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장 티롤과의 인터뷰
2014년 10월 17일  |  By:   |  경제  |  1 comment

프랑스 경제학자인 장 티롤 (Jean Tirole)이 올해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로 선정되었습니다. 수상 발표가 있던 화요일 아침에 그는 소식을 듣고서 “하늘을 떠다니는 것”처럼 기뻤다고 말했습니다. 다음은 수상 발표 직후 뉴욕타임즈가 티롤 교수와 가진 인터뷰의 요약입니다.

Q: 동료 경제학자들에게 규제에 관한 당신의 연구 업적을 요약해 달라고 요청했는데 다들 한마디로 요약하긴 어렵다고 말을 했습니다.

A: 제 연구의 업적과 제 동료들이 한 연구의 업적을 간단히 줄이기란 어렵습니다. 왜냐면 어떤 산업 분야인지에 따라서 가진 뜻이 달라지기 때문이죠. 신용카드 산업 규제에 관한 결론은 지적 재산권이나 철도 산업을 어떻게 규제해야 하는지와 전혀 관련이 없습니다. 산업마다 고유한 특성이 있어요. 그것이 바로 연구를 흥미롭게 만드는 원동력이기도 하죠. 어떤 식의 규제가 적절한지를 알려면 각 산업 분야가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이해할 필요가 있어요. 그리고 이 분석은 대체로 게임이론을 통해서 이루어지죠. 완벽하게 경쟁적인 시장을 가진 산업을 찾기란 어려워요. 그래서 우리는 게임 이론을 이용하는 건데 게임이론에서는 소수 행위자들의 상호 작용을 분석하거든요. 하지만 각각의 산업 분야로 가서 이론에서 도출한 결론을 바로 적용하기란 어려워요. 모든 산업 분야에 다 적용되는 이론을 찾기란 어렵죠.

Q: 산업 조직론(Industrial Organization)과 규제를 연구하게 된 동기는 무엇인가요? 당신이 처음 학자의 길로 들어선 1970년대에 산업 조직론과 규제는 뛰어난 학자들 사이에서 그리 인기가 많은 주제는 아니었는데요.

A: 그 시작점은 반독점 정책과 규제 경제학을 새롭게 봐야 한다는 생각과 더불어 그 당시 제가 만났던 사람들의 영향 때문이었죠. 제가 이 분야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을 때 저는 MIT의 대학원생이었어요. 그 당시, 지금은 하버드대학 교수로 있는 드류 푸덴버그(Drew Fudenberg)와 에릭 매스킨(Eric Maskin)과 함께 공부했죠. 이들은 저와 함께 이 주제에 대해서 깊이 있게 연구했고 나중에 저는 장자크 라퐁트(Jean-Jacque Laffont)와 함께 논문을 쓰면서 이 주제에 대한 연구를 발전시켰죠. 제 주변에 이 주제에 대해서 관심 있는 사람들이 있었고 동시에 이 분야에 대한 연구가 제대로 되어 있지 않았어요. 아무도 전기통신이나 전력 회사를 어떤 식으로 탈규제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답을 가지고 있지 않았어요.

Q: 당신은 학자로서의 성공을 자신의 연구가 정부 정책에 얼마나 영향을 미쳤는지로 평가하나요? 공공 정책에 영향을 주는 것에 대해서 얼마나 초점을 맞추고 있나요?

A: 별로 그렇지 않아요. 우선 저는 기본적으로 연구하는 사람이에요. 만약 제 연구가 정부 정책에 응용되면 저는 무척 행복하고 제 연구 결과를 응용이 쉽도록 요약합니다. 하지만 케인즈가 남긴 “정치인과 정책 결정자들은 이제는 쓸모없어진 경제학을 사용한다.”라는 말을 기억해보세요. 그 말에는 뭔가 의미가 담겨있어요. 학자가 새로운 아이디어를 발전시키면 그 아이디어가 정책에 쓰이기도 하고 그렇지 않기도 하죠. 저는 학계에 남아있는 것을 선택한 사람이에요. 동시에 저는 제 연구를 정책 분야에 적용해보려고 노력도 했죠. 제 연구는 반독점 정책을 집행하는 기관들의 정책에 영향을 줬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저의 비교 우위는 새로운 패러다임에 대해서 생각하는 것이라고 믿습니다.

Q: 당신이 망 중립성 (Net Neutrality: 정부나 인터넷 서비스 공급자가 인터넷상의 데이터를 사용자나 내용에 따라서 차별하지 않고 제공해야 한다는 것) 논쟁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해요. 정부가 인터넷 공급자들이 사용자에 따라서 가격을 차등하는 것을 금지해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A: 저는 망 중립성에 대해 연구를 한 적은 없습니다. 하지만 몇 가지를 생각해볼 수 있겠네요. 그 중 한 가지는 대역폭(bandwidth)과 인터넷 혼잡(congestion)에 대해서 가격을 내도록 하는 것인데 이는 경제학에서 자연스러운 논리입니다. 왜냐면 우리는 기업들이 자신들의 선택이 만들어낸 사회적 비용을 치르기를 원하니까요. 하지만 사용자들과 규제 당국은 실제로 과도한 네트워크 연결망에 의해서 야기되는 병목현상(bottleneck)이 시장 권력 사용해 오히려 콘텐츠 공급자들을 착취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을 우려합니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신중하게 이 문제를 다뤄야 하는 이유입니다. 저는 이 문제를 주의 깊게 생각해보지 않았어요. 저는 제가 아는 것에 대해서만 이야기를 해야 하고 노벨상을 받았다고 제가 모르는 것에 대해서도 더 많은 의견을 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요.

Q: 뉴스 헤드라인을 장식하고 있는 또 다른 이슈는 아마존과 출판계 거물인 아셰트(Hachette) 사이의 논쟁입니다 (아마존이 최근 아세트사가 출판한 책 중 일부의 판매를 아마존에서 금지했습니다). 이게 쌍방호가시장(two-sided market*: 두 부류의 다른 사용자 집단이 거래나 상호작용을 하면서 네트워크 혜택을 서로에게 제공하는 시장 플랫폼. 페이스북, 이베이가 구체적인 예에 속함)의 전형적인 예인가요? 정부가 출판사나 제품 공급업자들로부터 많은 양보를 끌어내는 아마존의 권력에 대해서 우려를 해야 할까요?

A: 너무 구체적으로 이 사안에 관해서이야기하는 것은 피하고 싶군요. 왜냐면 이 사안에 대해 제가 말한 모든 것을 사람들이 너무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것은 아닐지 우려됩니다. 쌍방호가시장은 어떤 경우에는 한쪽이 모든 비용을 지급합니다. 소프트웨어와 구글이 이런 사례에 해당하고 이런 경우는 매우 흔하고 이렇게 하는 이유도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경제 거래의 경우 비효율성이 발생하지도 않으며 시장 지배력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어요. 만약 작은 신문사가 있는데 독자들은 공짜로 이 신문을 볼 수 있고 광고를 내는 사람들에게만 돈을 받는다면 이 과정에서 손해를 보는 사람은 아무도 없어요. 반독점의 관점에서 본다면, 이런 종류의 산업은 매우 빠르게 성장합니다. 언젠가는 독점 기업이 생기게 되고 다른 기업들이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져 있어야 해요. 규제 당국은 그런 조건이 갖추어져 있는지 살펴보고 만약 독과점 때문에 혁신이 느려진다면 시장 개입을 해야겠죠.

Q: 지금은 어떤 연구를 하고 계신가요?

A: 한 가지 매우 중요한 이슈는 바로 지적 재산권입니다. 최근 특허와 관련된 논쟁이 있었어요. 특허가 업계 표준(standards)으로 선택되기 이전에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가 다른 경쟁자들을 제치고 업계 표준으로 선정되면 중요해지는데 중요해진 이유는 바로 표준으로 선정되었다는 그 사실 때문이죠. 그러면 특허를 소유한 사람은 특허 사용에 대해서 엄청나게 높은 가격을 매길 수가 있게 되고요. 하버드 대학의 조시 러너(Josh Learner) 교수는 표준을 보호하는 새로운 정책을 제안하기도 했죠. 특허를 만들어낸 사람, 즉 혁신에 보상하는 것을 중요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중요한 혁신에 대해서 보상을 하기를 원합니다. 단순히 표준으로 선택되었기 때문에 중요해진 특허에 대해서 많은 보상을 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죠.

Q: 당신이 볼 때 규제가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나요? 점점 더 복잡해지는 규제가 사회 복지를 향상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나요, 아니면 혁신과 성장을 방해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나요?

A: 지금까지 우리가 시도해 온 것은 혁신을 촉진하고 투자자들을 보호해 줄 정도로 너무 과하지 않은 규제 수준을 유지하는 것이었어요. 나쁜 규제는 실제로 경제 성장을 크게 악화시키고 많은 문제를 만들어낼 수 있어요. 하지만 우리는 더 나은 규제를 촉진할  수 있는 규칙을 고안해내야 합니다. 경제학자로서 우리가 할 일은 더 나은, 더 효율적인 규제를 촉진하는 것이죠. (NY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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