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꼬기(sarcasm)가 주는 이득
2015년 11월 20일  |  By:   |  과학  |  No Comment

“비꼬기는 가장 수준 낮은 위트이지만 가장 수준 높은 지적 표현이기도 하다.” 이는 위트의 대가 오스카 와일드의 말입니다. 어쨌든 비꼬기가 지적 능력의 증거인지와 무관하게 의사소통 전문가나 결혼 상담가들은 하나같이 이런 비꼬기를 자제하라고 충고합니다. 그 이유는 간단합니다. 비꼬기는 경멸의 표현이며, 다른 이를 아프게 할 뿐만 아니라, 서로의 관계를 해치기 때문입니다. 소통의 관점에서 볼 때 비꼬기는 단점투성이의 표현방식입니다.

그러나 지금 이야기할 우리의 연구가 보일 것처럼, 비꼬기에도 예상치 못한 장점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사람들의 창의력을 증진시킨다는 것입니다. 비꼬기는 이를 말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 모두의 창의력을 키웁니다. 곧, 사무실에서 무조건 이를 피하기보다는 적절한 정도로 사용하는 것이 더 좋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비꼬기는 겉으로 드러난 의미와 발화자의 실제 의도가 모순되는 표현방식을 말합니다. 발화자는 언어와 현실의 모순을 이용해 비난이나 경멸을 유머로 살짝 포장해 전달합니다. 인터넷 서핑 중인 비서에게 상사가 “이봐, 너무 열심히 일하지 말라고!” 라고 말하는 식이죠. 비꼬기에 대한 초기 연구들은 사람들이 비꼬기를 어떻게 이해하는지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한 연구에서 참가자들은 흡연과 같이 부정적인 행동을 하는 사람에 대해 직접적인 충고 (예를 들어, “당신은 당신의 폐를 신경 쓰지 않는군요”)를 하는 이야기와 또는 비꼬는 표현(“당신이 당신의 폐를 얼마나 신경 쓰는지 알겠어요”)을 하는 두 종류의 이야기를 읽었습니다. 참가자들은 비꼬는 표현이 더 경멸적인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다른 유사한 연구에서는 참가자들에게 부정적인 행동을 하는 사람 혹은 그 사람에게 충고하는 사람으로 감정을 이입하도록 만들었고, 이 연구에서도 사람들은 비꼬는 표현이 더욱 무례하게 들린다고 평가했습니다.

비꼬기에 대한 또 다른 연구는, 비꼬기가 생각보다 잘 전달되지 못한다는 것을 보였습니다. 이는 이메일과 같이 문자로 전달될 때 더욱 그랬습니다. 한 연구에서는 30쌍의 대학생들에게 일련의 대화를 주고받도록 만들었습니다. 이 대화 중 절반은 비꼬기가 들어있었고 절반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이들 중 일부는 이메일을 이용했으며 다른 이들은 녹음된 목소리를 이용했습니다. 녹음된 목소리를 들은 이들은 상대방의 말이 비꼼인지 아닌지를 73% 만큼 맞춘 반면, 이메일을 통해 받은 이들은 동전을 던질 확률을 간신히 넘는 56%만을 맞추었습니다. 한편 이메일로 비꼬는 내용을 보낸 이들 중 78%가 상대방이 맞출 것이라고 예상했으며 이는 이메일로 비꼬는 내용을 보냈을 때 보내는 이와 듣는 이 사이에 기대 차이가 크다는 점을 알려줍니다. 더 놀라운 사실은 이메일을 받는 이들은 자신들이 90%는 맞출 수 있다고 생각했다는 것입니다.

최근 우리는 단점만을 가진 것으로 보이는 이 비꼬기에도 장점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한 연구에서 우리는 참가자들에게 비꼬기, 진지한 대화, 평범한 대화, 이렇게 세 가지 대화를 주고받게 한 뒤 그들의 창의력을 테스트했습니다. 당연하게도, 비꼬는 내용을 주고받은 이들은 다른 그룹보다 서로에 대해 불편함을 드러냈습니다. 그러나 놀랍게도, 이들은 창의력 테스트에서는 더 높은 점수를 받았습니다. 비꼬기를 전달하고 듣는 두 과정은 모두 창의력과 인지능력을 필요로 합니다. 이 창의력의 상승은 직접 비난을 들을 때에는 나타나지 않았지만, 듣는 사람이 비꼬기를 들은 뒤 비난의 내용을 이해했을 때만 나타났습니다.

왜 비꼬기가 창의력을 증진시키는 것일까요? 이는 비꼬기를 만들거나 이해하기 위해서는 뇌가 창의적으로 생각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뇌는 표면적으로 드러난 내용이 아니라 이 표현 속에 숨은 실제 의미를 이해해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뇌는 추상적인 사고를 해야 하며 이는 창의적 사고의 바탕이 되는 능력입니다. 나와 공동연구를 하는 아담 갈린스키는 결혼식을 몇 주 앞두고 있었던 다음과 같은 일화를 들려주었습니다. 하루는 그의 약혼자가 한밤중에 곤히 잠든 그를 깨운 뒤 결혼식을 화려하게 만들 수 있는 몇 가지 아이디어를 말했다고 합니다. 그중 몇 가지는 매우 값비싼 것이었고요. 아담은 거기에 몇 가지를 보탰습니다. “그럼 축가는 폴 매카트니가 하면 되겠다. 축사는 바락 오바마로 하고, 2부는 에이미 슈머에게 진행을 부탁하자고.” 약혼자가 그의 말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 문장들의 표면적 의미와 그의 속내 사이의 간격을 극복했어야만 했을 것입니다.

우리 연구가 흔히 창의력을 말살시킬 것으로 보이는 행동들이 실제로는 창의력을 증진시킨다는 것을 보인 첫 연구는 아닙니다. 적당한 소음이 창의력을 북돋운다는 일련의 연구들이 있습니다. 알코올이 적당한 수준까지는 집중력을 낮추고 마음에 여유를 줌으로써 창의력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도 있습니다.

비꼬기는 일반적으로 부정적인 것으로 여겨지며, 실제로 의를 상하게 하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비꼬기의 단점을 최소화하면서 장점을 취할 수 있을까요? 그 답은 서로 간의 신뢰에 있습니다. 우리의 한 연구는 같은 내용과 말투로 전달된 비꼬기도 서로 신뢰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불쾌감을 덜 주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물론 내용과 말투가 극단적이라면 아무리 가까운 사이에서도 불쾌할 수밖에 없겠지요.

이런 모든 결과를 종합해볼 때 이렇게 말할 수 있습니다. 적당한 수준의 비꼬기를 가까운 사람들 사이에서만 사용하세요. 다른 이들의 창의력을 키워준답시고 그들을 모욕하지는 맙시다.

(사이언티픽 아메리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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