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우리에겐 종이가 필요합니다
2015년 8월 10일  |  By:   |  Economy / Business, 문화  |  2 Comments

종이로 된 메모지, 지도, 편지, 달력을 기억하십니까? 이메일과 디지털 달력, 온라인 청구서, PDF의 발달 등으로 최근 복사기 산업 및 인쇄 산업 규모가 1/3이나 줄어들고 수십만 명이 일자리를 잃었습니다. 종이와 포장 사업은 아직도 1,320억 달러 규모 산업이지만 매출액이 점점 줄어드는 추세입니다.

하지만 이제 그들의 반격이 시작되었습니다.

종이와 포장지 생산 업체들은 미국 농무성(USDA)의 도움을 받아 수백만 달러짜리 광고 캠페인을 시작했습니다. 이 캠페인은 디지털화된 세대를 사는 우리에게 종이가 어떻게 우리의 문제점을 해결해주며, 창의성을 일깨워주고 동시에 사람과 사람을 연결해주는 의미 있는 수단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알려주려 노력합니다.

이번 캠페인을 주도한 단체 ‘Paper and Packaging Board’의 이사 매리 앤 한샌은 이렇게 말합니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사람들이 종이를 사용하고 싶도록 만드는 것이에요.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점점 더 경쟁이 심해지는 이 세상에서 우리의 목소리를 내는 것이 필요합니다.”

사무용품과 종이를 생산하는 돔타르의 대표이사 존 D. 윌리암스는 이렇게 말합니다. “우리는 디지털 혁명을 방해하려고 하는 것이 전혀 아닙니다. 말도 안 되는 일이죠. 저도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갖고 있어요. 다만 우리는 종이가 우리의 삶에 어떻게 효용을 제공하는지 보여주려고 노력합니다.”

텔레비전 캠페인 광고는 이렇습니다. 어린 소년이 해외로 파병된 군인인 아버지에게 편지를 쓰는 장면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이 소년은 종이비행기를 만들어 마당에서 날리며 행복해합니다. 마당 건너편에는 이웃이 종이상자를 만들어 배송하는 모습이 보입니다. 다른 광고에서는 젊은 여성이 할아버지에게 두 장의 야구장 티켓이 든 봉투를 건네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다음 장면에서 둘은 종이상자에 든 도넛을 먹으며 야구 게임을 즐기는데, 팀이 점수를 내고 있습니다.

이 광고들은 종이회사에 대한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 ‘더 오피스’뿐 아니라 ‘모던패밀리’, ‘빅뱅이론’, ‘사인펠트’ 등 인기 텔레비전 드라마의 시청 시간에 상영됩니다.

이들이 목표로 선정한 시청자 층은 종이를 좋아하지만 더 이상 종이를 많이 사용하진 않는 교육받은 직장인들입니다. 이 집단은 종이를 사용하는 것이 낭비이며, 디지털 제품을 이용하는 것이 그들의 생산성을 높인다는 소리를 꾸준히 듣습니다. 아마도 회사는 책상 위에 모니터를 한 대 더 놓는 것이 종이 소비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을 알아냈을지도 모릅니다.

첫 번째 광고는 종이가 어떻게 사람들은 연결시키고 우리의 삶을 부유하게 하는가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이렇게 따뜻함을 내세운 광고에 더불어 캠페인은 종이와 손글씨가 어떻게 학습을 향상시키는지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홍보팀은 연구 내용을 인용해, 밀레니얼 세대(1980년~2000년에 태어난 세대)는 인쇄된 교과서를 선호한다고 말합니다. 내년에 시작될 새 캠페인에는 재활용과 지속 가능한 삼림 관리에 대한 교육을 포함시킬 것입니다.

이는 쇠퇴해가고 있는 종이의 위상에 다시 생기를 불어넣기 위한 마케팅의 일환입니다.

이번 광고를 준비한 Cramer-Krasslt 사의 광고 제작 감독 토드 스톤은 이렇게 말합니다. “문학적으로 표현하면, 종이는 우리 삶이라는 이야기의 한 부분을 차지하는 등장인물과 같습니다. 다만 우리가 살아가면서 주의를 많이 기울이지 않는 등장인물인 것이죠. 종이는 항상 보이기 때문에 아주 흔하기도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종이의 중요성을 또한 확연히 알 수 있습니다”

종이는 2000년 전 중국에서 유래되었습니다. 종이는 생겨난 즉시 필수적인 물품이 되었으며, 그 위치를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습니다.

종이에 대해 연구하는 학자인 니콜라스 A. 바스배인즈는 430장에 달하는 그의 책 ‘On Paper’에 이렇게 썼습니다. “효용성에 관한 한, 종이 없이 현대 위생에 대해 말한다는 것은 상상조차 할 수 없습니다. 화폐로 쓰이는 종이를 차지하기 위해 사람들은 온갖 노력을 합니다. 지적 영역에 대해 말하자면, 모든 과학적 연구는 처음에는 마음에서 발생하지만, 이렇게 발생한 개념은 종이 위에서 비로소 완전히 구체화됩니다.”

하지만 디지털 혁명은 이러한 본질적인 종이의 역할을 휴지통에 들어가도록 격하시켰습니다.

바스배인즈는 말합니다. “종이는 부당한 비난을 받고 있어요. 종이는 사실 아주 멋집니다.” 그는 역사상 종이가 가장 위협을 받고 있는 이 순간에도 낙담하지 않고 종이는 앞으로도 인류에게 꼭 필요할 것이라는 그의 견해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초창기 컴퓨터에 펀치카드로 사용할 종이가 필요하였듯, 종이는 기술의 발전과 함께했기 때문입니다.

이런 조짐은 다시 나타나고 있습니다. 디지털 노트 필기 소프트웨어 기술로 유명한 에버노트(Evernote)는 이 회사의 이름이 붙은 포스트잇과 스캔과 업로드가 편리한 몰스킨 공책의 판매를 시작했습니다. 에버노트의 소프트웨어는 몰스킨 공책에 손으로 쓴 글씨를 인식할 수 있어 사용자는 자신의 필기를 쉽게 검색할 수 있습니다. 몰스킨의 판매는 지난해 13% 성장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스테이플즈(Staples, 사무용품 판매 및 복사와 인쇄 서비스를 하는 업체)는 점포 수백 개의 문을 닫았습니다. 지난해 정부 인쇄국은 줄어든 인쇄의 양을 반영하듯이 이름을 정부 출판국으로 바꾸었습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큰 제지 회사들도 이미 사업을 다양화하고 있습니다. 돔타르는 어른용 기저귀를 생산하기 위해 몇몇 종이 만드는 기계를 펄프를 부드럽게 만들어주는 기계로 대체하였습니다.

제지 회사 경영진은 미국에서 복사와 인쇄 사업의 호황이 다시 찾아올 가능성이 낮음을 알지만, 사람들에게 종이가 예전에 얼마나 좋았는지 기억하게 함으로써 손실을 줄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들은 종이를 광고하기 위해 종이의 적이지만, 현대 중요한 매체인 인터넷을 이용하기도 합니다. 티켓마스터(Ticketmaster)의 웹사이트에 종이 광고가 나가며, 동시에 인쇄된 입장권에도 광고가 실립니다. 또한 인터넷에 사진을 저장하고 인쇄할 수 있는 프린트 셔터플라이(Shutterfly)라는 웹사이트에도 광고를 내보냅니다.

캠페인은 HowLifeUnfolds.com라는 자체 웹사이트를 통해서도 진행되고 있으며, SNS를 활용해 종이에 대한 이야기들을 퍼트리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종이 사용에 대한 수많은 이야기들을 링크로 엮었습니다. 그 중 한 예로, 클리블랜드 미식축구팀의 라인백커는 다른 팀원들은 모두 태블릿을 사용할 때에도 자신은 시즌 내내 종이와 펜을 이용해 경기를 기록하였으며, 이런 말을 남겼습니다. “미식축구는 작은 것들의 모임입니다. 작은 것들을 적어 내려가다 보면, 이것들을 종합할 수 있고,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습니다.”

원문출처: 워싱턴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