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에게나 자신만의 그린 정리가 있습니다.
2015년 11월 13일  |  By:   |  과학  |  No Comment

1963년 9월 초였습니다. 존 핸슨 중학교를 다니던 나는 8학년 몇 명에게 대수(Algebra) 1을 가르치는 새로운 프로그램에 속하게 되었습니다. 우리를 가르치던 그린 선생님은 수(number)와 수를 나타내는 숫자(numeral)의 차이를 설명하며 2x=6 의 답은 x=3 이 아니라 {x ∈ ℜ | x = 3} 이어야 함을 설명했습니다. (그 시절은 소위 ‘새로운 수학’을 배우던 때였죠.) 내가 아는 한, 우리는 역사상 처음으로 8학년때 대수 1을 배운 이들이었습니다. 우리는 특별한 사람이 된 것 같았죠.

그린 선생님 역시 우리의 치기어린 자신감을 북돋우려는 듯 이렇게 말했습니다. “너희들은 수학을 잘 하는 애들이다. 아마 수학이 쉽게 느껴질꺼야. 그러나 이 사실만은 기억해두렴. 누구에게나 자신만의 그린 정리(Green’s theorem)가 있단다.” 그린 선생님은 자신의 이름과 똑같은 이름의 정리를 말했고, 그래서 더 인상적이었습니다. 어쨌든 나는 이 말을 기억해두자고 생각했죠. 그는 이렇게 이야기했습니다. 자신도 학생일때는 수학이 쉬웠다고 합니다. 대수(Algebra), 기하(Geometry), 삼각함수(Trigonometry), 미적분(Calculus), 이 모든 것이 그저 쉬웠습니다. 그러나 그가 다변수 미적분학(Multivariable Calculus)에서 그린 정리와 마주쳤을때부터 그는, 여전히 수학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긴 했지만, 배우는 내용들을 익히기 위해 열심히 노력해야만 했다는 것입니다. 그는 우리에게 누구에게나 어떤 시점부터는 수학이 어려워진다는 이야기를 했던 것입니다. 그리고 자신만의 그린 정리에 부딪혔을 때는, 이제 다른 이들처럼 열심히 이를 익히는 수 밖에 없다는 것이죠.

그로부터 52년이 지났군요. 나는 한 여학생과 다음 학기 그녀가 어떤 과목을 듣는 것이 좋을지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그녀는 내게 이렇게 말합니다. “나는 수학이 정말 좋아요. 하지만 잘하지는 못해요.” 그렇게 말하는 근거가 있을까요? “나는 수학에서 좋은 성적을 받기 위해 정말 열심히 노력해야만 해요.” 학생들의 세계에서는 만약 어떤것을 쉽게 해낸다면 그 과목은 자신이 잘하는 과목이 됩니다. 그리고 무언가가 쉽지 않다면, 아무리 자신이 좋아하고 노력끝에 좋은 성적을 받게 된다 하더라도 자신이 그 과목을 잘하지 못한다고 생각합니다. 게다가 (가장 문제가 되는 부분이죠) 어떤 과목이 그저 쉽지 않다는 이유만으로 학생들은 자신이 그 과목에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하게되죠. 이 학생 역시 수학을 전공으로, 혹은 가능한 진로 중의 하나로 생각하지 않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린 선생님이라면 이 학생이 왜 잘못된 생각을 하고 있는지 말해주었을 겁니다. 수학은 누구에게나 언젠가는 어려워집니다. 수학은 인류가 만든 가장 위대한 지적 결과물입니다. 따라서 수학이 어려운 것은 당연한 것입니다. 누구나 수학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열심히 노력해야 합니다. 그저 그 순간이 조금 빨리 오거나 조금 늦게 올 뿐입니다. 누구나 자신만의 그린 정리를 가지고 있는 것이지요.

학생들에게, 각자가 어느 분야에 관심을 가지든, 위의 사실을 기억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언젠가 그 분야가 어려워질 날이 올 겁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요? 열심히 하는 것은 전혀 나쁜 일이 아닙니다. 어떤 분야가 쉬운가 어려운가는 중요한 질문이 아닙니다. 모든 분야는 결국 어려워질겁니다. 중요한 질문은 바로 당신이 그 어려움을 즐길 수 있는가입니다. 이 질문을 통해 어떤 미래를 택할지를 결정해야합니다. 그저 “쉬운” 일을 직업으로 택하고 싶지는 않을겁니다. 그보다는, 당신의 일에서 어려움을 느끼더라도 이 어려움을 노력으로 해결해가는 과정에서 즐거움과 만족을 느낄 수 있어야합니다.

수학은, 이를 가르치는 것을 때로 제외하면, 내가 아는 가장 어려운 분야입니다. 내가 수학을 연구하고 가르치는 것은 이것이 쉽기 때문이 아닙니다. 나역시 누구나처럼 수학에서 어려움을 느끼지만, 이 어려움과 이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즐겁기 때문에 아직도 수학을 하고 있습니다. 그린 선생님, 고맙습니다.

(저자 댄 티그는 노스캐롤라이나 수학과학 고등학교에서 수학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nc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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