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딩을 배워 인생 2막을 여는 사람들
대학 졸업 후 웨이터로 일하던 폴 민튼은 컴퓨터 프로그래밍과 데이터 분석을 가르치는 3개월짜리 코스를 이수한 후 새로운 직장으로 옮겼습니다. 새 직장의 연봉은 거의 다섯 배나 높았습니다. 민튼처럼 다양한 직종에 종사하던 사람들이 테크 업계로 몰리고 있습니다. 투자자들과 기업가들은 디지털 세계의 언어를 읽고 쓸 수 있는 사람들을 필요로 합니다.
비단 구글이나 페이스북 같은 거대 회사가 아니더라도 테크 업계의 다양한 회사들이 디지털 세계에 뛰어들 준비를 하며 민튼처럼 새롭게 인생의 진로를 바꾸려는 이들에게 기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물론 2000년의 닷컴버블을 떠올리면 조심스러울 필요는 있겠지만, 그럼에도 소프트웨어 업계는 적어도 회계나 마케팅, 영업직에 비해선 더 나은 편입니다.
고용 웹사이트인 “글래스도어(Glassdoor)”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들을 대상으로 약 7,300개의 일자리 공고를 냈습니다. 이는 늘 공급이 달리는 간호직을 살짝 앞선 수치입니다.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를 대상으로는 약 1,200개의 일자리 공고가 났습니다. 특히 샌프란시스코에서 수요가 높습니다. 미국 전체 평균을 놓고 보면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의 연봉은 10만 달러, 데이터 사이언티스트의 연봉은 11만 2천 달러에 달합니다.
지난 3월, 백악관에서는 지방정부와 도시, 회사와 학교에서 테크 분야에 종사할 인재를 길러내기 위한 계획 <테크하이어(TechHire)>를 발표했습니다. 오바마 행정부는 갈바나이즈(Galvanize)나 플래티론 스쿨(Flatiron School)처럼 단기간 내에 교육을 제공하여 좋은 직장에 입사하도록 하는 코딩 학교들을 지목합니다.
이러한 코딩 학교 졸업생들은 올해 약 16,000명으로 지난해 6,740명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났습니다. 이러한 “부트캠프”는 샌프란시스코에 가장 많은 12곳, 뉴욕에 9곳, 그리고 시애틀에 8곳이 있습니다. 학생들의 대다수가 20대에서 30대 사이로, 가장 전형적인 경우는 “진로를 바꾸려는 스물아홉 살”이라고 <코스 리포트(Course Report)>의 공동설립자 리즈 에글스턴은 말합니다. 이전 시대를 돌아볼 때, 1990년대 초의 인터넷 붐과 1970~1980년대의 컴퓨터 혁명처럼 정보기술산업이 한창 발달하던 시절은 구직자들에게 문이 활짝 열리던 시절이기도 했습니다.
더 많은 여성이 기술업계의 구직시장에 뛰어들고 있습니다. 2013년 4년제 대학의 컴퓨터 관련 학과를 졸업한 이들 중 여성의 비율은 18%에 불과했으나, 이처럼 특화된 코딩 학교 졸업자 중 여성의 비율은 약 35%나 됩니다. 영문학과를 졸업한 사반나는 수학 못지않게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무시했고, 전혀 창조적인 일이 아니라 여겼습니다. 그러나 갈바나이즈에 입학한 이래 그녀의 관점은 180도 바뀌었습니다.
현재 갈바나이즈가 제공하는 24주짜리 웹 프로그래밍 코스는 코딩 학교 중에서도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합니다. 갈바나이즈의 전체 과목들은 평균 11주 과정에 수강료 11,000달러 정도이지만, 웹 프로그래밍 코스 수강료는 21,000달러로 가장 비싸며, 장학금을 받거나 수강료를 할부로 낼 수도 있습니다. 갈바나이즈는 지원자 중 약 20%만을 뽑는데, 대다수가 대학생이지만 레이나 델로지처럼 예외적인 사례도 있습니다. 델로지는 대학을 중퇴하고 24살까지 바리스타 겸 보조 매니저로 일하다 덴버로 옮겨 왔습니다. 그의 새 직장은 갈바나이즈와 같은 건물의 커피 전문점이었는데, 그곳에서 마주한 프로그래머와 스타트업 종사자들에게 영향을 받았고, 결국 학교에 지원해 합격했습니다.
수업료를 대기 위해 델로지는 5,000달러의 장학금에 더하여 갈바나이즈로부터 무이자 대출을 받았습니다. 작년에 졸업한 그의 연봉은 이제 8만 달러 가까이 됩니다. 그 전에 받았던 연봉이 기껏해야 3만 달러를 넘지 못했던 것에 비하면, 놀라운 발전입니다. (뉴욕타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