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아 코니코바] 포르노와 사회(4/4)
2015년 7월 17일  |  By:   |  과학  |  No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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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노 업계에서 10년 이상 일했으며 전통적인 성 구분에 반대하는 젠더퀴어로 유명한 지즈 리(Jiz Lee)는 윤리적인 포르노가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소비자들의 인식이 중요합니다. “윤리적 포르노를 구별하고 이를 위해 돈을 더 낼 수 있어야 합니다.” 샤인 루이즈 휴스턴 감독과의 촬영 중 잠시 휴식을 취하며 리는 내게 말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이 포르노가 정말로 윤리적으로 촬영되었는지를 알 수 없게 됩니다. 소비자들이 윤리적 포르노의 가치를 인정함으로써 좋은 회사를 도울 수 있습니다.” 이들은 오늘날 인터넷은 단순히 포르노를 배포하는 장소가 아니라고 말합니다. 곧, 인터넷을 통해 배포되는 포르노의 품질을 측정할 수도 있으며, 또 특정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웹사이트들을 골라낼 수도 있다는 것이지요. 리는 말합니다. “나는 부정적인 평가를 가진 곳이나 배우들을 착취하는 회사와는 일하지 않을 거예요. 그리고 모두에게 어떤 곳에 문제가 있는지를 밝힐 겁니다.”

윤리적 포르노는 점점 더 일반적인 기준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오늘날의 포르노 산업은 1990년대의 ‘샌 포르난도 밸리’ 포르노 산업계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더 많은 여성이 직원으로 일하고 있으며 더 엄격한 기준을 지키고 있습니다.

그러나 포르노 업계 내부 종사자들의 말과 달리 소비자들, 특히 언제나 인터넷과 함께 자라온 젊은이들이 가진 생각은 다릅니다. 할리우드 영화에서 화면 속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실제 현실이 아니라 이상화된 현실이라는 것이 명백한 반면, 포르노를 보는 이들은 종종 현실과 영화를 구분하지 못합니다. 여기에는 단순한 이유가 있습니다. 우리는 어릴 때이건 청년기이건 성인이 되고 나서건 성적 쾌락에 관해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이것은 금기이며, 이는 항상 죄의식이 따라붙는 주제입니다. 다른 선택이 존재하지 않는 상황에서 포르노는 사실상 성에 대해 홀로 배울 수 있는 교육적 도구가 되었습니다. 보스턴 보건대학의 에밀리 로스만이 이끈 저소득층 흑인과 히스패닉 청소년들에 대한 2014년 연구에서 포르노를 보는 한 청년은 인터뷰 도중 이렇게 말합니다. “포르노가 없었다면 나는 지금 내가 알고 있는 사실 중 절반밖에 알지 못했을 겁니다.”

시카고 노스웨스턴대학의 성 연구자 앨리스 드레거는 최근 자신의 고등학생 아들이 받는 학교 성교육을 트위터로 중계했습니다. 그 선생님은 모든 것을 해서는 안 되는 일이거나 혹은 절대로 피해야 할 일로 나누었습니다. 대화를 해보려는 어떤 노력도 거부되었습니다. 바로 여기에 문제가 있습니다. 우리는 포르노가 인간관계를 파괴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포르노 자체가 본질적으로 유해한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젊은이들이 성에 대해 알 수 있는 유일한 경로가 포르노뿐일 때, 포르노는 해로운 것이 됩니다. 젊은이들은 포르노를 교과서처럼 생각합니다. 즉, 문제는 포르노가 현실이 아니라 환상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알려줄 더 좋은 성교육 교재가 없다는 점입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그리고 그런 오해가 낳는 부정적인 영향을 없애는 방법은 포르노를 금지하거나 제한하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는 성의 즐거움에 대해 더 자유롭게 이야기해야 하며, 특히 성교육에 이를 포함해야 합니다. “비-포르노 성교육시간에 포르노를 참고자료로 보여줌으로써 포르노가 현실이 아니라 환상이라는 사실을 알려줄 수 있습니다.” 뉴욕대의 성 전문 심리학자 자나 브란갈로바는 내게 말했습니다. “우리는 사람들이 성을 즐길 수 있도록 허용해야 합니다. 그렇게 되기 전까지는 사람들은 계속해서 포르노를 볼 겁니다. 호기심을 없앨 수는 없기 때문이죠.”

이미 이를 실천하고 있는 이들이 있습니다. 필라델피아에서 성교육 단체인 스크루스마트를 운영하는 제시카 쿠퍼는 성적 쾌락에 대해 자유롭게 이야기할 수 있는 세상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학생들 앞에서 이를 가르치며, 워크숍을 열고, 포르노의 역할에 관해 솔직하고 자유롭게 토론합니다. “성에 있어 가장 큰 문제는 허용(permission)입니다. 사람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좋아하고 원하는 것을 원할 수 있도록 허용돼야 합니다. 우리는 그들에게 그러라고 말하며, 이는 곧 그들에게 이를 허용하는 것입니다. 당신의 욕망은 정당하며, 성은 중요한 것이며, 당신이 하고 싶어 하는 이 행동이 잘못된 행동이 아니라고 우리는 말합니다. 포르노는 그런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여성에게 이것이 필요합니다. 그들은 이런 말을 들어야 합니다. ‘나는 이런 행동을 즐긴다고 해서 나쁜 사람이거나 이상한 사람이 아니에요.’”

더 어린아이들을 상대로 하는 교육프로그램도 있습니다. 아이들은 어떤 준비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포르노를 접할 수 있으므로 아이들에게 이를 미리 가르치는 것은 더욱 중요합니다. 노르웨이 국영 텔레비전의 교육용 쇼 프로그램 뉴튼에서는 진행자 리네 얀스루드가 자신의 목에 진공청소기로 키스 마크를 만들거나 토마토에 키스를 하며, 해부학적으로 실제와 같이 만들어진 인형에 윤활유를 바른 딜도를 넣는 내용을 보여줍니다. 그녀는 아이와 청소년들이 할리우드 영화와 현실을 구분할 수 있도록 실제 성교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설명합니다. 그녀가 상정한 시청자는 초등학교 3학년 학생입니다.

이런 사회적 변화는 성교육에만 그치지 않습니다. “우리는 금기 때문에 야설(Erotica)이 가진 치료 효과를 누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프라우스의 말입니다. “흥분 상태와 오르가슴은 뇌와 신체에 매우 긍정적인 작용을 합니다. 야설은 어떤 여성들에게 신비의 묘약으로 작용해 그들이 지금까지 알지 못했던 새로운 세계를 보여주며 그들의 뇌가 원래 할 수 있었던 그 일을 비로소 하도록 만들어줍니다.” 비록 일상에서는 누구도 포르노를 이야기하지 않지만, 사람들은 이를 원합니다. 언젠가 프라우스의 팀이 연구를 위해 전화로 설문조사를 하면서 중간에 포르노 광고를 넣었을 때, 많은 이들이 전화를 끊었습니다. 이들은 오프라인에서 그 연구를 진행해야 했죠. 한편 포르노의 효과가 개인을 넘어 사회적으로 확장된다는 증거도 있습니다. 포르노는 동성애, 피임, 혼외정사를 더 쉽게 받아들이게 만들어 줍니다.

게다가 포르노는 더 나아질 수 있습니다. 칭선은 포르노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사실 그녀는 진정한 포르노가 아니라 이 사회가 만들고 있는 포르노를 좋아하지 않는 것입니다. 곧, 그녀가 좋아하지 않는 것은 애초에 그런 특정한 포르노를 만들게 한 이 사회입니다. 오늘날의 포르노에 발견되는 부정적인 면은 포르노가 필연적으로 가질 수밖에 없는 특성이 아니라 이 사회가 가진 부정적인 면이 반영된 것입니다. “우리는 여성이 근본적으로 대상화되는 가부장적 세상에 살고 있습니다. 포르노에서 그런 모습이 나타난다고 놀랄 일은 아니지요.”

이 사회의 부정적인 면을 드러낸다는 이유로 포르노를 문제 삼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습니다. 우리는 애초에 불쾌한 포르노를 만들 수밖에 없도록 만든 이 사회를 문제 삼아야 합니다. 곧, 이런 사회에서 나타날 수밖에 없는 필연적 결과를 비난하기보다는 이 사회를 바꾸어 나가도록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A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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