그 어떤 것이라도 해주려는 권력 있고 부유한 맞벌이 가정에 쏠려 있습니다. 이런 현상의 장기적, 사회적 혜택도 있습니다. 많은 혁신가와 기업가가 아주 어릴 때부터 부모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고 더 많은 교육을 받으면 이들의 생산성이 향상될 수도 있으니까요.

하지만 여기에는 심각한 경제적 비용이 함께 발생합니다. 결혼이 자신이나 혹은 자녀의 사회적 유동성을 늘리기 위한 수단이 되기가 점점 어려워지면서 권력이나 돈이 없는 가정은 사회로부터 격리되어 있다고 느낄 수 있으며 가족 기반의 이점을 가지지 못한 사람들은 결혼을 시도조차 하지 않게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최근 연구는 비슷한 사람들끼리 결혼하는 것이 소득 불평등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펜실베니아대학교의 제러미 그린우드와 공저자들의 연구는 비슷한 사람들끼리 결혼하는 것, 이혼과 여성 노동 시장 참여가 1960~2005년 소득 불평등이 증가한 것의 1/3을 설명한다고 주장합니다. 구스타프 브루즈가 덴마크를 대상으로 한 연구를 보면 대학에 진학하는 것이 가져오는 경제적 이득의 절반 정도는 대학이 더 나은 직장을 찾게 해서가 아니라 고소득층이 될 배우자를 만날 가능성 때문에 발생한다고 합니다.

20세기 초반에 미국에서 얼마만큼 비슷한 사람끼리 결혼했는지를 보여주는 데이터는 많지 않습니다. 하지만 최근 UCLA의 사회학자 로버트 메어의 연구는 20세기 초반에 이런 현상이 많았다가 계속해서 줄어들었고, 1950년대에 최저를 기록한 뒤 그 뒤로는 계속 증가세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제대 군인들에게 대학 교육 자금이나 주택 자금을 지원하던 제도는 저소득층에게 계층 상승의 길을 열어줬습니다. 일반적으로 더 많은 남성이 중산층에 진입할수록, 다양한 계층 간 결혼이 늘어납니다.

1950년에는 사람들이 결혼을 일찍 했는데, 이는 커플들이 고등학교에서 만나서 결혼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고 기대 소득이나 교육 수준에 따라 짝을 만나는 것에 대한 인식이 널리 퍼지기 전이었습니다. 그리고 대부분 여성이 높은 소득을 벌 가능성이 작았기 때문에 돈을 많이 버는 여성 로펌 파트너나 의사를 찾는 남성도 많지 않았습니다.

보편적 유치원 교육이나 아동을 대상으로 한 보조금 그리고 세제 혜택은 저소득층 어린이들의 기회를 확장할 수 있는 정책 혁신 중 하나입니다. 이 정책들이 좋은 아이디어이긴 하지만 자식의 미래를 위해서 다양한 개인 과외나 여행, 혹은 다른 투자를 할 강한 의지와 돈이 있는 고소득, 고학력 부모 밑에서 자란 아이들이 가질 혜택을 얼마만큼 따라잡을 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뉴욕타임스)

원문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