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10년은 새로운 지질학적 시대의 시작이었을까요?
2015년 3월 12일  |  By:   |  과학  |  No Comment

1610년은 셰익스피어의 연극이 상영되고 갈릴레이가 목성의 위성들을 발견한 해 입니다. 그러나 먼 미래에는 1610년을 지질학적으로 인간이 지구에 번성하기 시작한 해로 기록할지 모릅니다.

인간에 의해 지구가 영향을 받은 것은 분명합니다. 문제는 그런 변화가 시작된 경계를 찾는 것입니다. 11일 네이처지에 발표된 논문은 몇 가지 기준을 이용해 그 전환점이 될 수 있는 후보들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 1610년은 가장 유력한 후보입니다.

이 논문의 저자인 런던대학의 생태학자 사이먼 루이스는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수 십만 년 뒤, 과학자들은 지질학적 기록을 보며 두번째 천 년의 중반에 어떤 분명한 변화가 있었다고 말할겁니다. 그리고 그 변화가 바로 인간에 의한 것이었음을 알 것입니다.”

그는 말을 이었습니다. 유럽인들이 아메리카 대륙에 도착하자 사건들이 연이어 터졌고 이는 “마치 유성이 지구와 충돌한 듯한 변화를 일으켰습니다.”

인류에 의한 지질학적 시대를 의미하는 “인류세(anthropocene)”는 이미 작가들과 환경주의자들에 의해 사용되는 단어입니다. 그러나 과학자들이 이 용어에 대해 분명하게 공감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어떤 이들은 이런 지질학적 경계를 그으려는 시도가 인간에 의한 지구의 파괴를 강조하려는 정치적 목적을 가지고 있다고 비판합니다. 또다른 이들은 인간이 지구에 영향을 주게 된 1,000년 이라는 시간은 인간이 지구를 변화시켰음을 확인하기에는 너무 짧은 시간이라고 말합니다.

지질학적 경계를 결정하는 세계층서협회(International commission on Stratigraphy)는 이 문제를 내년에 보다 본격적으로 다룰 계획입니다.

새로운 시대가 시작되었는지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단서는 과연 오늘날의 환경 변화가 자연, 곧 바위나 빙하, 심해 침전물에 뚜렷하게 남을 것인가입니다. “지질학적인 흔적이 남기 위해서는 전지구적이고 장기적인 변화가 있어야합니다.”

이들은 불의 사용이나 농경의 시작, 산업혁명 등은 지질학적 변화를 남기지 못했다고 판단했으며, 결국 두 가지 후보를 골랐습니다. 그것은 아메리카 대륙의 발견으로 인한 두 세계의 충돌, 그리고 20세기 중반의 핵실험입니다.

1610년은 아메리카 대륙의 농업이 극감해 지구적인 이산화탄소 수준이 가장 낮았던 해입니다. 이는 유럽인들이 가지고 온 천연두로 5천만명 이상의 아메리카 원주민이 사망했기 때문입니다. 그 뒤로 이산화탄소 양은 계속해서 증가하게 됩니다. 또한 신세계의 옥수수가 구세계에 퍼진 결과 해상 침전물에 1600년의 옥수수 꽃가루가 기록되어 있습니다. 한편 1964년은 냉전 양국의 핵실험이 가장 활발했던 해로 방사성 낙진이 가장 많이 남겨진 해 입니다.

연구진은 이 두 후보 중 1964년은 전 지구적인 흔적을 남기지 못할 것이라고 판단해 1610년을 가장 강력한 후보로 판단했습니다.

한편, 세계층서협회의 인류세 연구그룹 의장 잔 잘라시비츠는 이 연구를 참고할 생각이지만 이들은 이산화탄소나 꽃가루 침전물은 다소 덜 분명한 경계를 만들 수 있는 반면 핵실험은 보다 선명한 기록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핵실험의 잔해들이 가진 단점은 이 흔적들이 약 10만년 뒤에는 모두 사라진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10만년은 지질학적으로 볼 때 그저 눈깜짝할 사이에 불과하지요. 그러나 잘라시비츠는 말합니다. “지질학자들은 매우 실용적인 사람들입니다. 우리는 오늘날의 지층 구분을 위한 기준을 찾는 것이지 100만년 뒤의 지질학자들을 고려할 생각은 없단말이지요.”

인류세(Anthropocene)를 확정한다는 것은 지금까지 우리가 살고 있는 것으로 생각했던 완신세(Holocene)이 끝났음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완신세는 2008년 결정된 것으로, 11,700년 전 그린랜드의 빙하에 새겨진, 빙하기가 끝났음을 알리는 흔적에 의해 정해진 것입니다.

일반적인 지질학적 시대는 수천만년을 지속되기 때문에 어떤 이들은 완신세를 단순히 끝내기 보다는 다시 이를 낮추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완신세는 천만년 이상 지속될 것이라는 가정 하에 붙은 이름이지만 아직 1/1000 밖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완신세는 시대(epoch)가 아니라 더 짧은 단위(stage)로 낮추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

(가디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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