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플 때 입에 쓴 맛이 도는 이유
2015년 5월 4일  |  By:   |  과학  |  No Comment

몸이 아픈 이들은 종종 입맛이 변했다고 말합니다. 지난달 21일 “뇌, 행동, 면역(Brain, Behavior, and Immunity)”지에는 이런 감각의 변화가 염증을 일으키는 단백질에 의한 것일지 모른다는 연구가 실렸습니다. 이들은 “종양괴사인자 알파(tumour necrosis factor-α, TNF-α)”를 만들지 못하는 쥐는 그렇지 않은 쥐보다 쓴맛에 덜 민감하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감염이나 자기면역 질병, 혹은 다른 염증에 걸린 사람은 건강한 사람보다 더 많은 TNF-α를 가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단백질은 또한 음식 섭취를 적게 만드는 효과도 있습니다. 필라델피아의 모넬 화학감각 연구소의 연구진들은 이 단백질이 미각에 주는 효과를 확인하기 위해 이를 스스로 만들지 못하는 생쥐를 유전공학을 이용해 만들었습니다.

이들은 이 쥐와 정상 생쥐에게 다양한 맛이 나는 물을 마시게 만들었습니다. TNF-α를 만들지 못하는 생쥐들도 단맛, 신맛, 짠맛, 감칠맛(umami)에는 정상 생쥐와 같은 반응을 보였습니다. 그러나 쓴맛에는 정상 생쥐보다 덜 민감했습니다.

“정상 생쥐는 쓴맛이 조금 나는 물도 좋아하지 않았지만, 이 단백질을 만들지 못하는 생쥐는 쓴맛이 강해져야 그 물을 피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들은 한 실험에서는 생쥐에게 맹물과 특정한 맛이 나는 물을 주고 선택하게 했습니다. 그리고 그 맛의 종류와 농도를 바꿔가며 생쥐의 선호를 보았습니다. 다른 실험에서는 짧은 시간 동안만 특정한 물을 먹게 한 뒤 몇 번이나 혀로 물을 핥는지를 보았습니다. 이 두 번째 실험은 한가지 맛에 질리는 효과를 피하기 위해 고안한 실험입니다.

물론 이런 행동 실험만으로는 쓴맛을 잘 느끼지 못하는 이유가 생쥐의 미각의 변화 때문인지를 확신할 수 없습니다. 또한 생쥐의 뇌에서 어떤 현상이 일어나는지도 알 수 없습니다. 이를 위해 연구진은 혀에서 뇌로가는 미각 신경의 전기적 활동을 기록했습니다. 그 결과, TNF-α 단백질을 생산하지 못하는 생쥐는 쓴맛에 대해 신호를 덜 자주 보낸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이는 이 단백질이 미각 자체에 영향을 준다는 것을 암시합니다.

캘리포니아 라 호야에 위치한 살크 생물학연구소의 신경면역학자 잔-세바스찬 그리골라잇은 이를 새로운 발견이라고 말합니다. TNF-α는 시토카인이라 불리는 신호전달분자에 속하며 면역반응에 관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리골라잇은 시토카인이 다른 신체 시스템에도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이 이번 발견의 또 다른 의미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텍사스 대학의 심리생물학자 로버트 단처는 이번 연구의 결과를 다르게 설명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말합니다. 곧, TNF-α 단백질의 결여가 생쥐의 성장에 영향을 끼쳐 이들의 쓴맛에 대한 미각이 발달하지 못했다는 식으로 말이지요.

어떤 경우이든, 연구자들은 여러 미각에 TNF-α 단백질 수용 기능이 있음에도 쓴맛을 제외한 다른 맛에는 아무런 차이가 없었다는 사실에 놀라고 있습니다. 연구진은 이제 실제 환자들이 TNF-α 단백질 수준이 높아졌을 때, 쓴맛에 더 민감해 지는지를 연구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네이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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