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 앞둔 호주, 공항 광고 선별 규제로 논란
이번 달 G20 정상회의가 열리는 호주 브리즈번에서는 벌써 세 건의 공항 옥외 광고가 정치색을 띤다는 이유로 게재를 거절당했습니다. 그런데 거대 에너지 기업인 셰브론과 퀸즐랜드 주정부의 광고는 “정치색”에도 불구하고 그대로 통과되어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세계자연기금(Worldwide Fund for Nature: WWF) 등 환경단체들은 G20을 맞이해 기후 변화 대응을 촉구하는 광고를 브리즈번 공항에 내걸 계획이었습니다. 한 농부의 사진과 함께 “기후 변화 대응은 저의 아젠다에 올라와 있습니다. G20 정상 여러분의 아젠다에도 올려주세요.”라는 문구가 적힌 광고였죠. 환경단체 측에서 “G20 정상 여러분”이라는 구절을 빼겠다고까지 했지만, 공항 측에서는 결국 광고를 거절했습니다. G20 정상회의에 부정부패 문제를 다룰 것을 촉구한 국제투명성기구 (Transparency International)의 광고 역시 너무 정치적이라는 이유로 거절당했죠. 호주의 시민단체 C20의 광고도 마찬가지로 거절당했습니다. 공항 측은 “특정 메시지에 대한 가치 평가는 일절 하지 않으며, 정치적 의도를 지닌 광고물을 모두 제외한다”는 원칙을 내세웠습니다.
그러나 올 초 브리즈번 공항은 광공업 업계를 대표하는 퀸즐랜드자원위원회의 캠페인 광고 게재를 허가한 바 있습니다. 이 광고는 준설과 투기, 해양 운송 등이 대산호초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통계자료를 선택적으로 인용했다는 논란을 부른 광고였습니다. 공항 측은 “정부가 정부 정책을 홍보하는 것에 정치적 의도가 있다고 판단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거대 에너지 기업 셰브론의 캠페인 광고도 마찬가지로 문제없이 공항에 내걸렸습니다. 이후 공항 관계자는 셰브론의 광고가 정치색을 띤다는 점을 인정했지만, 그 후에도 앞서 금지된 세 광고에 대한 결정을 바꾸지는 않았습니다. (가디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