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오염이 가장 심각한 20개 도시 가운데 13곳이 인도에 있다
인도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 델리(Delhi)에서는 대기오염 수치가 높은 날 휴교령이 내려지는 게 그리 드문 일이 아닙니다. 델리 뿐 아니라 웬만한 인도의 대도시들은 고질적인 대기오염 문제를 좀처럼 해결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인도의 대기오염이 얼마나 심각한 수준인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세계보건기구(WHO)의 보고서가 나왔습니다. 이번 보고서는 이산화질소, 일산화탄소, 아황산가스 등 유해 물질과 입자상물질(particulate matter, 미세먼지)의 농도를 종합적으로 분석해 각 도시별 대기오염 정도를 측정했는데, 특히 미세먼지 농도에서 인도의 도시들은 다른 나라 도시들보다 훨씬 높았습니다.
PM 2.5는 직경이 2.5마이크로미터보다 작은 초미세먼지를 나타내는 단위입니다. PM 10은 직경 10마이크로미터로 미세먼지라고 부릅니다. 세계보건기구의 권장 초미세먼지 농도는 1 입방미터 당 10마이크로그램(㎍/㎥) 이하입니다. 그런데 델리의 초미세먼지 농도는 153㎍으로 권장 수치의 15배가 넘습니다. 델리의 뒤를 이어 파트나(Patna, 149㎍), 괄리오르(Gwalior, 144㎍)의 대기오염도 심각한 수준입니다. 중국 베이징의 대기오염도 심각한 수준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베이징의 초미세먼지 농도는 56㎍으로 델리에 비하면 훨씬 깨끗한 도시인 셈입니다.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12월 9일 오후 2시 서울의 초미세먼지 농도는 47㎍입니다.)
세계보건기구가 꼽은 대기오염이 가장 심각한 도시 20개 가운데 무려 13곳이 인도에 있는 도시였습니다. 이웃나라 파키스탄과 방글라데시에도 각각 3개, 2개 도시가 기준치를 훨씬 초과하는 초미세먼지로 신음하고 있는 도시로 꼽혔습니다. 전문가들은 초미세먼지는 특히 폐 뿐 아니라 모세혈관까지 침투해 기관지염은 물론 암과 심장질환을 일으키는 주범이라고 말합니다. (Quart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