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 2,500만 년 된 포유류 화석이 털과 가시의 초기 진화에 대해 알려준 것
스페인에서 새롭게 발견된 1억 2,500만 년 된 포유류 화석으로 인해 가장 오래된 포유류의 털과 연조직 화석의 연대가 6,000만 년 이상 앞으로 당겨지게 되었습니다.
이 표본의 이름은 스피놀레스테스 제나르트로수스(Spinolestes xenarthrosus)로 놀랍게도 보호털, 솜털, 고슴도치같은 작은 가시, 그리고 곰팡이가 핀 피부까지도 그대로 남아있습니다. 이례적으로 잘 보존된 이 화석에는 바깥귀의 귓불, 간, 폐, 횡격막 등의 연조직, 표피판(dermal scute)이라 불리는 케라틴으로 만들어진 판 모양 구조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스피놀레스테스 털과 가시의 미세구조는 포유류 진화의 역사에서 최초로 알려진 것입니다.
이번 발견에 대한 논문은 마드리드 자치대학, 본대학, 시카고대학 등에 소속된 과학자들의 공저로 10월 15일 <네이처>에 실렸습니다.
“스피놀레스테스는 굉장한 발견입니다. 이렇게 오래된 화석에서 거의 완벽하게 보존된 피부와 털의 구조가 현미경으로만 볼 수 있는 세부사항까지 화석화된 것을 눈으로 확인하는 일은 경탄할 만한 경험이었습니다.” 시카고대학 유기체 생물학 및 해부학 교수인 공저자 저쉬 루오 박사의 말입니다. “백악기에 살던 이 털뭉치가 현생 포유류의 피부와 털의 구조적 다양성 전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스페인 중동부의 라스 오야스 채석장은 1억 2,500만 년 전 백악기 초기에는 다양한 생물들이 살고 풀이 우거진 습지였습니다. 1985년 이후로 스페인 고생물학자들이 이곳을 연구해 중요한 새와 공룡 등을 포함해 화석 수백 개를 찾아냈습니다. 2011년, 마드리드 자치대학 고생물학 교수인 앙헬라 D. 부스칼리오니가 이끈 연구팀이 이곳에서 첫 번째 포유류 화석을 발견했고, 루오와 본대학의 고생물학 교수인 토마스 마틴 박사가 협력하여 보기 드문 이 표본을 연구했습니다.
백악기 털뭉치
백악기에 살던 스피놀레스테스 제나르트로수스는 트리코노돈트라고 알려진 지금은 멸종한 초기 포유류 계통에 속합니다. 이 표본은 몸길이 약 24cm 정도, 몸무게는 50~70g 정도로 추정되어 오늘날의 어린 쥐 정도 크기입니다. 이빨과 골격의 특징을 보면 스피놀레스테스는 땅에 살며 곤충을 먹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연조직에서는 뚜렷하게 미세 구조를 볼 수 있는데, 인산염 화석화(phosphatic fossilization)라고 불리는 드문 과정을 거쳐 보존되었습니다. 개별 모근과 망울은 물론 모간 하나하나의 구성까지도 주사전자현미경을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스피놀레스테스의 털과 피부 구조는 놀랍도록 현대 포유류와 닮았습니다. 복합 모낭에서는 구멍 하나에서 여러 개의 털이 자랍니다. 등에는 현생 고슴도치나 아프리카 가시생쥐와 비슷하게 지름이 0.1 mm 정도 되는 작은 가시가 나 있는데 발생 과정에서 모낭에서 나온 섬유 여럿이 합쳐져 형성된 것으로 보입니다. 연구팀은 비정상적으로 잘려있는 털도 발견했는데, 현생 포유류에서 광범위하게 발견되는 피부진균증으로 알려진 곰팡이 감염의 증거로 보입니다.
“털 및 털과 관련된 외피구조는 포유류의 근본적인 특징입니다. 이 화석은 오래 전에 멸종한 조상 포유류 계통에서도 오늘날의 포유류와 완전히 같은 방식으로 이들 외피구조를 만들어낸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루오의 말입니다. “스피놀레스테스는 포유류 생물학의 핵심적인 측면에 대한 눈부신 발견입니다.”
스피놀레스테스는 가슴 및 복강 내부의 연조직이 화석화된 최초의 중생대 포유류이기도 합니다. 연구팀은 폐에서 아주 작은 세기관지(bronchiole) 구조를 확인했을 뿐 아니라 간과 관련하여 철이 풍부한 잔류물도 발견했습니다. 이 부분은 호흡을 위하여 근육이 부착된 횡격막으로 보이는 곡면에 의해 몸의 다른 부분과 분리되어 있습니다. 가장 오래된 포유류 기관계의 기록입니다.
스피놀레스테스 화석에는 커다란 바깥귀가 달려있으며, 이것 역시 포유류 화석 기록에서는 최초로 발견된 사례입니다. 표피판(dermal scutes) — 피부 케라틴으로 만들어진 판 모양의 구조 — 도 발견되었습니다. 표피판의 더 발전된 형태는 현생 아르마딜로와 천산갑에서 볼 수 있습니다.
스피놀레스테스는 척추뼈 사이에 추가 관절이 있는데, 이것은 등뼈를 더 강화해주는 역할을 합니다. 오늘날의 포유류 중에서는 갑옷땃쥐와 아르마딜로가 이런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저자들은 이런 구조가 스피놀레스테스의 생활을 재구성하는 데 필요한 단서를 제공해줄 수 있을 것이라고 추측했습니다. 예를 들면, 갑옷땃쥐는 강력한 척추뼈를 활용해 통나무나 야자잎을 쪼개 그 안에 있는 곤충을 잡아먹습니다.
“복잡한 구조적 특징과 변이가 이 화석에서 확인되었으니 포유류가 가진 근본적인 특징들이 1억 2,500만 년 전, 공룡시대에 이미 잘 확립되어 있었다는 확실한 증거를 확보한 것입니다.” 루오의 말입니다. (사이언스 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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