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다섯째주] 100단어로 보는 금주의 기사 – 7월 29일
지난 24일 폴 크루그먼은 뉴욕타임즈에 쓴 칼럼을 통해 1970, 80년대 경제적 자유 방임주의가 인기를 얻던 시절 경제 이론과 정책을 좌지우지하던 시카고 학파가 지고, 특히 2008년 금융위기 이후에는 MIT 경제학과 출신이 득세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시장주의자 밀턴 프리드먼(Milton Friedman)으로 대표되는 시카고 경제학과 출신의 학자, 관료들은 1970년대 스태그플레이션에 대한 처방으로 정부 개입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주장을 관철시키며 성공 가도를 달렸습니다. 시카고 학파에게 버림 받은 케인즈주의는 MIT 경제학과에서는 명맥을 이었는데, 이들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너무 빨리 재정 적자를 줄이려는 시도는 오히려 경제를 더 깊은 수렁에 빠트린다고 정확히 예측했습니다. 그 자신도 MIT 군단의 일원인 크루그먼은 실용적 개방성을 가진 MIT 경제학이 옳았다며 세계의 경제 시스템이 MIT 출신의 조언에 더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저출산과 그로 인한 인구 감소는 많은 나라에 여간 골칫거리가 아닙니다. <이코노미스트>의 분석에 따르면, 우선 이민자를 받아들이는 것이 노동 인구 감소에 따른 문제를 직접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손쉬운 방법입니다. 하지만 정치적, 문화적 이유로 이민자를 받아들일 수 없는 한국 같은 나라가 적지 않기 때문에 결국 출산 장려책을 쓸 수밖에 없습니다. 문제는 여러 출산 장려책이 그다지 효과가 크지 않다는 데 있습니다. 한국의 경우 여전히 육아는 여성의 몫이라는 사회적 인식이 저출산의 원인 가운데 하나입니다. 가장 효과가 좋은 정책은 역시 양육 보조 정책입니다. 여성들이 출산과 커리어를 병행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을 줄여주면, 출산율도 높아지고 여성 인력의 활용 정도도 높아집니다. 적극적인 정책을 통해 사회적 인식과 문화를 바꿔나가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전직 독일 외무장관으로 한국인에게도 친숙한 요시카 피셔(Joschka Fischer)가 <프로젝트 신디케이트(Project Syndicate)>에 최근 독일의 행보를 비판하는 칼럼을 썼습니다. 그는 지난달 12일 그리스 사태를 둘러싼 EU 협상에서 드러난 독일의 태도는 지난 50년간 독일이 견지해온 정책과 근본적으로 배치되는 것이었다고 지적했습니다. 즉, 지난 수십 년간 ‘유럽이 있고 나서 독일이 있다(European Germany)’는 생각이 지배적이었다면, 최근 그리스 사태를 둘러싼 독일 정부의 태도는 명백히 ‘독일 중심의 유럽(German Europe)’에 기초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유럽 통합이 아니라 독일의 이익을 우선시했기 때문에 긴축정책이 그리스 경제를 더욱 수렁에 빠트릴 것이 자명한데도 이를 강요했습니다. 피셔는 ‘독일 중심의 유럽’ 사고는 유럽연합의 가치에도 어울리지 않을 뿐더러, 세계 2차대전 이후, 그리고 통일을 이룩할 때 유럽에게 진 정치적인 빚을 내팽개치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베토벤, 모짜르트, 쇼팽의 곡들이 처음 연주되었을 때 그 소리는 지금과 다르게 들렸을 것입니다. 그때와 지금 연주하는 피아노가 다르기도 하지만, 연주 기법도 시대에 따라 변화하기 때문입니다. 지난달 20일 <뉴욕타임즈>는 19세기의 연주 기법을 독학으로 익혀 당시의 음악이 지금과 어떻게 다르게 들렸을지를 연구하고 있는 노르웨이 음악원의 크리스티나 코브(Christina Kobb)의 이야기를 소개했습니다. 코브는 체중을 건반에 싣지 못하도록 허리를 곧게 펴고 똑바로 앉아 피아노를 연주하는 등 당시의 기법을 온몸으로 익혔고, 그 결과 오늘날의 연주 기법에 비해 감정이 억제된 음악을 연주하게 되었습니다. 오슬로대학의 음악학자 롤프 잉게 고도이(Rolf Inge Godoy)는 코브의 손가락과 팔에 적외선 반사 표지를 부착하고 그녀의 연주를 촬영한 뒤 차이를 분석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