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디언] 도시인은 낮잠을 원한다(1/2)
2015년 7월 23일  |  By:   |  문화  |  1 comment

서구인들은 일본의 이네무리(inemuri)라는 문화를 진심으로 부러워합니다. 아마 유럽이나 북미의 직장에서 누군가 이네무리를 한다면 그는 곤란한 상황에 처하게 될 것입니다.

문자 그대로 번역하면 이네무리는 ‘자면서 그 곳에 있는 것(being present while sleeping)’입니다. 그리고 실제로도 그렇습니다. 일본에서는 회의장에 앉아서, 또는 강연을 듣는 것처럼 무언가를 해야 하는 상황에서 사람들은 잠을 잘 수 있습니다.

서양에서 근무 시간에 잠을 자는 것은 곧, 스스로를 제어하지 못한다는 자신의 약점을 드러내는 것으로 여겨집니다. 그러나 일본에서 이네무리는 부끄러운 일이 아닙니다. 사람들은 그가 너무나 자신의 일에 몰두한 나머지 순간적으로 피로해져 잠에 빠졌다고 생각합니다. 적절하게 사용될 경우 이네무리는 바빠서 점심을 못 먹었다든지, 답하지 못한 이메일이 200개가 남은 것 같은 작은 실수 정도로 여겨집니다.

그러나 이네무리는 적절하게 행해져야 합니다. 곧, 이를 위해 지켜야 할 법칙이 있습니다. 일본 문화에 정통한 캠브리지 대학의 사회학자 브리짓 스테거는 이렇게 말합니다. “당신이 누구냐가 중요합니다. 만약 당신이 신참이고 얼마나 일을 열심히 하는지를 보여줘야 한다면 당신은 잠들어서는 안 됩니다. 그러나 당신이 4-50대이며 지금 하고있는 이야기가 당신의 일이 아닐 때에는 잠을 청할 수 있습니다. 지위가 올라갈수록 더 쉽게 잘 수 있습니다.”

이네무리에서 또다른 중요한 요소는 바로 자세입니다. 이는 당신이 잠을 피하고자 노력함에도 불구하고 어쩔 수 없이 잠드는 것으로 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당신은 회의에 집중하고 있는 것처럼 보여야 합니다. 테이블 같은 곳 아래에서 잠들어서는 안 됩니다. 발표를 주의 깊게 듣고 있다는 듯이 앉아서 그저 머리를 떨군 자세여야 합니다. 적절한 상황에서 당신은 5분이건, 30분이건, 한 시간이라도 필요한 만큼 잘 수 있습니다. 누가 당신에게 말을 걸면, 그때 깨어나 답을 하면 됩니다. 친구들에게는 나중에 회의 중에 이네무리를 했다고 자랑스럽게 말을 할 수 있습니다. 종종 그러곤 한다고 덧붙이고요, 그러나 회의 중 언제 잠을 자도 되는지를 회의 전에 미리 알아보는 일은 해서는 안 됩니다.

일본은 세계에서 가장 잠을 적게 자는 나라입니다. 혹은 연구에 따라 한국에 이어 두 번째라고 발표되기도 합니다. 아마 이것이 이런 특별한 해결책이 존재하는 이유일 겁니다. 그러나 낮잠을 필요로하는 것은 전 세계적인 현상입니다. 러프브로, 펜실베니아, 캘리포니아 대학 등에서 행해진 여러 연구가 1-20분의 수면이 가져다주는 즉각적이고 명백한 이득을 보여줍니다. 간단히 말해, 전 세계의 거의 모든 사람들, 특히 도시에 사는 사람들은 어떻게 낮잠을 편하게 잘 수 있을지를 지금 해결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다행히 이 문제를 해결하려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2000년, 북부 독일의 벡타시는 공무원들에게 낮잠을 허용함으로써 잠시 동안 유명세를 누렸습니다. 이들은 긍정적인 결과를 얻었지만, 다른 도시들이 그들을 따라하게 만들지는 못했습니다. 오늘날 런던에서 낮잠을 자기 위해서는 웨스트엔드의 마가렛 댑스 같은, 알 수 없는 이유로 “음이온 소금”을 뿌려주는 찜질방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낮잠 한 번에 약 6만 원, 10번에는 약 44만 원) 또는 런던 시내에 수백 개가 있는 “낮시간(day use)”용 호텔(최저가: 8만 원)을 이용해 휴식을 취할 수 있습니다. 런던의 클러큰웰 디자인 주간(Clerkenwell Design Week) 동안 피곤한 직원들은 설치된 슬리퍼리(sleeperie)에서 10분 동안 눈을 붙일 수 있습니다. 물론 날씨가 좋다면 공원에 누울 수도 있습니다. 이 정도가 런던에서 할 수 있는 전부입니다.

지난 봄, 이런 전 세계적 수요를 눈치챈 네덜란드의 두 개발자는 구글맵에 낮잠을 잘 수 있는 곳을 표시할 수 있는 구글냅(Googlenaps.info)을 만들었습니다. 지금은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 것처럼 보입니다. 일본과 다른 동아시아 국가에는 사람들이 저렴한 가격으로 잠을 잘 수 있는 캡슐호텔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들은 낮잠보다는 밤잠에 쓰입니다. 스테거는 캡슐호텔과 이네무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pc방과 만화방에서 낮잠을 자는 일이 도쿄에서는 흔하다고 이야기합니다. 낮잠을 간절히 원하는 이들은 머리에 쓰는 “타조베개(ostrich pillow)”를 찾습니다. 물론 보기 흉하다는 점은 극복해야합니다. 런던, 뉴욕, 도쿄 등의 도시에서 가능한 보다 현실적인 방법은 화장실에 가거나 안락의자를 찾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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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디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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