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둘째주] 100단어로 보는 금주의 기사 – 8월 10일
2015년 8월 15일  |  By:   |  100단어 기사  |  No Comment

나는 엔지니어 같이 보입니다 (#ILookLikeAnEngineer)

원로그인(OneLogin)이라는 기업용 소프트웨어 스타트업에서 엔지니어로 일하는 이시스 웬저(Isis Wenger)는 회사의 채용 광고에 자기 사진을 올렸다가 뜻밖의 반응에 맞닥뜨립니다. 테크 업계에 만연한 여성에 대한 고정관념, 성차별 인식이 그대로 드러나는 댓글이 쏟아진 겁니다. 대개 긴머리의 여성 사진을 보고 이 사람이 엔지니어라고는 상상하기 어렵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사람들이 엔지니어를 바라보는 방식을 바꾸기 위해, 웬저 씨는 해시태그 “#ILookLikeAnEnineer(#나는 엔지니어 같이 보입니다)”를 시작합니다. 고정관념 속에나 있을 법한 도수 높은 안경을 쓴 컴퓨터광처럼 생긴 남자 외모는 엔지니어로서 일을 수행하는 것과 전혀 관련이 없다는 걸 알리고 싶었던 웬저 씨의 목표는 어느 정도 이뤄진 것 같습니다. 해당 해시태그가 샌프란시스코에서 단연 화제의 검색어가 됐기 때문입니다.

화성 표면에서 사람 얼굴이 보이는 환각 “Pareidolia”

“환각”이라고 번역되는 단어 “Pareidolia”는 그리스어에서 유래된 말로 이미지 뒤에 숨어있는 것 혹은 이미지 너머에 있는 무언가를 뜻하는 말입니다. 달 표면에 있지도 않은 토끼를 그려넣은 상상력도, 서태지와 아이들 테이프를 거꾸로 감아 재생하며 있지도 않은 악마의 소리를 찾으려 했던 것도 모두 이 현상에서 비롯된 일입니다. <복스(Vox)>의 설명에 따르면, 이는 수많은 정보를 처리해야 하는 우리 뇌가 눈에 보이고 귀에 들리는 것들을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익숙한 패턴으로 인식하려 하기 때문에 발생합니다. 환각의 대상은 종교적인 인물이거나 신의 모습인 경우가 많은데, 실제로 종교나 초자연적인 불가사의를 믿는 사람들에게서 이런 환각 현상이 자주 일어납니다. 믿는대로 보인다는 말이 뇌의 작용을 적절히 설명한 말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트위터는 과연 작문 실력을 망칠까

<이코노미스트>가 트위터 때문에 젊은 세대, 아이들의 작문 실력이 퇴보했는지를 살펴봤습니다. 140자로 제한된 트윗을 작성하는 일은 사실 간단하지 않습니다. 재미있고 정확해야 하며 글자 제한을 맞추려면 간단해야 하죠. 그래서 세간의 우려와는 달리 트윗을 날리는 것은 작문의 미덕 중 하나인 간결성(brevity)을 배우는 일이 될 수도 있습니다. 많은 사람이 다소 장황하게 글을 쓰는 이유는 학창 시절에 제대로 된 작문 교육을 받지 못한 탓이 큽니다. 작문 과제에 따라다니던 최소 글자 수, 분량 때문에 필요 없는 정보를 장황하게 늘어놓거나 반복 사용하고, 짧은 표현보다는 긴 표현을 쓰는 습관이 든 학생들의 글은 장황한 문체로 고착됩니다. 간결함이 언제나 능사는 아니지만 적어도 논픽션에서만큼은 원칙이 되어야 한다는 게 <이코노미스트>가 내린 결론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