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극우정당의 부상, 막아내야 하는 이유
2015년 3월 19일  |  By:   |  세계  |  1 comment

2002년 프랑스 대선에서 국민전선(FN)의 장 마리 르펜이 결선 투표에 진출해 세계를 충격에 빠뜨린지 올해로 13년이 됩니다. 이제 그의 딸 마린 르펜이 이끌고 있는 국민전선은 날로 그 세를 확장해 가고 있고, 이 달 말 치러질 지방선거 1차 투표에서도 30% 가량의 득표율로 선전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러나 좌우가 똘똘 뭉쳐 극우파 정치인의 엘리제궁행을 막아냈던 13년 전과 달리, 오늘날 프랑스에서는 국민전선에 대항하는 연합 전선의 모습을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대신 르펜의 2017년 대통령 당선 가능성이 공공연히 논의되고 있죠.

마린 르펜은 분명 아버지보다 매력있는 정치인입니다. 네오파시즘과 인종주의, 반유대주의 이미지를 상당 부분 털어냈죠. 이제 국민전선은 지지자 뿐 아니라, 의회 내에서 현실 정치의 경험을 쌓은 정치인을 다수 보유하고 있습니다. 젊은이들 사이에서도 이제 국민전선을 지지하는 것이 더 이상 터부시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존중받을 만한 것으로 여겨지기도 하죠.

이러한 현상은 큰 우려를 자아냅니다. 소프트해진 겉모습과 달리, 국민전선은 여전히 뼛속까지 극단주의 정당입니다. 이민에 반대하고, 외국인혐오를 부추기며, 세계화는 물론 자유 무역과 자유 시장에 반대하는 강한 보호무역주의 성향을 갖고 있습니다. 반미주의자인 마린 르펜은 푸틴을 존경하며, 러시아의 크림 반도 정책과 우크라이나 정책을 지지합니다.

르펜이 장기적으로 국민전선을 주류 보수 정당으로 만들어 나갈지도 모른다는 기대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희망사항에 불과합니다. 프랑스 정치인들은 이 작은 가능성에 희망을 걸지 말고, 르펜과 그의 정당을 저지하는데 더 큰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근본적인 해결책은 주류 정치가 불만에 가득찬 프랑스 유권자들의 문제를 해결해주는 것입니다. 높은 실업률과 더 높은 청년실업률은 국민전선이 세를 확장할 수 있는 비옥한 토양입니다. 올랑드 정부가 국가 경쟁력 강화와 성장 친화적인 환경을 만들기 위한 개혁을 추진하겠다고 했지만, 이미 정권 초반 30개월을 낭비해버렸죠. 프랑스의 중도 우파와 중도 좌파는 국민전선을 향한 화력을 강화해야 합니다. 러시아와의 수상한 연결 고리를 부각하는 동시에, 국민전선의 정책들을 정면으로 공격해야 합니다. 상품 수출 전세계 6위, 외국인 직접 투자처로 4위인 프랑스에게 이제와 자유 무역과 자유 시장, 외국인에 반기를 드는 것은 옵션이 될 수 없습니다. 가능성이 낮기는 하지만 르펜이 정말로 대통령이 된다면 이는 프랑스는 물론 유럽, 전세계에 재앙입니다. 프랑스 정치인들은 대중에게 이 점을 반복해 강조해야 합니다. (이코노미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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