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PR 인터뷰] 외로움 타는 사람의 사회성이 더 뛰어날 수도 있습니다
2015년 7월 10일  |  By:   |  과학, 문화  |  1 comment

베단탐(이하 V): 일단 실험실에 들어가 테스트를 받으면, 외로운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더 사회적 단서를 잘 감지하고 표정을 잘 읽어내며 더 사교적이라는 다수의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프랭클린 앤드 마샬 칼리지의 심리학자인 메간 놀즈(Megan Knowles) 박사의 연구를 들어봅시다. 놀즈 박사의 동료 심리학자인 게일 루카스와 로이 바우마이스터, 웬디 가드너 역시 왜 이런 모순이 일어나는지에 대해 관심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메간 놀즈(이하 K): 혼자 있을 때가 잦은 사람들, 외로운 사람들이 실험실에서는 뛰어난 결과를 보여주는데, 왜 실제 상황 속에서 사람을 대할 때는 그렇지 못할까요? 뛰어난 사회적 기술로 사람을 대할 때 긍정적인 결과를 끌어낼 수는 없는 걸까요?

V: 사실 우리는 비슷한 상황을 스포츠에서 자주 관찰할 수 있습니다. 운동선수나 프로골퍼들을 보면, 연습할 때는 능숙하다가도 실제 경기에 임하면 긴장해서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곤 하죠. 그리고 지금까지 알려진 바에 따르면, 이런 현상은 도리어 능숙하기 때문에, 즉 무얼 어떻게 해야 할지 제대로 알고 있지만 실제로 그걸 ‘하는’ 대신 어떻게 해야 할지 지나치게 많은 생각을 기울이기 때문입니다.

K: 매 단계마다 뭘 해야 할지 생각하면 실제 수행은 방해를 받을 수밖에 없죠.

V: 그래서 외로운 사람들이 사회적인 관계를 맺을 때도 비슷한 현상이 일어나지 않을까 질문을 던진 거죠? 이미 사교적인 기술은 충분히 알지만, 실제 사용하는 대신 머릿속으로 생각만 굴리다가 아는 바를 직접 해볼 타이밍을 놓치는 겁니다.

놀즈 박사는 최근 이 주제에 관해 일련의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외로운 사람들에게 사교성을 시험해보겠다고 하면 당장 긴장해 숨이 막혀버릴 겁니다. 반대로 뭔가 다른 것, 즉 지적 능력을 측정한다고 해두고 똑같은 검사를 실시하면 문제없이 잘 해냅니다. 사실 그들은, 외롭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훨씬 더 뛰어난 사회적 능력을 보여줍니다.

그래서 놀즈 박사는 스스로 ‘외롭다’고 보고한 많은 사람들이 실은 내면에 충분한 사교적 기술을 갖추고 있으리라는 결론을 내립니다. 다만 사교적 기술을 직접 사용해야 할 때, 그들은 경기에서 잔뜩 긴장한 운동선수처럼 행동하는 것이죠.

즉, 놀즈 박사는 지나친 불안감이 문제라고 보았습니다. 보통 외로움을 타는 사람들은 실패를 두려워하는 편이고,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해 지나치게 생각을 기울입니다. 그게 상황을 나쁘게 하죠. 따라서 놀즈 박사는 ‘심리적 오귀인(psychological misattribution)이라는 심리적 기법을 활용하기로 했습니다. 참여자를 실험실로 데려와 음료를 한 잔 건네며, 이 안에 상당량의 카페인이 들어 있다고 알려 주었습니다. 물론, 실제로 음료 속에는 카페인이 들어 있지 않습니다만, 참여자는 그렇다는 믿음을 갖게 된 겁니다.

실전에서 지나치게 긴장해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현상에 관해서는 다양한 서적이 있습니다만, 이 연구의 가치는 문제를 어떤 식으로 바라볼지 그 실마리를 제공한 데 있다고 봅니다. 사실 외로움 타는 사람들은 사회적 기술을 어떻게 활용할지 따로 조언이 필요하지 않을지 몰라요. 이미 지식은 충분히 갖고 있으니까요.(NPR 사이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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