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셔머 칼럼) 케네디 암살에 관한 음모론이 사라지지 않는 이유
2014년 11월 20일  |  By:   |  과학, 칼럼  |  No Comment

지금으로부터 51년 전, 1963년 11월 22일, 케네디는 암살되었습니다. 1년이 채 지나기전에 워렌 위원회는 889페이지에 달하는 보고서를 바탕으로 이 사건이 리 하비 오스왈드의 단독범행이라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그 후로, 수많은 조사와 연구들이 이어졌지만 2002년 출간된 제랄드 포즈너의 “사건 종결(Case Closed)”과 2007년 빈센트 부글리오시의 “역사의 교정(Reclaming History)”에서 볼 수 있듯이 이들도 모두 같은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케네디 암살은 오스왈드 혼자 저지른 일입니다.

하지만 2009년 CBS 뉴스에서 행한 설문조사에서는 여전히 60에서 80퍼센트의 미국인들이 이 사건에 어떤 음모가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는 것이 드러났습니다. 이는 케네디에게 총을 쏜 사람이 오스왈드 외에 다른 누군가가 있었을 것이라는 생각입니다. 물론 그것은 사실이 아닙니다.

먼저 음모론을 부정하는, 곧 오스왈드가 범인임을 알려주는 증거들을 봅시다. 오스왈드의 지문이 찍힌 그의 카르카노 볼트액션 라이플은 그의 직장인 텍사스 교과서 보관창고의 그가 만든 저격용 장소에서 발견되었습니다. 그 장소에서도 그의 지문은 발견되었습니다. 케네디가 암살된 딜리 광장의 목격자 중 81%는 세 발의 총성을 들었습니다. 오스왈드의 아지트에는 세 개의 탄피가 있었습니다. 그의 라이플이 실제 총성과 같은 연속 발사가 가능하다는 것도 확인되었습니다. 이 라이플은 오스왈드가 그해 3월 우편으로 구매한 것과 같은 제품입니다. 케네디의 시가행렬이 도착하기 직전에 그의 동료들은 오스왈드를 창고 6층에서 보았고, 암살이 일어난 직후 그가 창고를 떠나는 것 역시 목격되었습니다. 오스왈드는 자기 집으로가 자신의 권총을 챙겼고 자신을 검문한 달라스의 경찰 J.D. 티펫에게 네발을 총알을 발사해 그를 죽였습니다. 여러 목격자가 이를 증언했습니다. 그는 현장을 떠나 근처의 극장으로가 표를 사지 않고 극장 안으로 숨어들었습니다. 경찰이 그를 찾았을 때 그는 다시 자신의 권총을 빼들어 그에게 총을 발사했지만 총은 작동하지 않았고 그는 체포되었습니다. 그는 “다 끝났어 젠장”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렇다면 왜 50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음모론은 계속되고 있는 것일까요? 여기에는 세 가지 심리적 요인을 생각할 수 있습니다.

  1. 인지 부조화(Cognitive Dissonance): 커다란 사건은 커다란 원인을 필요로 합니다. 우리는 사건의 규모와 이 사건을 일으킨 무엇이 어떤 균형을 이루기를 원합니다. 예를 들어 홀로코스트는 역사상 최악의 범죄이며 이를 저지른 주체는 역사상 가장 흉악했던 체제인 나치 정권이었습니다. 이것이 균형입니다. 지금으로부터 50년 전, 지구상에서 가장 힘있는 정치인이었던 케네디가 그저 근근히 눈에띄지 않게 살아가던 한 평범한 얼간이에 의해 죽었다는 것은 어쩐지 이상하게 들립니다. 사람들은 이 인지부조화를 해결하고 균형을 맞추기 위해 수많은 음모론을 만들어낸 것입니다. 300여개에 이르는 음모론들은 KGB, 공산주의자, 급진적 극우, CIA, FBI, 마피아, 카스트로, 쿠바 민족주의자, 군산복합체들을 범인으로 지목하고 있으며 심지어 당시 부통령이던 존슨이 쿠데타를 일으키기 위해 케네디를 암살했을지 모른다는 음모론도 있습니다. 다이애나 왕세자비가 사망했을 때에도 이런 현상이 있었습니다. 그녀의 사망은 음주운전, 과속, 안전벨트 미착용의 결과일 뿐입니다. 그러나 왕가의 인물이 이런 평범한 이유로 사망했다는 인지부조화를 피하기 위해 사람들은 영국첩보부 MI5를 끌어들였었습니다.
  2. 불안감(Anxiety): 심리학의 연구결과들은 사람들이 불안감을 느끼거나 스스로 제어할 수 없는 상황에 있을 때 우연을 우연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허구의 패턴을 더 발견하려 하며 따라서 일상적인 사건에서 음모론을 찾을 가능성이 더 커진다는 알려줍니다. 사회학의 연구결과역시 허리케인이나 지진과 같은 자연재해가 일어났을 때 사람들은 음모를 찾게 된다고 말합니다. 케네디의 암살은 매우 특별한 사건이었고 사람들은 불안감에 의해 음모론을 찾게 되었습니다.
  3. 무작위성(Randomness): 이 현상을 설명하는 다른 한가지 심리적 요인은 바로 우리의 마음이 무작위성을 꺼린다는 것입니다. 인간은 우연과 확률을 잘 이해하지 못합니다. 우리는 모든 사건에서 숨은 패턴을 찾으려 하며, 때로는 명백히 무작위한 신호와 노이즈에서도 이를 찾습니다. 물론 현실에서, 정치 영역에서, 역사의 순간에서 많은 사건들은 우연에 의해 결정됩니다. 그렇다고 내가 케네디가 우연히 암살되었다고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 단지 사람들은 케네디가 미국정부를 뒤엎으려는 거대한 음모에 의해 사망하지 않고 평범한 오스왈드에 의해 죽었다는 사실에서 이를 마치 우연처럼 느낄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어떤 음모론은 사실로 밝혀지기도 합니다. 링컨의 암살이 그랬고, 워터게이트 사건도 그랬습니다. 우리는 모든 음모른을 근거없는 것으로 치부해서는 안됩니다. 그러나 케네디 암살과 같이 분명한 증거가 드러났고 50년이 흐른 사건에 대해서는 이제 그만 음모론을 접어야할 것입니다.

(스켑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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